동마를 포기하고 호남으로 (황전터널-한재, 3/17)
꽃이 피는 너에게 - 김수복(1953~ )
사랑의 시체가 말했다
가장 잘 자란 나무 밑에는
가장 잘 썩은 시체가 누워 있다고
가장 큰 사랑의 눈에는
가장 깊은 슬픔의 눈동자가 있다고
봄나무에게서 꽃이 피는 너에게
꽃이 피어서 몸이 아프다고 했던가. 시인은 봄나무에게서 피는 꽃의 아름다움과 생명을 예찬하기에 앞서 뜬금없이 죽음을 이야기한다. 가장 잘 자란 무성한 나무 밑에는 튼튼한 뿌리가 아니라 가장 잘 썩은 시체가 누워 있다고 한다. 가장 깊은 슬픔의 눈동자가 있었기에 가장 큰 사랑의 눈이 있다며 꽃이 피는 아픔도 아니고 그 이전의 근원적인 슬픔과 희생을 이야기하고 있다. 꽃이 피는 너의 가장 밑바닥에는 사랑의 시체가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대개 피어 있는 꽃을 보면서 그 현상을 감상한다. 평범하지만 정상이다. 더러는 한 발짝 더 나아가 하나의 꽃이 피기까지의 과정을 생각한다. 이 정도만 돼도 상당한 고수에 속한다. 그런데 곱게 핀 꽃을 보면서, 근사한 사물과 일상을 보면서 그것의 맹아가 되는 다른 무엇의 희생과 헌신과 소멸의 사랑을 보는 사람, 그것을 이해하고 전달하는 사람, 그가 시인이다. 신파 같은 봄날, 가장 깊은 슬픔에 목메어 소멸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김수복 시인에게 멀리 꽃놀이라도 가자고 청해봐야겠다. [곽효환·시인·대산문화재단 사무국장]
산행일: 2013.3.17 (일)
코스개관: 황전터널-깃대봉-월출봉-형제봉=도솔봉-다리봉-한재-중대리 (9:50~16:40)
멤버: 당나귀 10명
날씨: 산행 하기 좋은 날. 산행 끝난줄 어찌 알고 비가 내리고....
오늘 동아마라톤이 있는 날.
겨울 연습도 제대로 못했고 LSD도 하프 한번 겨우 뛰었다.
지난주 마지막 LSD를 염두에 두었으나 10K 뛰는데도 무릎에서 신호가 온다. 이 컨디션으로 뛰었다간 완주는 커녕 산행에도 지장이 있을것 같은 불길한 예감.
그래서 마라톤을 포기했다. 하면서도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아무튼 허전했다.
버스를 타니 화징님 중국 출장가셨고 까멜은 지난번 산행에서 넘어졌는데 팔이 골절이라니 당문간 못 나올테니 이래저래 고정멤버가 줄어들어 걱정이다.
일단은 잤고 휴게소에 쉬었다 가는데 땅끝보다 가까워 10시 전 산행을 시작할 수 있었다.
봄날 꽃 본다고 호남 두구간을 남겨 놓았는데 오늘은 광양 백운산 전 구간이다. 백운산은 신년산행에서 했는데 그때 얼굴을 다치는 바람에 참석 못했다.
4월 첫주에 호남 졸업을 한다는데 개근, 정근은 못했지만 졸업 산행에는 참석해야지?
여름 하산해 알탕하던 그곳이다. 올라가보니 생각났다.
계족산은 나름 유명한 산인지 등산객이 제법 많다. 특히나 이곳은 철쭉 군락지라는데 꽃피면 정말이지 장관일것 같다.
우리의 목적지는 계족산이 아닌 깃대봉. 아무튼 오늘 산길은 땅끝에 비해 너무 예쁘고 푹신한 길이라 고도가 제법 높지만 산행은 즐겁다.
깃대봉 정상에세 쉬는데 한재까지 간다니 갈길이 멀다고 현지인 걱정해 준다.
갈길은 멀지만 정상에서 보는 조망이 아주 그냥 죽여준다. 호남이 이리 멋졌었나 싶다.
임도 몇번 가로 지르는 사이 월출봉은 지났다고 한다.
형제봉 거의 다가 12시가 되었다고 길거리에 전을 벌였다. 다들 허기가 지던차라 허겁지겁 먹었다.
후식으로 대장님표 곷감으로 마무리.
형제봉은 밥 먹은 곳에서도 한참 만에 나타났는데 조망이 정말이지 멋지다. 여기에 진달래, 철쭊자기 만개하면 그야말로 환상일것 같다.
생각만 해도 황홀할것 같다. 물론 사람도 많아지겠지만.....
도솔봉까지 가깝지는 않았지만 길이 예쁘고 경사가 아주 급경사는 아니라 다행이다 싶었다.
이 산도 태풍 피해를 많이 입어 능선상의 큰 소나무들이 능지처참을 당한 모습이 간간히 보인다. 한곳은 완전히 폐가처럼 되어 가슴이 아팠다.
도솔봉에서 이어지는 능선이 마지막으로 올라갈 따리봉인줄 알았다. 막상 도솔봉에 올아오니 사방이 트이고 백운산도 보이고 좋은데 평탄한 능선이 우리가 갈 길이 아니었다.아무튼 이곳에서 후미 기다리며 이런 저런 사진을 찍고 출발.
도솔봉에서 따리봉까지는 거리는 2K 인데 정말이지 멀었다. 도솔봉에서 급경사를 치고 한참 내려오다 논실마을 갈림길 지나 올라가는데 하나 올라가면 또 있고 하나 올라가면 또 있고...
왜 따리봉인지 알것 같았다.
힘겹게 따리봉에서 인증샷 하고 백운산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하산하는데 여기서 한재까지의 길도 정말이지 급셩사고 오늘 산행 줄 가장 길이 거칠었다.
무사히 한재에 내려서니 직징하면 백운산, 오른쪽으로 하산하면 논실마을, 우리는 왼쪽으로 하산한다고 한다. 그래야 차량 어프로치가 짧다고....
기나긴 임도를 내려가는데 멀리 보이는 산이 예사롭지 않다. 뭔가 했더니 지리라고...
어쩐지 심상치 않다 싶었다.
마울애 내려서니 산수유도 막 피기 시작하고 식당으로 이동하는 길가에 매화는 만개를 했고 산수유도 제법 많이 피었다.
오늘 저녁은 구례 선미옥 다슬기 먹으로 가는데 길건너 매화농장은 차량이 정체다.
선미옥다슬기집을 세번째 방문하나보다.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오늘은 비빔밥을 먹어보았는데 탕이 난것 같다.
밥 잘 먹고 6:20경 출발해 10시 전 무사히 평촌 입성. 평촌도 비가 제법 내리고 있다.
이 비가 내리고 나면 봄나물과 꽃들이 앞다투워 피겠지?
-이작가님 사진, 동영상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