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북한산이야 (의상능선-형제봉 능선, 5/11)
목련 - 전기철(1954~ )
세밑이었어요. 杜甫는 今夕行. 집으로 가는 길은 멀게만 느껴졌어요. 종묘 앞을 지나가고 있었어요. “자고 가요!” 할머니였어요. 어둠이 휩쓸어가고 있는 거리는 몽상으로 얼룩져 갔어요. “자고 가요!” 나는 뒤를 돌아보지 말라는 신의 말씀 때문에 종종걸음을 치며 안절부절 못했어요. 불량배들의 놀이터인 도시 서울에서는 길을 잃어야 제대로 산다고 했던가요. 今夕行! 세상의 표지는 너무 우울했어요. 불행한 사람이 세상을 구한다고 했던가요. “자고 가요!” 신의 말씀을 어기고 뒤돌아보니 저 멀리 목련의 눈이 흔들리고 있었어요. 라 캄파넬라!
당나라의 시성(詩聖) 두보가 어느 객사에서 친구들과 즐겁고 호방하게 놀면서 모든 것을 잊는다는 ‘금석행(오늘 저녁의 일을 노래한다)’을 읊은 세밑, 시인의 발걸음은 무겁다. 많은 사람들이 흥청거리며 분주히 종종거리며 걸음을 옮기지만 종묘 앞에서 “자고 가요!”라는 할머니의 소리와 함께 어둠이 휩쓸고 가는 거리에서 시인은 안절부절못한다. 뒤돌아보지 말라는 신의 말씀처럼 세상의 어둠과 우울을 외면하고 뿌리치고 싶지만 시인은 차마 그러지 못한다. 어둠 속에서 길을 잃더라도 외지고 불행한 사람을 구하는 것이 곧 세상을 구하는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신의 말씀을 어기고라도 뒤돌아보니 겨울임에도 목련의 눈이 흔들리고 종소리가 울려 퍼지는 것이다. 비명 가득한 시대에 출구를 찾기 위해 궁구하는 전기철 시인의 고뇌가 목련처럼 활짝 피는 그날이 오기는 올 것이다. (곽효환·시인·대산문화재단 사무국장)
산행일: 2013. 5. 11 (토) 9:30 불광역 5번 출구
코스개관: 백화사-의상능선-대남문-대성문-형제봉능선-평창동
날씨: 시계가 좋진 않았지만 바람 불어주는 산행하기 좋았던 날
제암산-일림산 산행을 꿈꾸었으나 안내산행 성원이 안 되 못가게 되었다.
쫀누나 모처럼 시간 된다고 해 산에 가기로 했고 이감탄도 함께 가기로 했다.
불광역에서 만나 34번 버스를 타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 않았다. 백화사 들어가는 진입로는 완전히 새로운 동네로 환골탈태 한 모습이었다.
초파일도 가까워온지라 백화사 들렸다 산행 시작.
시계가 썩 좋지는 않았지만 올때마다 새로운 느낌이 드는 이상한 현상.
점점 사람이 많아지면서 등산로가 좀 어수선 하다. 어제 내린 비로 바위에 물기가 남아있어 난이도가 조금 높아졌고 체중은 늘었고 팔힘은 딸려 힘이 든다.
기대하지 않던 진달래가 아직 남아있어 행복했다.
날씨 좋고 멤버 좋고 먹을것도 풍성하다.
지난번 못 간 나한봉을 오늘은 갔다. 금줄 안에 있어 비교적 한갖지다. 여기 지나고 늦은 점심 먹기.
대남문 지나 대성문에서 형제봉 능선으로 하산하기.
대성문 하산은 처음이라는 이감탄.
빠르지 않게 진행하니 힘이 덜 든다.
행복해 하면서 하산했는데 이것 저것 너무 많이 먹어 배가 부르다.
가게에서 맥주와 콜라로 가벼운 뒷풀이 하고 집으로....
다음엔 운길-예봉을 가자는 이감탄.
좋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