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산 가기 (관모봉~슬기봉, 3/11)
<숨의 기원>
고영민
1.
이불 밖으로 나온 딸아이의 다리를 슬며시 이불 속으로 넣어줍니다. 아이는 슬며시 눈을 떠 나를 한번 쳐다보고는 다시 잠이 듭니다
저렇게 보는 것은 보는 것이 아닙니다
기억할 수 없습니다,
잠결입니다
잠은 다시 딸아이의 눈을 감기고 가슴을 부풀려 숨을 고르고 세월을 만듭니다 숨소리는 영혼이 나갔다가 갈 곳이 없어 다시 제 집을 찾아오는 아득한 소리입니다 날숨은 어제 같고 들숨은 오늘 같습니다
2.
팔을 뻗어 딸아이가 제 어미의 옷섶에 손을 찔러 넣습니다 아내가 잠결에 슬몃 눈을 뜨고는 벽에 기댄 채 무릎을 안고 있는 나에게 왜, 안자고 있어? 라고 물어보고는 다시 잠이 듭니다
저렇게 묻는 것도 묻는 것이 아닙니다
기억할 수 없습니다,
잠결입니다
우리가 손을 내밀어 무언가를 가만히 그러쥘 때 얼마나 많은 시간들이 그 안에 웅크리고 있을까요 무언가를 가만히 쥐고 싶어 부러 빈손을 한번 움켜쥐는 밤입니다 ...
코스개관: 현충탑-관모봉-태을봉-슬기봉-수리사 (둘, 덥게 느껴진 날)
순애씨를 수욜 잠시 만나 차 한잔 나누고 오늘 산에 가자고 했다.
가까운데 가자고 해서 수리산을 가기로. 오랫만에 현충탑에서 올라가려고 우체국4거리에서 만났다.
이 동네 재개발 되 아파트가 들어서 어리둥절 하다. 정말이지 산정벽해가 따로없다.
이쪽으로 올라가는 길이 성결대 코스보다는 완만한것 같다.
오늘 홍천에서 올라온 언니팀들을 쫓아가다 추월해 관모봉에 올라가니 사람이 없고 한갖지다.
평일 산행에서만 맛 볼 수 있는것 같다. 셀카 찍고 쉬며 간식 먹고 태을봉을 행해 출발.
염려한 태을봉 올라가는 곳도 눈이 없다. 태을봉이 600은 되는줄 알았는데 500도 안된다.여기도 사람이 없다.
일단은 슬기봉을 향해 올라갔다 내려갔다 반복인데 이렇게 가는게 힘은 덜 든다.
슬기봉 울라가니 사람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 데크 쉼터에서 앉아 떡, 바나나, 계란에 커피까지...
순애씨가 간식을 여러가지 싸오기도 했고 저녁 성당모임이 있어 오늘은 점심 생략 하기로...
꼬깔봉 지나 진행하다보니 너구리산 방향. 수리사 가본지도 오래 됐다고 이쪽으로 내려가기로 계획 변경.
오랫만에 간 수리사는 불사를 해 큰 절이 되 버렸다. 내려오니 수리산 도립공원 관리소 건물이 있었고 주차장, 쉼터가 많아 사람들이 제법 많다.
한참 내려가니 넙적골(? ) 여기서 대야미역까지는 1시간 걸어가야 하는데 다행히 마을버스가 예전과 달리 여러개 생겨 3분만 기다리면 된다고. 버스타고 나오는데 반월, 갈치 저수지 주변도 공사중이라 다 막혀있다.
대야미역에서 전철타고 범계역에서 순애씨랑 헤어졌다.
다음에 시간 맞으면 같이 또 산에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