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의 여인이 되어 서울 둘레길 걷기 (관악산역~석수역, 4/5)
<봄비는 푸른 희망을 잡아당긴다>
임영석
봄비가, 딱딱하게 굳어 있는 희망을 잡아당긴다
봄비가, 온몸 다 불태워 쏟아내는 눈물의 힘으로
희망을 잡아당기는 자욱마다 푸르름이 끌려나온다
사랑만 하다가 살겠다는 꽃들도
봄비가, 푸르름 잡아당기는 힘을 이겨내지 못하고
봄비에 젖어서 나머지 사랑을 무르익힌다
이 봄비, 얼마나 많은 사랑을 이겨냈을까
이 봄비, 중앙선 침범도 서슴없이 한다
이 봄비, 좌회전 금지도 지키지 않는다
이미 하늘에서 뛰어 내렸을 때 법 보다는
희망 하나 단단히 잡아당기겠다는 각오를
수없이 하고 뛰어 내렸을 것이다
버드나무, 그 봄비 따라 나뭇가지를
땅으로 늘어뜨리고 푸른 그네를 탄다
장공주와 산에 가기로 한 날 비 예보가 있다.
그래서 멀리 가지 않고 날씨 상황 보고 산으로 갈지 둘레길 갈지 정하기로.
아침 집을 나서는데 예상보다 비가 많이 내린다. 순간 취소를 해야 하나 고민하다 집을 나섰다.
전철 타고 가는데 장공주 문자. 비 오는데 산에 가냐고. 이미 전 집을 나섰다고...
전철 안에서 장공주를 만나 둘레길 가기로. 날씨 때문인지 여기도 한갖지다.
비를 보니 아무래도 우비를 입어야 할것 같다. 화장실에서 다시 정비하고 우산 쓰고 스틱 한개씩 짚고 출발.
호젓한 둘레길을 걷는데 진달래가 많이 피었다.
다 좋은데 비가 오니 쉬는 것도 만만하지 않고 사진 찍는것도 번거로워 안 찍게 된다.
아무튼 지붕 있는 곳에서 쉬고 나니 호압사 지나니 정자가 많았다.
호압사에서는 데크를 길게 따라가니 길이 쉽다.
무사히 석수역에서 스탬프 찍고 명태조림 먹고 매워 파바에서 커피와 빵으로 속을 달래고 석수역에서 전철타고 집에 가는데 금정역 벚꽃이 장관이다....
비가 오는데 굴하지 않고 운동 한 두 여인 칭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