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나라 이야기

알프스 사진-류,박샘 사진

산무수리 2008. 9. 4. 22:46

‘검은 타이어가 굴러 간다’ - 정끝별(1964~ )

한 하늘을 떠메고

한 가족을 떠메고

한 몸을 떠메고 굴러 간다

길바닥에

제 속의 바람을 굴리면서

제 몸 깊이

길의 상처를 받아내며 굴러 간다

받아들이면서 나아가는 둥근 힘

돌아갈 길이 멀수록

더 빈 바람으로 제 속을 채운

한 떼의 검은 타이어들이

한나절의 피크닉을 끌고 간다

헛돌며 돌진하는

한 허공들이 일사불란하게 굴러 간다

저무는 모래내 사거리를

눈에 불을 켜고

닳고 닳아 고무 타는 냄새를 피우며


한쪽 바퀴에 펑크가 났다. 바퀴란 무엇인가? 모체를 견디며 어디론가 이동하는 속도의 근원 아닌가. 바퀴에 펑크가 났다니. 그것은 운동성의 상실. 그러기에 바퀴는 비스듬히 기운 채 한 하늘을 떠메고, 한 가족을 떠메고, 한 몸을 떠메고, 불안하게 굴러간다. 안간힘을 다해 바람을 일으키며 길에 나 있는 수많은 상흔(傷痕)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눈을 부라린 채 헐레벌떡 굴러간다. 찌그러진 몸으로 피크닉을 끝낸 가족을 끌고 간다. 바퀴란 무엇인가? 그것은 주어진 생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어디론가 가야 하는 존재 혹은 삶. 그렇다면 펑크 난 검은 타이어란 무엇인가? 그것은 내상(內傷)으로 얼룩진 육체와 영혼. 그리하여 어떤 때는 평화롭고 어떤 때는 헛돌며 어떤 때는 길이 멀다. 검은 타이어 굴러 간다. 빈 바람으로 제 속을 채우며 눈에 불을 켜고, 고무 타는 냄새를 피우며 간다. <박주택·시인>

 

 

두바이 공항

 

산악열차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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