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나라 이야기

아프리카로 가다 (인천-마차메 캠프, 1/1~3)

산무수리 2014. 1. 16. 00:18

우리가 멀리 떠나거나 잠이 든 새에 - 최하림(1939~2010)


우리가 멀리 떠나거나 잠이 든 새에

안개는 물 위로 떠올라 강을

덮고 마을을 덮는다

아무것도 안 보이는

벌판 쪽으로 창이

하나 둘 열리고

나라들이 들어서고

저녁열차가 덜커덩덜커덩 언덕 아래로

쇠바퀴를 굴리며 지나간다 다시

안 보이는 벌판 쪽으로

창이 열리고

나라들이 들어서고

십일월과 십이월이 황사와도 같이

시계를 가리며 간다 모든 시간의

그림자들이 줄지어 간다 지상엔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기각했다는

허섭스레기 같은 소문들이 가득해지고

시청 앞 광장에는 오늘 밤도 촛불 시위가

계속된다 붉은 띠를 두른 전사들이

무어라고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로 외친다

우리가 멀리 떠나거나 잠이 든 새에……

안개가 물 위로 떠올라 강을 덮고

마을을 덮는 새에……


강과 안개와 눈과 빈손을 내게 가르쳐준 사람, 최하림 시인. 살아 계실 적에 가끔 찾아뵐 때면 거실 창문께로 하염없이 눈을 두고 계신 터라 누구 왔어요? 천진하고도 귀찮을 법도 하게 선생님께 연신 묻곤 했었지요. 내가 보면 아무것도 없는데 선생님은 대체 누구와 눈이 마주쳐 누구와 말도 없이 대화를 나누느라 눈만 깜빡깜빡 그러셨을까요. 혹시 눈이 아닐까 싶어지는 폭설의 나날입니다. 눈과 눈도 박자가 맞아야 시든 소문이든 사랑이든 애든 만들어질 텐데 일방적이니 모두가 발 동동인 나날입니다. <김민정·시인>

 

키나바루로 가자던 가볍던 원정산행이 어찌된 일인지 킬리만자로로 바뀌었다.

돈도 돈이지만 시간도 오래 걸리고 가기 전 황열 예방접종도 맞아야 하고 말라리아 예방약도 먹어야 한단다.

12월 날 잡아 국립의료원에 예약하고 가 예방접종 받도 말라리아 예방약인 말라론을 처방 받았는데 약값이 한알에 거의 4500원.

다른 멤버들은 의사의 꼬임인지 협박인지에 넘어가 장티푸스에 파상풍 예방접종까지 얼떨결에 맞았단다.

접종 받고 술 마시면 안된다고 해 한우를 처음 술도 없이 먹었다.

아무튼 신발끈 여행사에 계약하고 코스 정하고 기념티 맞추고 간식 준비 등은 홍샘, 신샘이 다 맡아서 해 주었다.

여행사 내는 경비 이외 공동경비도 걷어 개별적으로 돈 쓸 일은 거의 없는것 같다.

 

옷은 사계절 옷을 다 준비해야 한다는데 다른 사람 산행기를 읽어봐도 딱히 답이 나오지 않는다.

고민하다 겨울옷, 가을옷, 여름옷 등을 넉넉히 준비하나지 짐이 너무 많고 안 가져가자니 가서 불편할것 같고.....

 

1.1~2 (수~목)

 

 

 

저녁 비행기인데 6시 만나자는데 조금 일찍 나갔는데 신샘이 와 있다.

아들이 일본에서 들어와 얼굴도 볼겸 조금 일찍 나왔다고....

대부분 일찍 나와 막간을 이용해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홍채, 지문 등록을 하면 출국 입국이 간편하다고 해 다들 등록. 헌데 정말 편리하다.

기내식까지 기다리기엔 너무 늦은지라 kfc에서 치킨 세트를 주문해 저녁으로 요기하고 짐 부치고 면세점 쇼핑하고 이디오피아 항공 타기.

 

 

 

 

 

홍콩 경유해 아디스아바바에서 킬리만자로 공항으로 환승하는 여정은 정말이지 길었다.

기내식 4번 먹었고 홍콩에서는 내리지도 못하게 하고 거의 24시간 비행을 했나보다.

신샘은 잠옷용 츄리닝에 기내용 양말에 쓰레빠 차림으로 아디디아바바 공항을 누빈다.

 

 

킬리만자로 공항은 어찌나 작은지 비행기에서 내려 바로 공항 청사로 들어갈 수 있는 아주 편리한 시스템이다.

아디스아바바는 생각보다 서늘했는데 탄자니아 땅에 들어서니 무지 덥다. 순간 여름옷을 한벌만 들고온걸 후회했다.

 

 

 

 

 

비자비 50달러 내고 홍채등록하고 손가락 지문을 10개 다 찍으라는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 픽업하라 온 차를 탔는데 날은 덥고 햇살 따가운데 에어컨이 없다.

탄자니아에서 차를 탔는데 에어컨 있는 차는 못탔다.

아무튼 1시간 가량 달려 우리가 묵을 아루샤의 임팔라 호텔에 체크인.

류샘은 더블베드 독방을 주고 우린 트윈베드다.

가이드가 올줄 알았는데 저녁 5시에나 온다고 해 노느니 시내 구경한다고 지도 들고 나섰다.

 

 

 

 

시내에 나서는 순간 따가운 햇살, 그리고 삐기들이 들러붙는다.

결국 삐기 한명 붙이고 시장에서 과일 사는데 비닐 봉투값을 달라고 해 놀랐다.

맥주집에서 삐기도 맥주 한잔 사 주고 걸어가자나 너무 덥고 사람에게 시달려 택시를 타기로 했는데 삐기가 우리가 준 돈이 작다며 더 달란다.

숙소로 돌아와 가이드 기다리는데 올 생각을 안해 방에 들어가 각자 씻기로 했다.

그새 가이드가 와 만나서 내일 일정 협의하고 오늘 저녁은 호텔식이라고....

 

 

 

 호텔 저녁은 스테이크가 주 메뉴인데 크기에 질리고 미디움도 웰단이라 고기가 질기다고....

아무튼 먹다 먹다 남겼다.

숙소로 돌아와 내일 먹을 간식 등 산행 준비를 했다.

간식을 여러가지로 정말이지 많이 준비해 남을것 같다.

거기에 포터들에게 줄 담배, 초코파이, 초코렛 등 많이 산것 같다.

 

1.3 (금)

 

 

 

 

 

 

호텔에서 간결한 아침식사를 하고 8;30에 온다던 메인가이드 요나는 9시나 되어 나타나 어제에 이어 약속시간을 안지켜 조금 기분이 나빴다.

헌데 어제 탄 차를 탔는데 8인승 차를 10명이 타니 정말이지 비좁다.

거기다 우리랑 같은 코스를 간다는 호주여인이 앞자리를 차지해 우리들은 넷이 같이 앉아서 가야 해 정말이지 불편했다.

우리가 가기로 한 코스는 마차메 코스로 마랑구 코스보다 일정이 길고 전일 야영해야 하는 일정인데 마랑구 코스는 갔던 길을 되돌아와야 하는 지루한 코스라고...

마차메 코스가 경치도 고소적응도 더 쉽고 경비도 조금 싸다고 한다.

아무튼 가기 전 2일 동안 마실 물을 사고 마차메 게이트로 이동.

 

 

 

 

 

게이트에 가니 사람들이 정말 많다. 동양인은 거의 없고 거의 서양 인종들이 대부분인데 입산료 50불 내고 서류 작성하고 가이드는 포터 구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정말이지 오래 걸린다.

시간이 너무 늦어져 이곳에서 점심으로 나누어준 도시락을 먹었는데 내용이 참 양만 많고 부실하다.

입 짧은 신샘은 거의 입을 못대는것 같다.

기다리기 지루해 허리 아픈 홍샘 안마 해주는 황샘.

이번 좋은 카메라 들고와 사진 봉사까지 해 주는 황샘. 여러가지로 수고가 많다.

 

 

 

 

 

 

 

 

 

 

 

 

1:30 되서야 겨우 출발.

무거운 짐은 포터가 들고 우리들은 가볍게 진다지만 그래도 첫날인지라 조금은 긴장되어 이것 저것 챙기다 보니 생각보다 배낭이 무겁다.

1월1일부터 말라론 한알씩 먹고 오늘 아침부터는 이뇨제 다이아막스를 아침, 저녁을 반알씩 먹기로 했다.

왜? 뭐든 좋다는건 다 해봐야 후회가 적고 심리적으로 고소에 대한 부담감도 덜어질 수 있다.

아무튼 길은 생각보다 평탄하고 중간 중간 간이 화장실이 있다.

열대지방인데 키 큰 나무가 생각보다 많았고 우리 들꽃과 비슷한 식물들이 많이 보여 조금은 신기하다.

 

우리가 걸음이 빨라지니 보조 가이드인 마르코를 앞장세워 가이드를 추월하지 못하게 한다. 고소에는 천천히 걷고 물 많이 마시는게 제일 좋다.

아무튼 늦게 출발해 3000m 지점 지나고 해가 질 무렵 마차메 캠프 도착.

도착 하면 그곳 관리사무실에 신고를 하고 명단에 이름 적고 싸인을 하게 되어 있다.

 

 

 

 

 

 

그새 우리 텐트를 설치해 놓아 따뜻한 물을 작은 대야에 떠 주어 그 물로 손씻고 세수 하고 저녁 먹기 전 차와 팝콘으로 요기하고 조금 있다 저녁이 나오는데 우리에 맞게 쌀밥과 스튜 등이 나온다.

신샘은 거의 입에 대지 않고 누룽지에 물 부어 먹고 우리들은 스튜가 나쁘지 않아 대강은 먹었다.

해가 지니 별이 장난이 아니다. 내 카메라로는 잡을 수 없은 무수한 별들의 향연과 초승달.

동계 침낭을 가져온지라 춥지는 않다.

화장실 구멍이 너무 작은게 현재로는 제일 불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