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사모 둘레길 걷기 (11/24) <나무 한 그루만> 이향아 죽은 담에야 무슨 소용 있겠는가 그래도 나무 한 그루만 심어달라고 하였네 다시 사철 푸르기란 힘에 부쳐서 돌아설 때 돌아서는 꽃이 이울면 잎도 지는 낙엽수 한 그루만 심어 달라 하였네 살아있던 날들은 사방이 흥건하게 넘치는 바다였고 바닷물 닳고 끓.. 산 이외.../2019일기 2019.11.24
철사모 위례 둘레길 걷기 (10/27) <들꽃으로> 원명옥 가을 닮은 그대 위해 내 기꺼이 들꽃 되리 예쁜 정원 장미보다 화려하진 못하여도 그대 곁에 은은한 향기 되어 머무르리 그대 가는 길목어귀 돌 틈인들 마다하리 먼 길 떠난 그대에게 풀꽃편지 띄우면서 이만하면 행복하리 10:30 가락시장역에서 넷이 만나 버스 타.. 산 이외.../2019일기 2019.10.28
철사모 비타민H 채우기 (8/25, 국립현대미술관) <별> 임보 어둠을 탓하지 말라 모든 빛나는 것들은 어둠의 어깨를 짚고 비로소 일어선다 어둠이 깊을수록 별들이 더 반짝이듯 그렇게 한 시대의 별들도 어둠의 수렁에서 솟아오른다 철사모 만나는 날. 원래계획은 인덕원역에서 11시에 만나 에버그린의 끝내주는 돈가스를 먹기로 했.. 산 이외.../2019일기 2019.08.28
철사모 7월 걷기 (봉산, 7/13) <날개하늘나리> 김승기 날개가 있었다면 벌써 날았겠지 이토록 땅에 붙박여 꼼짝 못하고 있었으랴 하늘을 날겠다고 욕심 부린 적 있었던가 그냥 우러러 풍차 돌리며 이렇게 이름으로라도 꿈꿀 수 있어 얼마나 행복했는데 땡볕에 미쳐버린 세상 시원한 바람 불러다 식힐 수 있다면 기.. 산 이외.../2019일기 2019.07.15
SerendipiTy (7/3) <수련의 비밀> 채호기 안으로 조용하게 들끓는 여름. 강한 햇빛과 차가운 물, 무거운 돌, 후텁지근한 바람과 축 늘어진 나뭇잎, 감기는 눈, 수련, 말 못하는 이 모든 것들은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물안개 속에 어렴풋한 여름 새벽의 식물들처럼 말이 되지 못한 것들이 뒤엉켜 있는 잡.. 산 이외.../2019일기 2019.07.04
결혼식 패키지 걷기 (6/29) <천생 나팔꽃> 정 웅 몇 날을 심상치 않다 싶더니 유월의 어느날 아침 솔가지 울타리가 온통 보랏빛이라니 누가 점령군이 아니랄까봐 나발까지 부는 폼들이 빨래 줄도 넘본다 천생 나팔꽃이다 쫀누나 사위 보는날. 금욜 흑석동에서 자고 오마니 열무김치 하는 도우미 하고 집에 오니 .. 산 이외.../2019일기 2019.06.30
철사모 걷기 (구파발-서오릉, 6/9) <축구> 문정희 언어가 아닌 것을 주고받으면서 이토록 치열할 수 있을까 침묵과 비명만이 극치의 힘이 되는 운동장에 가득히 쓴 눈부신 시 한 편 90분 동안 이 지상에는 오직 발이라는 이상한 동물들이 살고 있음을 보았다 지난번 도심 걷기를 했고 오늘은 낮으막한 산을 걷기로 한 날.. 산 이외.../2019일기 2019.06.10
철사모와 도심 걷기 (5/25) 김용진 청계사 갔었는데 "함박꽃이다" "작약이다" "모란꽃이다" "목단이다" 헷갈리는 사람들 고래고래 아귀다툼 허! 참 내. 배나무에 매인 황소 같은 남정네 쇠꼬리에 앉은 모기 같은 여인이 입에 거품을 물었다. "이럴 수가?" "그럴 수가?" "어이쿠" "애이고" 허! 참 내. 그래도 이놈의 세상 한번 살아볼 만한데 "당신네들 '사랑의 매' 맛 좀 볼텨?" 허! 참 내. 합정역 7번 출구에서 만나다. 모처럼 순한공주가 참석. 100주년 기념교회 옆 선교사 묘지에는 년 2회 한다는 봉사의 날이라 사람이 바글거린다. 여기서 절두산 성당 둘러보고 가성비 좋은 식당에서 육전곰탕을 먹고 경의선 숲길 기려던 계획을 서소문 시청별관으로 가기로.... 전철 타고 시청에서 내려 별관 전망대를 올라가니 시청역과 덕수궁 인.. 산 이외.../2019일기 2019.05.27
울릉도 여행기 4 (그섬을 드디어 떠나다. 5/21) 내일은 결혼식 -최정례(1955~) 신발을 나란히 벗어놓으면 한 짝은 엎어져 딴 생각을 한다 별들의 뒤에서 어둠을 지키다 번쩍 스쳐 지나는 번개처럼 축제의 유리잔 부딪치다 가느다란 실금 엉뚱한 곳으로 방향을 트는 것처럼 여행 계획을 세우고 예약을 하고 짐을 싸고 나면 병이 나거나 여.. 산 이외.../2019일기 2019.05.26
울릉도 여행기 3 (관광모드, 5/20) 철문으로 만든 얼굴들 박상순(1962~ ) 여기, 철문으로 만든 얼굴이 있다 철문을 뜯어서 만든 얼굴이 있다 작은 철문으로 만든 얼굴, 큰 철문으로 만든 얼굴 모두, 검게 칠한, 검은 얼굴들 처음에는 옥상에, 복도에 다음에는 문밖에, 거리에 이제는, 산에도, 바다에도 무거운 철문을 뜯어서 만.. 산 이외.../2019일기 2019.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