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 장영수(1947~ ) 천주교 수위 시절 밤중에 수녀관 담에서 나를 부르던 찬모 아줌마 그 뜨거운 옥수수빵 한 조각에 나는 이 세상 사랑을 배웠으니 일일이 열거해 무엇하리오 사랑의 원천은 그렇게 나를 부르는 소리 같은 것이라 여기는 나를 바보 같다고 못난이들이 히죽거릴 때에도 나는 그런 분들을 흉내내고자 하였습니다 손을 내밀었을 때 뭐, 돈 달라고? 하고 카디건 주머니에 손을 감추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사랑이 아닙니다. 손을 내밀었을 때 그래, 너 배고프구나! 하고 가방에서 지갑부터 꺼내드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사랑입니다. 그래서 바보 소리 들은들 어떻습니까. 저마다 바보 되기 싫어 안달인 세상에서 지레 바보라는 명찰을 달아버리는 개성, 그것이야말로 이 시대의 새로운 스타일이 아니고 뭐던가요.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