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하 그리 멀지도 않건만 고향으로 가는 일이 참으로 힘들구나 허나, 세상의 모든 길은 저마다의 고향으로 나 있는 법 그대 태어난 곳 자라난 곳 꿈을 키웠던 그곳 사춘기 시절엔 줄곧 떠나고 싶었던 곳이어서 그대 고향을 버리고 비로소 어른이 되었지 연어도 때가 되면 모천으로 회귀하는데 한가위로다 타향의 하늘에서도 이국의 하늘에서도 두둥실 떠 있는 원반형의 달 어머니 등에 업혀 쳐다보았던 달 사랑을 잃고 술에 취해서 쳐다보았던 달 오늘밤 저 달은 한껏 발그레해지리라 인생행로 걸어도 달려도 어느 길 할 것 없이 험하기만 했다 망망대해 달려도 멈추어도 어느 뱃길 할 것 없이 무섭기만 했다 하지만 고향으로 나 있는 길에서는 지친 새도 날개를 접을 수 있다 그대 탯줄이 거기 묻혀 있기에 그대만을 기다리는 노모가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