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보니’ - 오정국(1956~ )
물결이 이층집 창문까지 차올랐습니다
난데없이 내 숨결이 턱밑까지 차오른 것 같습니다
어떤 말을 해야
저 바닷가에 썰물이 지는 것일까요
물결이 차오르고 내려앉아도
수평선은 늘 저 자리에 있습니다
거기 당신이 앉아 있는 듯
당신이 이쪽을 쳐다보지 않으니
천수만 위로 날아오르는
수만 마리 철새들의 모습이
불길에 휘어지는 플라스틱판 같습니다
여기는 천수만 근처입니다. 여기에 있습니다. 여기에 있어 바람의 맛을 보고 황량(荒凉)에게서 참음을 배웁니다. 저녁은 길고 멀어 곤한 아이처럼 소리가 없고 물결만이 이층 창문까지 차올랐습니다. 밀물에 숨결이 턱턱, 차오릅니다. 그리움도 기록이겠지요. 그리움도 후광(後光)이겠지요. 이것이 또 다른 침묵이라면 입을 다물겠습니다. 그러나 가슴속에 출렁이는 파고(波高)는 어떤 말을 해야 잔잔해지는 것인가요. 무슨 말로 달래야 미소가 되는 것인가요. 물결이 차오르고 내려앉아도 수평선은 늘 저 자리에 있습니다. 거기 그대 앉아 있는 듯, 그대 숨결 끄떡 않는 듯 고운 선으로 눌어붙어 있습니다. 저녁은 천천히 오고 물결이 이층집 창문을 넘어 가슴속은 물풀들로 가득합니다. 위벽을 긁는 물고기들로 가득합니다. 그대 한사코 이쪽을 쳐다보지 않으니, 천수만 위로 날아오르는 수만 마리 철새들이 불길에 휘어지는 윤기 잃은 플라스틱판 같습니다. 아물지 않는 그리움으로 상처처럼 흩어지는 머리카락 같습니다. <박주택·시인>
8.12 (화)
밤새 내린 비는 아침이 되어 빗발이 좀 가늘어 지긴 했지만 그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오늘 파리 입성해 관광해야 하는 스케줄인지라 아침엔 빵과 스프로 간단하게 먹고 웬만한건 다 버리고 간단다. 이젠 밥 해 먹을일 없다고...
요트클럽 쓰레기통에 엄청 버렸다. 너무 많이 버렸다고 잡으러 오면 어쩌나...ㅎㅎ
잠도 안자고 쳐 놓은 우리 텐트는 안까지 물이 들었다. 대충 개서 차 안에 넣고 가다 말리기로 했다.
바로 프랑스 국경이다. 독일과 달리 프랑스는 구간 구간별로 계속 통행세를 받는다. 그래서인지 시간이 지체된다. 오늘은 베르사이유 먼저 보고 파리 시내로 들어간다고...
오샘이 운전하고 역시나 뒷줄 여학생은 취침모드. 신샘은 정말 많이 힘든지 차만 타면 잔다. 나보다 더하다.
파리의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커피 마시기. 여긴 화장실이 무료
텐트 말리기
다행히 파리에 가까워오니 해가 난다. 텐트 말리기 좋은 넓은 휴게소에서 텐트를 말리고 말리는 김에 점심도 해결하기로 했다. 빵과 스프로 점심을 먹고 여기에서도 한바탕 그동안 사용하던 물건 중 가지고 가지 않을것 한바탕 버렸다. 쓰레기 추적해 따라 오는거 아니야?
이 버리는 일은 마지막 파리 호텔까지 이어졌다.ㅎㅎ
베르사이유 궁전에서
줄서는 인파들...
무료인 정원 둘러보기
화창한 여름날씨.
너무 멀어 걸어갈 엄두가 나지 않는 엄청난 정원
베르사이유에 드디어 도착. 차가 많다. 장애인 주차장은 널널한데...
우리도 눈 뜬 장님이라 거의 장애인 수준인데...
문제는 베르사이유 광장의 인파들. 입장표 사는 줄인데 정말이지 장난이 아니다. 한숨이 난다.
교대로 줄을 서기로 했고 나머지 사람들은 무작정 기다리다보니 시간이 오래 걸린다. 안쪽으로 가보니 정원은 무료인지 드나든다. 그래서 교대로 정원구경을 하기로 했는데 아주 멀리 물이 보이는데 너무 멀어서 가라고 해도 못 갈것 같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는 자전거 빌려주는 곳도 있다는데 걸어서 갈 거리는 아닌것 같다.
드디어 안에 들어오긴 했는데...
거울의 방
거울의 방 천정화
평화의 방?
에펠탑에서
거의2시간 줄서서 표 사고 30분 사람에 떠밀려 구경하다 나왔다. 허무했다. 화장실 줄도 길고.
궁전은 대부분 초상화 구경과 왕과 왕비의 침실구경. 그리고 국제회의가 열렸다는 거울의 방이 하이라이트 인것 같다.
허무하게 나왔다. 나중에 박과일한테 확인한 바로는 단체는 미리 예약을 해 줄서지 않고 편안하게 구경을 했단다. 배낭여행은 돈은 저렴할지는 모르지만 이동과 구경에 시간을 많이 빼앗기니 결국 그게 그거지 싶다.
돈으로 막던지 시간으로 때우던지...
베르사이유에서 나오다 오샘이 신호를 착각해 무단 중앙선 침범에 일방통행로로 들어섰다. 경찰차 앞에서...
바로 걸렸다. 한참 기다리게 하더니 영어로 우리가 위반한 사실을 알리더니 즉석에서 벌금 90유로. 꼼짝없이 벌금 물고 터프한 오샘이 이젠 소심운전 모드로 간다. 비싼 대가를 치뤘다.
개선문
달리는 차에서..
파리 시내에서는 에펠탑, 개선문은 사진만 찍고 통과하기로 했다.
에펠탑은 생각보다 컸고 그곳도 전망대 올라가려고 기다리는 줄이 장사진이다. 우리는 뒷쪽에 차 대고 사진 몇장 찍고 개선문으로 갔다. 개선문에서도 사진 찍고 이동하는데 차 타고 가면서 홍샘이 샹제리제, 드골광장, 박물관 등을 지난단다.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다.
시내에는 문화재가 하도 많아서인가 네비가 종을 별로 치질 않는다. 지나다 뽕네프 연인들 영화에 나왔던 다리도 봤다. 노틀담 성당앞을 지나쳤는데 이곳에는 차를 주차를 할 수 없어 앞모습만 휙 보고 지나쳤다. ㅠㅠ
하긴 패키지에서도 노틀담 성당은 빠져있다던가?
파리 시내 전체가 박물관이고 유적인것 같았다. 이곳은 차를 가져올게 아니라 걸어서 며칠을 구경해야 할것 같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숙소를 찾아 나서는데 유난히 흑인들이 많아 놀랬다.
프랑스 파리가 인종차별이 없어서라고 한다. 그래도 허드렛일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흑인이었다.
호텔 레스토랑에서 저녁먹기
내일 어차피 파리에서 아웃하는데 오늘 숙소는 미리 예약하는게 좋을뻔 했다. 헌데 파리의 숙박요금은 살인적이라고 한다. 시내를 벗어나 공항 근처의 호텔에서 1박 하기로...
짐은 공항에 부칠걸 주차장에서 싸느라 한바탕 늘어놓았다.
저녁도 나가 먹기엔 너무 멀고 우리가 묵는 호텔도 음식이 괜찮다고 책에 나와 있다고 해서 호텔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저녁은 스테이크인 줄 알고 시킨게 세트메뉴 함박스테이크. 어쩐지 싸더라니...
스테이크와 와인, 맥주로 마지막 저녁을 먹으니 긴 여행의 끝이 되가나 보다.
내일 홍샘 비행기가 먼저 출발인데 베트남 경유인데 체류시간이 길어 도착은 우리가 먼저라고 한다.
무늬만 호텔인지 방도 작고 화장실은 무슨 캡슐 같았다. 그래도 오늘 저녁에 밥 먹고 잠자는 비용이 1인당 10만원이라나? 살인적 물가다.
8.13 (수)
아침 씻고 짐 싸고 호텔 조식을 먹고 출발.
홍샘이 우리 공항에 내려놓고 렌트한 차 반납하러 갔다. 공항은 생각보다 넓지 않았다.
홍샘 돌아와 먼저 수속밟고 들어가고 우리들도 기다렸다 짐 부치는데 (다행히 23K까지 봐 주어 무사히 통과) 우리 짐이 크다고 캐리어에 직접 실으라고 하는데 못 싣게 하는줄 알고 잠시 철렁했다. ㅎㅎ
파리 공항에서
짐 붙이고 점심을 맥도널드에서 해결하는데 난 속이 좋지 않아 굶었다. 다들 간단하게 점심먹고 수속하고 면세점에 들어왔다.
기대했던 파리 면세점은 작고 가짓수도 적고 가격이 두바이에 비해 엄청 비쌌다.
시계 살 사람만 사고 술, 담배, 화장품 등은 두바이에서 사기로 했다. 파리에 오니 한국사람들 정말 많았다.
탑승을 기다리며
비행기 타고 기내식 먹고 영화도 보고 좋았다. 두바이에서 경유하면서 시간이 짧아 다들 바쁘게 담배, 술, 화장품을 샀다.
지루하게 기다리다 인천행 비행기를 탔다. 헌데 이 비행기가 사람을 태워놓고 1시간 반 늦게 출발.
화물이 너무 많아 지체되었다고 한다. 기내에는 한국 승무원이 세명이나 있고 반 이상이 한국사람이고 기내식으로 밥과 김치, 고추장이 나왔다.
한 흑인은 김치냄새가 역겨운지 수면용 눈가리개로 코를 막고 있다. ㅎㅎ
문제는 이 기종이 구형인지 의자가 높아 발이 닿지 않는다. 잠도 못자겠고 자리는 좁고 발은 닿지 않고 눈이 피곤해 영화는 못 보겠고 정말 미치는 줄 알았다.
기내식 밥이 모자란다고 오믈렛을 드시라는 승무원. 주는건 아무거나 잘 먹는다는 대장님. ㅎㅎ
헌데 요구르트를 안 드신다. 이젠 집에 갈건데 이런걸 왜 먹느냐고...
8.14 (목)
예정시간보다 1시간 정도 늦게 인천에 드디어 도착. (17:30)
류샘은 장인이 오늘 미국에서 귀국하는 딸태우러 온 김에 류샘도 태우고 간다고 기다리고 계시다고...
짐이 한참만에 나왔다. 이번엔 잊어버린것 없었다.ㅎㅎ
짐 찾고 인사하고 공항버스타고 평촌도착.
남푠이 마중나왔다.
왜 이리 더우냐고 하니 오늘은 그래도 시원해 진거라고 그동안 살인적 더위에 비도 자주 내렸단다.
저녁 집에 가 먹자니 먹을게 없단다. 오삼겹집에 가 저녁 먹고 집에 왔다.
마침 강샘이 전화. 자기도 이번 여름 동유럽, 서유럽을 다녀왔는데 여행기간이 길어 피곤했단다. 내일 시간 되니 놀러오라 했다.
이번 여행에서 느낀점.
-어학공부를 진작에 할걸 하는 후회를 많이 했다. 특히나 2외국어를 너무 홀대한것 같다.
-미리 공부하고 가면 좋을텐데 왜 그게 안되는걸까? (복습도 안하는데 예습을 하겠냐구요...)
-우리나라 물가가 비싸다지만 유럽에 비하면 싸고 질도 좋았다. 주립대 장학생 말에 의하면 술도 우리나라가 마시기 좋다고...
-알프스지역은 이중화 신지 않아도 가능하다. 방수 잘 되는 비브람과 12발 아이젠이면 충분한것 같다. 특히나 마터호른은 세미 클라이밍 수준이라 이중화는 많이 불편하다고...
-유럽은 렌트해 야영장 이용해서 자유관광하는 것도 좋을것 같다. (물론 예습 잘 해서..)
-이제는 여러나라 다니는 여행이 아니라 한, 두나라를 여유있게 보는 그런 관광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마음에 맞는 사람과...
-알프스 그림처럼 정말 좋았다. 사진에서만 보던 광경이 눈앞에 펼쳐지니 한숨이 나올 정도였다. 그래도 우리나라 우리산 만한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결국 내 나라 내 땅이 좋은걸 깨닫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건 아닐까?
-여행기가 너무 길어진 변명
우리가 한 실수를 혹시 이 글을 읽고 원정에 나설때 도움이 될까하고 시시콜콜 적었다. 남의 산행기를 읽고 가긴 했는데 내가 다녀오고 나니 자세한 경로가 눈에 들어왔다.
점점 기억력을 믿을 수 없게 되었다. 책을 보고 보완을 해야 하는데 그건 더 힘들어진다. 여행을 하다보면 초반부에만 메모를 하고 뒤로 갈 수록 그냥 버티게 된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좋은 일, 서운한 일, 힘든일 까지 다 추억이 되는것 같다. 용량이 딸려 사라지는 추억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길고 지루한 여행기를 끝까지 읽어준 친구들에게 감사함을 전하며 마칩니다.
숙제 끝~
가을이다.
산에 다니기 좋은 계절이다.
곧 단풍들면 산은 더 아름답겠지?
주말이 되면 나는 또 산에 들겠지?
물결이 이층집 창문까지 차올랐습니다
난데없이 내 숨결이 턱밑까지 차오른 것 같습니다
어떤 말을 해야
저 바닷가에 썰물이 지는 것일까요
물결이 차오르고 내려앉아도
수평선은 늘 저 자리에 있습니다
거기 당신이 앉아 있는 듯
당신이 이쪽을 쳐다보지 않으니
천수만 위로 날아오르는
수만 마리 철새들의 모습이
불길에 휘어지는 플라스틱판 같습니다
여기는 천수만 근처입니다. 여기에 있습니다. 여기에 있어 바람의 맛을 보고 황량(荒凉)에게서 참음을 배웁니다. 저녁은 길고 멀어 곤한 아이처럼 소리가 없고 물결만이 이층 창문까지 차올랐습니다. 밀물에 숨결이 턱턱, 차오릅니다. 그리움도 기록이겠지요. 그리움도 후광(後光)이겠지요. 이것이 또 다른 침묵이라면 입을 다물겠습니다. 그러나 가슴속에 출렁이는 파고(波高)는 어떤 말을 해야 잔잔해지는 것인가요. 무슨 말로 달래야 미소가 되는 것인가요. 물결이 차오르고 내려앉아도 수평선은 늘 저 자리에 있습니다. 거기 그대 앉아 있는 듯, 그대 숨결 끄떡 않는 듯 고운 선으로 눌어붙어 있습니다. 저녁은 천천히 오고 물결이 이층집 창문을 넘어 가슴속은 물풀들로 가득합니다. 위벽을 긁는 물고기들로 가득합니다. 그대 한사코 이쪽을 쳐다보지 않으니, 천수만 위로 날아오르는 수만 마리 철새들이 불길에 휘어지는 윤기 잃은 플라스틱판 같습니다. 아물지 않는 그리움으로 상처처럼 흩어지는 머리카락 같습니다. <박주택·시인>
8.12 (화)
밤새 내린 비는 아침이 되어 빗발이 좀 가늘어 지긴 했지만 그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오늘 파리 입성해 관광해야 하는 스케줄인지라 아침엔 빵과 스프로 간단하게 먹고 웬만한건 다 버리고 간단다. 이젠 밥 해 먹을일 없다고...
요트클럽 쓰레기통에 엄청 버렸다. 너무 많이 버렸다고 잡으러 오면 어쩌나...ㅎㅎ
잠도 안자고 쳐 놓은 우리 텐트는 안까지 물이 들었다. 대충 개서 차 안에 넣고 가다 말리기로 했다.
바로 프랑스 국경이다. 독일과 달리 프랑스는 구간 구간별로 계속 통행세를 받는다. 그래서인지 시간이 지체된다. 오늘은 베르사이유 먼저 보고 파리 시내로 들어간다고...
오샘이 운전하고 역시나 뒷줄 여학생은 취침모드. 신샘은 정말 많이 힘든지 차만 타면 잔다. 나보다 더하다.
파리의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커피 마시기. 여긴 화장실이 무료
텐트 말리기
다행히 파리에 가까워오니 해가 난다. 텐트 말리기 좋은 넓은 휴게소에서 텐트를 말리고 말리는 김에 점심도 해결하기로 했다. 빵과 스프로 점심을 먹고 여기에서도 한바탕 그동안 사용하던 물건 중 가지고 가지 않을것 한바탕 버렸다. 쓰레기 추적해 따라 오는거 아니야?
이 버리는 일은 마지막 파리 호텔까지 이어졌다.ㅎㅎ
베르사이유 궁전에서
줄서는 인파들...
무료인 정원 둘러보기
화창한 여름날씨.
너무 멀어 걸어갈 엄두가 나지 않는 엄청난 정원
베르사이유에 드디어 도착. 차가 많다. 장애인 주차장은 널널한데...
우리도 눈 뜬 장님이라 거의 장애인 수준인데...
문제는 베르사이유 광장의 인파들. 입장표 사는 줄인데 정말이지 장난이 아니다. 한숨이 난다.
교대로 줄을 서기로 했고 나머지 사람들은 무작정 기다리다보니 시간이 오래 걸린다. 안쪽으로 가보니 정원은 무료인지 드나든다. 그래서 교대로 정원구경을 하기로 했는데 아주 멀리 물이 보이는데 너무 멀어서 가라고 해도 못 갈것 같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는 자전거 빌려주는 곳도 있다는데 걸어서 갈 거리는 아닌것 같다.
드디어 안에 들어오긴 했는데...
거울의 방
거울의 방 천정화
평화의 방?
에펠탑에서
거의2시간 줄서서 표 사고 30분 사람에 떠밀려 구경하다 나왔다. 허무했다. 화장실 줄도 길고.
궁전은 대부분 초상화 구경과 왕과 왕비의 침실구경. 그리고 국제회의가 열렸다는 거울의 방이 하이라이트 인것 같다.
허무하게 나왔다. 나중에 박과일한테 확인한 바로는 단체는 미리 예약을 해 줄서지 않고 편안하게 구경을 했단다. 배낭여행은 돈은 저렴할지는 모르지만 이동과 구경에 시간을 많이 빼앗기니 결국 그게 그거지 싶다.
돈으로 막던지 시간으로 때우던지...
베르사이유에서 나오다 오샘이 신호를 착각해 무단 중앙선 침범에 일방통행로로 들어섰다. 경찰차 앞에서...
바로 걸렸다. 한참 기다리게 하더니 영어로 우리가 위반한 사실을 알리더니 즉석에서 벌금 90유로. 꼼짝없이 벌금 물고 터프한 오샘이 이젠 소심운전 모드로 간다. 비싼 대가를 치뤘다.
개선문
달리는 차에서..
파리 시내에서는 에펠탑, 개선문은 사진만 찍고 통과하기로 했다.
에펠탑은 생각보다 컸고 그곳도 전망대 올라가려고 기다리는 줄이 장사진이다. 우리는 뒷쪽에 차 대고 사진 몇장 찍고 개선문으로 갔다. 개선문에서도 사진 찍고 이동하는데 차 타고 가면서 홍샘이 샹제리제, 드골광장, 박물관 등을 지난단다.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다.
시내에는 문화재가 하도 많아서인가 네비가 종을 별로 치질 않는다. 지나다 뽕네프 연인들 영화에 나왔던 다리도 봤다. 노틀담 성당앞을 지나쳤는데 이곳에는 차를 주차를 할 수 없어 앞모습만 휙 보고 지나쳤다. ㅠㅠ
하긴 패키지에서도 노틀담 성당은 빠져있다던가?
파리 시내 전체가 박물관이고 유적인것 같았다. 이곳은 차를 가져올게 아니라 걸어서 며칠을 구경해야 할것 같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숙소를 찾아 나서는데 유난히 흑인들이 많아 놀랬다.
프랑스 파리가 인종차별이 없어서라고 한다. 그래도 허드렛일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흑인이었다.
호텔 레스토랑에서 저녁먹기
내일 어차피 파리에서 아웃하는데 오늘 숙소는 미리 예약하는게 좋을뻔 했다. 헌데 파리의 숙박요금은 살인적이라고 한다. 시내를 벗어나 공항 근처의 호텔에서 1박 하기로...
짐은 공항에 부칠걸 주차장에서 싸느라 한바탕 늘어놓았다.
저녁도 나가 먹기엔 너무 멀고 우리가 묵는 호텔도 음식이 괜찮다고 책에 나와 있다고 해서 호텔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저녁은 스테이크인 줄 알고 시킨게 세트메뉴 함박스테이크. 어쩐지 싸더라니...
스테이크와 와인, 맥주로 마지막 저녁을 먹으니 긴 여행의 끝이 되가나 보다.
내일 홍샘 비행기가 먼저 출발인데 베트남 경유인데 체류시간이 길어 도착은 우리가 먼저라고 한다.
무늬만 호텔인지 방도 작고 화장실은 무슨 캡슐 같았다. 그래도 오늘 저녁에 밥 먹고 잠자는 비용이 1인당 10만원이라나? 살인적 물가다.
8.13 (수)
아침 씻고 짐 싸고 호텔 조식을 먹고 출발.
홍샘이 우리 공항에 내려놓고 렌트한 차 반납하러 갔다. 공항은 생각보다 넓지 않았다.
홍샘 돌아와 먼저 수속밟고 들어가고 우리들도 기다렸다 짐 부치는데 (다행히 23K까지 봐 주어 무사히 통과) 우리 짐이 크다고 캐리어에 직접 실으라고 하는데 못 싣게 하는줄 알고 잠시 철렁했다. ㅎㅎ
파리 공항에서
짐 붙이고 점심을 맥도널드에서 해결하는데 난 속이 좋지 않아 굶었다. 다들 간단하게 점심먹고 수속하고 면세점에 들어왔다.
기대했던 파리 면세점은 작고 가짓수도 적고 가격이 두바이에 비해 엄청 비쌌다.
시계 살 사람만 사고 술, 담배, 화장품 등은 두바이에서 사기로 했다. 파리에 오니 한국사람들 정말 많았다.
탑승을 기다리며
비행기 타고 기내식 먹고 영화도 보고 좋았다. 두바이에서 경유하면서 시간이 짧아 다들 바쁘게 담배, 술, 화장품을 샀다.
지루하게 기다리다 인천행 비행기를 탔다. 헌데 이 비행기가 사람을 태워놓고 1시간 반 늦게 출발.
화물이 너무 많아 지체되었다고 한다. 기내에는 한국 승무원이 세명이나 있고 반 이상이 한국사람이고 기내식으로 밥과 김치, 고추장이 나왔다.
한 흑인은 김치냄새가 역겨운지 수면용 눈가리개로 코를 막고 있다. ㅎㅎ
문제는 이 기종이 구형인지 의자가 높아 발이 닿지 않는다. 잠도 못자겠고 자리는 좁고 발은 닿지 않고 눈이 피곤해 영화는 못 보겠고 정말 미치는 줄 알았다.
기내식 밥이 모자란다고 오믈렛을 드시라는 승무원. 주는건 아무거나 잘 먹는다는 대장님. ㅎㅎ
헌데 요구르트를 안 드신다. 이젠 집에 갈건데 이런걸 왜 먹느냐고...
8.14 (목)
예정시간보다 1시간 정도 늦게 인천에 드디어 도착. (17:30)
류샘은 장인이 오늘 미국에서 귀국하는 딸태우러 온 김에 류샘도 태우고 간다고 기다리고 계시다고...
짐이 한참만에 나왔다. 이번엔 잊어버린것 없었다.ㅎㅎ
짐 찾고 인사하고 공항버스타고 평촌도착.
남푠이 마중나왔다.
왜 이리 더우냐고 하니 오늘은 그래도 시원해 진거라고 그동안 살인적 더위에 비도 자주 내렸단다.
저녁 집에 가 먹자니 먹을게 없단다. 오삼겹집에 가 저녁 먹고 집에 왔다.
마침 강샘이 전화. 자기도 이번 여름 동유럽, 서유럽을 다녀왔는데 여행기간이 길어 피곤했단다. 내일 시간 되니 놀러오라 했다.
이번 여행에서 느낀점.
-어학공부를 진작에 할걸 하는 후회를 많이 했다. 특히나 2외국어를 너무 홀대한것 같다.
-미리 공부하고 가면 좋을텐데 왜 그게 안되는걸까? (복습도 안하는데 예습을 하겠냐구요...)
-우리나라 물가가 비싸다지만 유럽에 비하면 싸고 질도 좋았다. 주립대 장학생 말에 의하면 술도 우리나라가 마시기 좋다고...
-알프스지역은 이중화 신지 않아도 가능하다. 방수 잘 되는 비브람과 12발 아이젠이면 충분한것 같다. 특히나 마터호른은 세미 클라이밍 수준이라 이중화는 많이 불편하다고...
-유럽은 렌트해 야영장 이용해서 자유관광하는 것도 좋을것 같다. (물론 예습 잘 해서..)
-이제는 여러나라 다니는 여행이 아니라 한, 두나라를 여유있게 보는 그런 관광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마음에 맞는 사람과...
-알프스 그림처럼 정말 좋았다. 사진에서만 보던 광경이 눈앞에 펼쳐지니 한숨이 나올 정도였다. 그래도 우리나라 우리산 만한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결국 내 나라 내 땅이 좋은걸 깨닫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건 아닐까?
-여행기가 너무 길어진 변명
우리가 한 실수를 혹시 이 글을 읽고 원정에 나설때 도움이 될까하고 시시콜콜 적었다. 남의 산행기를 읽고 가긴 했는데 내가 다녀오고 나니 자세한 경로가 눈에 들어왔다.
점점 기억력을 믿을 수 없게 되었다. 책을 보고 보완을 해야 하는데 그건 더 힘들어진다. 여행을 하다보면 초반부에만 메모를 하고 뒤로 갈 수록 그냥 버티게 된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좋은 일, 서운한 일, 힘든일 까지 다 추억이 되는것 같다. 용량이 딸려 사라지는 추억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길고 지루한 여행기를 끝까지 읽어준 친구들에게 감사함을 전하며 마칩니다.
숙제 끝~
가을이다.
산에 다니기 좋은 계절이다.
곧 단풍들면 산은 더 아름답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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