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세상’ -박이도(1938~ )
짧은 한평생이라는데
가도가도 끝이 없구나
안경알을 닦으면
희미하게 생각나는
지난 일들
가다가 가다가 서글퍼
주저앉으면
안경알 저쪽에
희미하게 떠오르는
짧은 희망
다시 가다가 문득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것을 잊어버리기도 한다
참으로 많은 일을 겪는 한 세상.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인 삶. 시간이 흐르는 것과 같이 나 자신도 흘러 나는 어제의 나가 아니고, 원하는 그 무엇이 되고자 하지만 시간은 나를 허비하여 돌아오지 않는 ‘나’만을 씁쓸히 기다린다. 홀로 어두운 밤에 남겨진다는 것. 내가 쓴 책인지 남이 쓴 책인지 모르는 책을 헤적이며 무사함을 안도해야 한다는 것. 짧은 한평생이라는데 가도가도 끝이 없구나. 끝이 없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시간을 향해 눈을 닦네. 주저앉아 물을 마시네. 가다 문득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잊어버린다네. 그리하여, 생의 구두 한 켤레 묻어두고 홀연히 사라져 버릴 수 있다면. 발자국도 없이 사라져 버릴 수 있다면. 영혼의 영원 속으로 흔적없이 사라져 버릴 수 있다면······. <박주택·시인>
8.10 (일)
남들보다 조금 일찍 일어나 오늘도 조금 뛰었다. 독일은 자전거도로가 아주 잘 되어 있어 이 길 따라 뛰기 좋았다.
이곳 야영장은 샤워장도 코인을 넣고 해야 한다. 샤워도중 물이 끊길까봐 염려했는데 다행히 충분한 시간 나오네?
오늘 갈 길이 멀다. 아침을 먹는데 옆 텐트 사람들이 일어난다. 젊은 한국인부부로 한달 넘게 여행중이라면서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등을 다녀왔다. 특히나 오스트리아가 좋았다는 이 부부.
오늘 프라하로 넘어간다니 체코 통행증 유효기간이 남은걸 준단다.
우리도 남은 라면, 고추장, 멸치, 김 등을 나누어 주니 아주 좋아한다.
뮌헨 야영장에서 짐을 싸고...
먹고 텐트 잘 말려 짐 싸고 출발.
오늘 운전은 황샘이 주로 하는데 운전을 잘하는건지 우리가 너무 피곤한건지 차만 타면 다들 수면모드.
박교감 한자리가 비어 황샘 2번째 줄로 보내고 뒷자리 녀자 둘이 널널하게 가니 머리 던져가면서 모자가 벗겨지도록 자면서 간다. ㅎㅎ
심지어는 조수석의 홍샘조차도 비스듬히 꺾인 자세로 잔다고 조수가 너무 불량하다고 놀렸다. 하긴 홍샘은 몸의 세군데만 닿으면 자는 사람인데 독일 민박집에서는 잠이 잘 안왔다나 뭐라나? 믿거나 말거나...
잠든 사이 체코로 넘어왔단다...
우리가 잠든 사이 체코로 넘어왔단다. 휴게소가 지저분하다.
휴게소 주차장에서 물을 끓여 오늘도 라면을 먹었다. 들고 갈 수도 없고 사먹는건 비싸기만 하고...
프라하 변두리 야영장을 찾아나서는데 과수원을 야영장을 만든건지 사설야영장이 여러개 붙어있는데 사과나무에 벌레가 먹었고 나무 밑에 텐트를 쳐야 하나보다.
어차피 하루밤 묵어 갈거니 대충 텐트치고 차 놓고 버스타고 시내로 나간단다. 이 야영장은 주로 젊은 쳥춘들이 많았다.
체코는 화폐가 크로네. 유로화도 받긴 하지만 환율이 불리하단다.
야영장에서 버스표를 구입해 하나씩 나누어 준다. 버스를 타고가다 지하철을 타는데 체코는 1시간 반 이내면 표 한장으로 다닐 수 있다고 한다. 그나마도 체크하는 사람도 없고 기사도 나라에서 월급을 받아 표 안사고 타도 걸리지만 않으면 상관없단다.
지하철역 이름을 외울 수가 없다고 황샘 디카로 찍는다.
내리는 역에서 내렸는데 어디인지 감이 오질 않는다. 언덕을 올라가니 관광 때 보던 경치가 나온다.
성비토 교회
전에는 교회를 밖에서 구경만 한것 같다. 오늘은 안에 들어가 구경하는데 스테인드 글라스도 멋지고 내부 구경만 해도 훌륭했다. 이곳 말고 유료로 하는 궁전도 있나본데 관람시간이 끝나가나 보다. 프라하는 역시나 한국사람이 많았다.
황금소로도 들어가지 않았다.
황금소로 앞에서
대통령 관저에서 내려다본 프라하 시내-이 광경이 제일 그리웠다
힘들다, 쉬었다 가자~
카를교까지 걸어가려면 시간이 꽤 걸린다고 쉬었다 가자 하면서 대통령 관저 앞 카페에서 맥주 한잔씩 마시며 관광모드를 만끽한다.
카를교 입구
카를교에서 보는 볼타바강
카를교에 가까워질 수록 사람이 점점 많아진다. 헌데 카를교는 군데군데 공사중이라 겨울에 왔을때보다는 한갖졌다. 다들 오샘에 대한 미안함으로 오샘을 서로 챙기니 사진을 젤 많이 찍히나 보다. 디카 안 들고온 자기 사진이 젤 많을거란다.
화약탑
일본인으로 보이는 웨딩사진 촬영장면
도자기가 유명한것 같다...
구시청사의 유명한 시계탑
마침 12사도가 나오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돼지족발이 유명하다는 Pilsner urquell 레스토랑에서
카를교 건너 시청사 광장 구경하고 등산장비가 싸다는 장비점에 들렸다. 아쉽게도 일요일은 4시까지만 문을 열고 월요일에도 10시나 되어 문을 연단다. 다들 기대를 하고 왔는데 아쉽다.
저녁은 유명하다는 훈제족발 비슷한 것을 먹기로 했다. 역시나 이곳에도 한국 단체 관광객이 있었다.
저녁을 잘 먹었는데 신샘이 저녁을 쏜다고 한다. 홍샘 덕분에 마터호른에 무사히 등정했다고 내는것 같다. 덕분에 우리까지 잘 얻어 먹었다.
인형극에 쓰는 인형도 유명한가보다...
늦장가 가 돌쟁이 딸 주려고 피노키오 인형을 산 오샘
프라하성의 야경
카를교 야경이 좋다고 해 해 질때까지 슬렁슬렁 구경하다 야영보고 야영장으로 돌아오는데 버스를 타고 가자고 한다.
버스를 탔다. 한참 가는데 황샘이 반대로 탄것 같단다. 부랴부랴 내렸다. 반대로 타 되돌아와 지하철을 타고 낮에 탄곳에 왔는데 야영장 가는 버스 타는곳을 버벅대다 무사히 타고 돌아오니 밤 11시.
다들 피곤해 이만 닦고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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