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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엔도르핀에 대한 학문적 고찰

산무수리 2009. 6. 4. 23:33

오랫동안 정신적인 수양을 연마한 옛날 도사들은 뜨거운 불 속에서도 아픔을 느끼지 않고 바늘로 찔러도 통증을 느끼지 않는데 과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가? 모든 통증 가운데서도 분만의 고통이 가장 큰데 어떻게 무통 분만이 가능한가? 침을 맞고 마취가 되는데, 그 까닭은 무엇인가? 양귀비꽃에서 추출한 아편의 주성분인 모르핀 등의 마약은 심한 외상이나 수술 후 통증을 효과적으로 없애주는 진통작용과 하늘을 나는듯한 황홀감을 주는 약이다. 이런 작용 때문에 통증으로 고통 받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통증으로부터 해방시켜 주었으나 아편전쟁이 일어나 청나라가 멸망하는데도 큰 역할을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최고의 진통제로서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 이 모르핀이 어떻게 통증을 없애주며 사람에게 쾌감을 주는가를 1970년대 초에 많은 학자들이 연구하였다.

 

 

뇌에 모르핀이 결합되는 특별한 단백질(수용체)이 1973년에 발견되었다. 이 결합단백질이 뇌 속에 존재하고 있다는 말은 뇌 속에 이 수용체 단백질과 결합할 수 있는 내인성 물질이 있다는 말이다. 즉 뇌 속에도 모르핀과 같은 작용을 가진 물질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강력히 암시하였기 때문에 많은 학자들이 뇌 속에서 내인성 마약물질을 찾기 위한 연구에 집중하였다. 그 결과 1975년, 우리 뇌에는 모르핀보다 1백 배 정도 강력한 작용을 가진 마약이 존재하고 있음이 발견되었다. 이 물질을, 뇌 속에 존재하고 있는 내인성 모르핀(endogenous morphine)이라는 의미로 줄여서 엔도르핀(endorphine)이라 부르게 되었다.


 

이 엔도르핀은 마약-멜라닌-부신피질호르몬 전구단백질(preopiomelamocortin, POMC)의 C단(오른쪽 끝)의 31개 아미노산 부위가 잘라져서 형성된다.  즉 엔도르핀과 부신피질 자극호르몬(ACTH), 멜라닌 세포 자극 호르몬(MSH)은 큰 분자량의 같은 단백질 분자 속에 포함되어 있다가 필요할 때 각각 잘라져서 독립된 호르몬으로 작용한다. 다시 말해 엔도르핀과 ACTH, MSH 호르몬은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스트레스에 대항하기 위해 같이 잘라져 나오는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통증 불안 등을 경감시켜 즐거움과 진통 효과를 주는 아주 고마운 물질이다. 반면 멜라닌 색소를 증가시켜 스트레스시 피부를 검게 변하게도 한다.

 


엔도르핀의 분비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증가되나 즐거울 때는 억제된다. 예를 들어 통증자극이 가해질 때나 임신 중 산통이 시작될 때에 산모와 태아의 뇌에서 엔도르핀 유리가 최고조에 달하여 위급상황에 대처하게 되며 출산후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그러나 신생아 뇌에서 엔도르핀이 계속 높게 유지가 되거나 장기간 지속되는 심한 스트레스에 의해서 엔도르핀이 과도하게 유리될 때는 면역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임파구의 기능이 억제되어 감염이나 암 발생이 증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마약 중독과 같은 증세도 나타날 수 있으며 자폐증이 발생 될 수도 있다는 학설이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엔도르핀이 항상 좋은 방향으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엔도르핀을 구성하고 있는 31개의 아미노산 중 N단(왼쪽 끝)의 5개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펩티드도 내인성 모르핀 작용이 있다. 이 펩티드는 뇌 속에 있다는 의미에서 엔케팔린(enkephalin: en은 속 Kephalin은 뇌라는 의미)이라 명명하였다.

 

 

높은 산을 등산을 한다든지 스카이다이빙 하는 것과 같은 스트레스가 있을 때, 뇌에서 내인성 마약인 엔도르핀이 나오기 때문에 고통을 덜 느끼게 되고 하늘을 날 듯한 비상감 같은 느낌을 경험한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분만할 때에 산모와 태아가 받는 고통과 통증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크기 때문에 산모의 뇌에서 마약이 최고도로 유리되어 나와 산모와 태아가 받는 고통을 덜어주게 된다. 어린아이는 이 세상을 나오는 순간부터 마약에 노출되는 셈이다. 누구나 마약에 중독될 가능성은 있다. 특히 상상력을 갈망하는 예술가는 마약이나 환각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두렵고도 황홀한 인공천국, 나는 그것을 통해 거대한 상상의 나래를 편다”라고 프랑스의 위대한 상징주의 시인인 샤를 보들레르는 시집 <악의 꽃>에서 마약의 황홀경을 묘사하고 있다. 그는 아편 중독 때문에 금치산자 선고까지 받았다. <죄와 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 등의 불후의 명작을 통해 인간의 원죄의식과 신성을 묘사한 러시아의 대 문호 도스토예프스키도 말년에 마약중독에 시달렸다. 도덕적 이상과 나약한 인간의 본능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의 참모습을 깊이 있게 묘사했던 도스토예프스키도 인간의 본능 속으로 추락하고 말았던 것이다.

 

 

 

장미처럼 화려하고 비수같이 날카로운 감성으로 19세기의 유럽 시단을 주름잡았던 랭보와 베를렌느도 마약이라는 검은 마수에 결국 파멸을 맞고 말았다. 베를렌느는 마약과 술에 취해 랭보를 권총으로 쏘았다. 이로 인해 베를렌느는 투옥되고 랭보는 유랑하다 요절하고 말았다. 미국의 유명한 팝가수인 레이 찰스조니 캐시도 한때 모르핀계 마약인 헤로인 중독에 깊이 빠져 지옥에서 헤매다가 겨우 빠져 나왔다. 다시 옛 명성을 찾기까지 힘든 과정을 겪었다. 이들의 생은 “레이”와 “앙코르”라는 영화 속에 잘 묘사되어 있다.

 

영혼을 다루는 위대한 예술가들이 이러한데 보통 인간, 우리는 어떻겠는가? 우리도 예외일 수는 없다. 특히 참기 힘든 스트레스가 계속될 때 뇌에서는 마약을 더 많이 필요하게 된다. 적절히 해소하도록 도와주지 않는다면 언제 마약의 유혹에 빠질지 모른다. 우리 인간은 그 유혹을 어느 정도로는 선천적으로 지니고 나오기 때문에 우리는 각고의 노력과 정신적 수양으로 뇌에 있는 마약신경계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마약의 유혹을 벗어날 수 있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존 레번 박사 팀이 치과 환자들에게 진통제를 먹인 경우나 밀가루로 만든 가짜 약을 먹인 경우나 모두 치과 치료 중에 통증을 느끼지 않았다. 밀가루로 만든 가짜약(플라세보,placebo)도 진짜 진통제로 믿고 먹으면 뇌에서 진짜 약으로 받아들여 통증을 느끼지 않게 된다. 밀가루로 만든 가짜 진통제를 진짜 진통제로 알고 먹게 되면 뇌에서 엔도르핀이 나와서 통증을 느끼지 않게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아프지 않다’, ‘괴롭지 않다’,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사고가 비관적 사고보다 뇌에 있는 마약 체계를 효율적으로 자극해서 우리 몸을 각종 질병으로부터 방어할 수 있게 해준다.

 

 

 

마약, 환각제 남용 징후

다음의 여러 징후를 통해 약물남용 여부를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다.

1. 식사를 거르는 등 일상생활에 무관심해지거나 침울해진다.
2. 무의식적인 근육의 떨림과, 갈증이 자주 나타난다.
3. 최근 일의 수행이나 집중력에 심각한 문제가 나타난다.
4. 성격에 따라 흥분하거나 우울 상태를 나타낼 수 있으며 행동이나 인격, 태도에 변화가 나타난다.
5. 학교 또는 직장 출근, 직업의 질, 성적, 직업생산성, 준법성 등에 갑작스런 변화를 일으킨다.
6. 책임회피의 태도를 보인다.
7. 행위와 소유 감정에 있어서 은밀해진다.
8. 동공의 축소나 확대를 감추기 위해 적절하지 않는 장소에 색안경을 쓰고 다닌다.
9. 주사 자국을 감추기 위해 소매가 긴 옷을 입고 다닌다.
10.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약물 남용자와 알고 지낸다.
11. 부모나 친구로부터 평소와 다르게 자주 돈을 빌린다.
12. 타인으로부터 주의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외형이나 생활 태도를 의식적으로 두드러지지 않게 하려고 한다.
13. 약물을 가지고 오기 위해 창고․옷장․지하실 같은 장소에 이유 없이 자주 드나든다.
14. 개인위생에 무관심하게 된다.
15. 멍청한 상태로 앉아서 허공을 쳐다본다.
16. 옷이나 장식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다.
17. 이성에 대한 관심이 적어지거나 아주 없다.
18. 졸린 듯한 태도를 보인다.
19. 사소한 일에도 쓸데없이 자주 웃는다.
20. 담배나 알코올성 음료 또는 미지의 약물 사용이 늘어난다.

   

출처 : 마라톤 동호회 <愛走家>
글쓴이 : 즐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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