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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를 피해 제천에서 춘천으로 (오봉산~마적산, 7/7)

산무수리 2024. 7. 9. 09:41

<차를 덖던 날> 
  
                    정아지 
  
장작불을 지피고 
찻잎을 반쯤 갈라 솥 안에 넣고 비빈다 
낭창스러운 게 여리한 게 
치댈 때마다 더해가는 강인함은 
콧물과 땀 물까지 배여 
여문 손끝에서 여름산 색이 된다 

그렇게 그 속에 베인 
나를 닮은 차향은 
나의 일상의 말과 
나의 행동의 잣대가 어우러져 
맛깔스런 차로도 되고 
성깔 맞은 차로 만난다 

찻잎에 얼크러진 나를 닮은 차맛 
찻물에 담겨 있는 도도함에 
취기가 돌아 일어설 줄 몰랐다

 

코스개관: 배티고개-오봉산정상-배후령 갈림길-경운산-임도-마적산-윗샘밭 (흐리고 바람불어 좋은날, 당나귀 6명)

 

 

지난번 윤호씨 결석으로 미루어둔 제천의 가은산을 가기로 했는데 충청권은 하루종일 비 예보가 있다. 

결혼식 한 딸 친정 방문을 원래 오늘 온다는걸 토욜 저녁에 오라고 하고 참석한 윤호씨.

광주 휴게소에서 회장님 만나 커피 마시며 산행지 변경. 이런 저런 산이 나왔는데 윤호씨가 마적산 이야기를 하는데 윤호씨 빼고는 마적산은 초행이라 결정.

마적산만 하면 너무 짧아 오봉산과 연계산행 하면 된다고 코스까지 나왔다.

일단 회장님 차 타고 한숨 자고 나니 춘천 도착.

회장님 차는 우리가 하산할 상천초등학교 근방 닭갈비 식당에 대고 총무님 차 타고 배후령 터널 지나 배티고개에 차를 댔다.

여기서 왼쪽은 부용산, 오른쪽은 오봉산 정상인데 1키가 채 안된다. 하루에 산 여러개가 목표인 사람들이 여기에 차를 대고 2산을 하는 곳이라는데 진짜 오봉산에서 한팀이 내려오며 2산째라고 자랑이다.

 

 

 

오봉산 정상 올라가는길은 급경사도 썩 좋지 않고 여기저기 개발한 흔적이 보인다.

가다보니 청평사 갈림길이 나온다. 그나마 얼마 가지 않아 정상이 보이는데 한팀이 내려간다. 청평사로 가는것 같다.

한명이 쉬고 있어 정상 인증샷 하고 앉아 쉬는데 계속 사람이 올라온다. 4봉으로 출발.

 

 

내려가는데 여인 2명이 올라온다. 회장님 힘들죠? 하니 예, 손 좀 잡아주세요~

회장님 놀래서 아무말도 못하신다. 회장님이 말발로 지는거 처음 봤다. 

저 거부 당한거죠? 한술 더 뜬다. 한바탕 웃고 내려서는데 능선 모습이 심상치 않다.

오봉산이 이렇게 멋진 산이었나? 봉우리가 5개라 오봉산이라는걸 새삼 깨닫게 된다.

아주 멋진 암릉 위에 소나무가 한그루 보인다. 여기서 인증샷 하고 출발.

 

 

제법 험한 암릉을 지나는데 두 아들 데리고 올라오는 젊은 아빠.

어린애가 가기엔 쉽지 않은 코스인데 대단하다 싶다.

그나마 봉우리를 넘을 수록 산세는 조금 순해졌다. 1봉까지 정상석 인증샷 하고 가니 경운산과 배후령 갈림길이 나온다. 손 잡아달라던 여인은 정상 찍고 다시 백하면서 만났는데 배후령으로 하산한것 같다.

우리는 경운산으로 출발~

 

 

갈림길 지나 넓은 공터가 나와 밥 먹고 가자하니 경운산이 400미터 남았다고 밥 먹고 올라가면 힘들다고 정상 가서 먹자는 회장님. 간식 많이 먹어 배도 아직 안 고픈지라 경운산까지 갔는데 밥 먹을 장소가 마땅치 않다.

한참 더 진행하니 문수봉 이정표가 보이고 여기서도 청평사 하산길이 보인다.

이정표 앞에서 점심 먹고 출발.

 

 

점심 먹은 후 마적산 가는길 임도를 만났고 임도 가로질러 올라서기.

헌데 가도가도 선두가 보이지 않는다. 한참 가다 회장님이 분위기가 좋단다.

무슨 분위기? 더덕이 나올만한 곳이라고.. 총무님이 숲으로 들어간것 같다고.

쉬지도 못하고 죽을둥 살둥 가 드디어 작가님을 만났다. 작가님도 총무님 쫓다 안 보여 여기까지 왔다고.

곧 총무님이 뒤에서 나타난다. 2뿌리 캤는데 안경을 안 껴 보이는게 없다나?

오늘도 총무님표 더덕 슬러쉬를 받았는데 나와 신천씨는 아꼈다 여기서 먹으니 녹아서 먹기 좋아 완샷 하고 물로 헹궈 먹었다. 

 

 

다시 출발해 마적상 정상 드디어 도착.

정상은 아주 잘 꾸며 놓았고 한사람이 올라와 인증샷 하고 여기저기 둘러보는데 소양강이 보인다. 이제 진짜 하산만 남은거 맞겠지? 헌데도 2키로?

 

 

내려오다 보니 용꼬리 소나무가 보이고 조금 내려오니 바위가 주름 잡힌것 같은 특이한 모양새다. 여기 구경하라고 데크를 만들어 놓았다. 용머리는 못 찾았는데 한참 내려오니 용머리가 보인다. 여의주까지 품고...

여기서 인증샷 하고 출발.

 

 

마적산 등산로에는 소나무가 대부분으로 아주 멋진 모습이고 길도 쾌적하니 아주 좋았다.

헌데 내려오니 다시 활엽수가 보인다. 회장님과 총무님 차량 회수한다고 한발 앞서 내려가시고 우리들도 부지런히 내려가니 철조망이 보인다. 철조망 따라 걷다 문이 있어 문 안으로 질러 내려가니 산행 기점인 풀내음 식당이 나오고 여기가 윗샘밭.

 

 

여기서 우리가 밥 먹기로 한 식당까지 1키로 이상 걸어가니 브레이크 타임.

야외 의자에 앉아 쉬며 화장실 들려 세수하고 발도 닦고 나오니 차가 들어온다.

안으로 들어가 숯불 닭갈비를 먹었다. 초벌 구이 해 준다는 총무님 기억은 예전 이야기라고.

그래도 아직 한가한 시간이라 주인이 구워준다.

갈비도 추가 시키고 막국수까지 먹으니 배가 너무 부르다.

오늘 윤호씨 딸 결혼 턱으로 쐈다.

부른 배를 안고 출발 해 퇴계원에서 헤쳐 모여 하는데 자는 새 비가 많이 왔었다고. 자느라 몰랐다.

평촌 오는길도 거의 막히지 않고 도착하니 여기도 비가 왔다 소강상태가 됐다.

비 피해서 산행 잘 마친 운 좋은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