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글/기타등등

[스크랩] 마흔살의 찻잔( 펌)

산무수리 2005. 11. 28. 11:54

    마흔살의 찻잔 언제 나를 위해 예쁜 접시 받쳐 보았나? 뜨거운 물 속으로 흔적 없이 사라지는 차 알갱이를 보면 나도 조금씩 허물어지는 것 같다. 급히 마시다가 입술 데이고 생각에 잠기다가 식어 버리는 찻잔을 저으면 왜 마음 깊은 곳에서 파문이 이는지.. 오늘 마흔 살 내 생일에 미역국 대신 내 생일에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을 하며 눈물 한 방울 떨어뜨리고.. 식구들 벗고 나간 허물을 바라보니 앞니 빠져 못 웃는 작은 아이 여드름이 속상한 큰아이 감원 바람에 어깨 시린 남편 그 얼굴 하나씩 찻잔에 어른거려 설탕 한 숟갈 듬뿍 넣어 마실까? 쓴맛이 없었던들 달콤한 맛을 어떻게 알리.. 사십이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이 있다는데 거울 앞 내모습은 왜 이리 초라한지 주머니 가볍고 마음은 무겁지만 그래도 내 앞의 잔보다 남의 잔 먼저 채우며 살아야지.. 마흔 살 생일에 차 한잔 내 삶의 향기 지키며 산다. 3백원의 행복 中에서
출처 : 수리산을 사랑하는 사람들
글쓴이 : 제비꽃 원글보기
메모 :

'퍼온글 > 기타등등'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나무의 시  (0) 2006.02.10
[스크랩] 소주 야그...  (0) 2006.02.06
[스크랩] MERRY X-MAS!!!!!!!!!  (0) 2005.12.17
[스크랩] 부탁이 있읍니다  (0) 2005.11.30
[스크랩] 바람처럼 살다 가는게 좋아~  (0) 2005.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