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2024년 일기장 72

걷사모 영천시장에서 인왕시장으로 (12/30)

정희성 나는 숨을 쉬고 싶다. 내 여기 살아야 하므로 이 땅이 나를 버려도 공기(空氣)여, 새삼스레 나는 네 이름을 부른다. 내가 그 이름을 부르기 전에도 그 이름을 부른 뒤에도 그 이름을 잘못 불러도 변함없는 너를 자유(自由)여.  걷사모 12월 모임을 수산나네 모친상으로 다시 날을 잡아 송년모임이 된 오늘 모임.11시 독립문역에서 7명이 만나 일단 영천시장으로..왜? 꽈배기 떨어지기 전에 가서 다들 한봉지씩 샀다. ㅎㅎㅎㅎ일단 안산 자락길을 우측으로 걷다 바로 무악재 하늘다리로 인왕산으로 넘어간다.너무 짧은거 아니냐니 나와 산양보고 정상 찍고 오라고...됐거든요~철모 오라방 가방이 무지 무겁다. 그 안에 파인애플을 큰통에 싸 짊어지고 왔다.정자를 만나 커피, 꽈배기, 파인애플을 먹고 인왕산도 물론 정..

아작산 봉화산 동행길 걷기 (12/26)

김지하마음 산란하여 문을 여니 흰눈 가득한데 푸른 대가 겨울 견디네 사나운 짐승도 상처받으면 굴속에 내내 웅크리는 법 아아 아직 한참 멀었다 마음만 열고 문은 닫아라.    11월 남산 걷기하고 잡은 오늘.홈지기는 오마니 골절로 입원해 못 온다고 하고 심심이도 무릎이 아프다고 하고 송죽은 사정상 빠진다고 하고 당일 산나리까지 오마니 병원에 모시고 왔는데 환자가 밀려 못 온다고...12월 명화를 위해 봉화산 가기로 해 일부러 답사까지 했는데 기운이 좀 빠진다.일단 망우역에서 내려 2차 접선 장소인 중랑구청으로....명화는 배 고프다고 붕어빵 사서 먹고 나도 줘서 먹고 있으려니 황작가 합류. 중랑구청 뒤에서 무장애 데크길을 따라 올라가면 부담도 없고 좋다.오늘 추울줄 알았는데 의외로 춥지 않고 햇살이 따뜻해..

크리스마스를 친구와 함께 (12/25)

정호승 청년은 기다림을 굽고 있는 것이다 나무를 쪼개 추운 드럼통에 불을 지피며 청년이 고구마가 익기를 기다리는 것은 기다림이 익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사람들이 외투 깃을 올리고 종종걸음 치는 밤거리에서 뜨겁게 달구어진 조약돌에 고구마를 올려놓고 청년이 잠시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것은 기다림이 첫눈처럼 내리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청년은 지금 불 위의 고구마처럼 타들어가고 있을 것이다 온몸이 딱딱하고 시꺼멓게 타들어가면서도 기다림만은 노랗고 따끈따끈하게 구워지고 있을 것이다 누군가에게 구워진다는 것은 따끈따끈해진다는 것이다 따끈따끈해진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맛있어진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그 누구에게 맛있어본 적이 없었던 청년이 다 익은 군고구마를 꺼내 젓가락으로 쿡 한번 찔러보는 것은 사랑에서 기다림이 얼마나 성실..

세일러마 추천 당진 여행기 (12/21)

신덕룡 폭설이다. 하루 종일 눈이 내려 집으로 가는 길이 지워졌다. 눈을 감아도 환한 저 길 끝 아랫목에서 굽은 허리를 지지실 어머니 뒤척일 때마다 풀풀, 시름이 날릴 테지만 어둑해질 무렵이면 그림자처럼 일어나 홀로 팥죽을 끓이실 게다. 숭얼숭얼 죽 끓는 소리 긴 겨울밤들을 건너가는 주문이리라. 너무 낮고 아득해서 내 얇은 귀에는 들리지 않는다. 눈그늘처럼 흐릿해서 들여다볼 수 없다.  평일엔 손자 봐주느라 바쁜 세일러마가 휴일이면 종종 남의편이랑 패키지 국내여행 애호가. 웬만한 데는 다 가봐 새로운 상품이 나와야 갈 곳이 생길 정도.가끔 같이 가자 연락이 와도 시간이 여의치 않았는데 이번엔 명화가 콜해서 덩달아 쫓아 가기로....7:30 종합운동장역에서 모여 출발 하는데 눈발이 날린다. 보통 이 여행사..

한라산 입산통제로 올레길 15-b코스 걷기 (12/18)

반칠환참새 가슴을 쥐어보았니? 요 한 줌 신사 가슴엔 화산을 품고 있어도 생활은 좁쌀 한 톨로 만족한다고 코스개관: 한림항-수원리사무소-금성천-곽지해수욕장-해신당- 애월진성- 고내포구  오늘 일찍 일어나 식당에서 밥 먹고 첫 차 타고 성판악에 갈 예정이었다. 헌데 바람도 많이 불고 눈이 내려 산행이 어쩌면 못 갈지도 모른다는 염려가 현실이 되어 새벽 홈페이지에 전면 통제로 떴다.갑자기 허탈해 진다. 대안을 전혀 마련하지 않은지라 어디로 갈까 하다 15코스를 가기로 했다. 한림항에서 출발 하면 될것 같다.재작년 갔던 밥집에서 백반을 먹으니 가성비가 좋다. 일단 밥을 먹고 터미널에서 한림항 버스를 타려니 돌아 간단다. 딱히 바쁠것도 없는지라 차 타고 1시간 넘게 비몽사몽 졸며 가다보니 내리라고 해서 내렸다...

제주 올레길을 걷다 (17코스, 12/17)

성명남 몇 차례 입질 끝에 와 닿는 팽팽한 손맛 월척이다 지느러미 쭉 편 실한 붕어가 미끼를 꽉 문 채 찬찬히 그녀를 살핀다 그녀가 틀을 접었다 펼 때마다 앞 다투어 입질한다 그녀가 붕어를 낚는지 붕어가 그녀를 낚는지 덥석 미끼 물고  뛰어올랐다 오후 다섯 시 그녀의 저수지는 만원이다 낚시대만 던지면 냉큼 낚여 올라오는 그놈들 물 좋다  남의편 대한항공 마일리지가 12월이면 소멸이란다.제주도 가면 되지? 두사람 편도 갈 만큼 있다. 일단 가는편 예약.나의 아시아나 마일리지로 오는편을 예약하려니 남의편이 가족등록이 안 되어 있어 예약이 안되 오는편은 아시아나 특가로 나온 표로 구입. 숙소는 남의편이 터미널 근처 남산모텔에 예약을 했다고....10시반경 비행기표라 처음으로 전철 타고 김포공항 도착 해 체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