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 7

애정이 과해 사람 잡을뻔 (관악산 육봉, 6/14)

김승동 관악산에 올랐는데 늦가을비 훌쩍 훌쩍 하는 날 관악산에 올랐는데 묻은 연주암 독경소리에 떠난 줄만 알았던 상수리나무 잎사귀들 계곡에 바위틈에 부석부석 일어나 합장을 하더이다 엉겁결에 마주 두 손 모았다가 고개 들어보니 간데 없이 산 안개만 발 밑에 자욱하더이다 왠지 서운하더이다 일설에는 내년에 또 올 거라고 하기는 합디다만 코스개관: 정부과천청사역 7번 출구-문원폭포-1봉-2봉-3봉~6봉 우회-비산동 산림욕장 입구 (비 대신 땡볕, 둘) 장공주가 6.15 까지는 산행을 못 한다고 해 오늘도 둘만 산에 가는 날. 어디 가고 싶은데 없냐고 하다 육봉 이야기가 나왔다. 그래서 청사역에서 만나기로.헌데 비 예보가 있어 비가 오면 청계산으로 가고 안 오면 육봉을 가기로 했는데 아침 날만 쨍하다.그래도 ..

2025 산행일기 2025.06.14

걷사모 현대미술관 패키지 대공원 둘레길 걷기 (6/11)

박하봇 처음엔 눈치로 웃었지 어느덧 봄빛 같은 눈웃음도 걸렸네 흉내 끝에서 진심이 피어나는 기척, 회로 끝에 반딧불이 반짝이듯 그 웃음마다 등불이 켜졌네 조만간, 사람보다 로봇이 먼저 웃을 것만 같은 예감 박하봇: 인간 시인 박하와 인공지능(AI) 챗봇 GPT의 협업으로 탄생한 '반은 사람, 반은 인공지능'의 하이브리드 시인. 6월 걷사모는 과천 현대미술관 전시가 볼만한게 있다고 일단 전시를 보고 걷기를 하기로..10시 대공원역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교통 불편한 수산나네는 차 가지고 와 주차 하느라 조금 지체.10:20 셔틀버스를 탔는데 만원이다. 주로 어르신들.현대미술관은 어르신 공짜. 좋은 나라다. 라카에 배낭 넣고 출발.오늘 관람할 내용은 '한국근현대미술' 로 최초 서양화가 들어온 시점의 작품..

2025일기장 2025.06.11

북한산 영봉 가기 (6/7)

신경림땅속에서 풀려난 요정들이 물오른 덩굴을 타고 쏜살같이 하늘로 달려 올라간다 다람쥐처럼 까맣게 올라가 문득 발 밑을 내려다보고는 어지러워 눈을 감았다 이내 다시 뜨면 아 저 황홀한 땅 위의 아름다움 너희들 더 올라가지 않고 대롱대롱 가지 끝에 매달려 꽃이 된들 누가 탓하랴 땅속의 말 하늘 높은 데까지 전하지 못한들 누가 나무라랴 발을 구르며 안달을 하던 별들 새벽이면 한달음에 내려오고 맑은 이슬 속에 스스로를 사위는 긴 입맞춤이 있을 터인데 코스개관: 북한산우이역-용덕사-육모정 고개-영봉-하루재-백운2통제소 (둘, 흐려 시계가 좋지 않았고 막판 소나기 내림) 오늘은 오랫만에 북한산에 가기로 해 북한산 우이역에서 넘버4를 만나 출발.날이 흐려 산행 하기 좋은 날이다. 용덕사 마애불 뵙고 올라가는데 ..

2025 산행일기 2025.06.11

명화에겐 너무 힘들었던 관악산 (6/3)

류시화나는 첫 민들레에게 투표했다 봄이 왔다고 재잘대는 시냇물에게 투표했다 어둠 속에서 홀로 지저귀며 노래값 올리는 밤새에게 투표했다 다른 꽃들이 흙 속에 잠들어 있을 때 연약한 이마로 언 땅을 뚫고 유일하게 품은 노란색 다 풀어 꽃 피우는 얼음새꽃에게 투표했다 나는 흰백일홍에게 투표했다 백 일 동안 피고 지고 다시 피는 것이 백일을 사는 방법임을 아는 꽃에게 투표했다 부적처럼 희망을 고이 접어 가슴께에 품는 야생 기러기에게 투표했다 나는 잘린 가지에 돋는 새순의 연두색 용지에 투표했다 선택된 정의 앞에서는 투명해져 버리는 투표용지에 투표했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와 '네가 틀릴 수도 있다' 중에서 '내가 틀릴 수도 있다'에 투표했다 '나는 바다이다'라고 노래하는 물방울에게 투표했다 나는 별들이 밤하늘..

2025 산행일기 2025.06.03

오늘은 관광모드 (울진, 6/1)

윤명상 같은 세상 같은 하늘 아래 사는데 무엇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하기에 너 홀로 황금이 되어 햇빛보다 눈부실까. 세상은 으뜸을 꿈꾸며 자랑하는데 너에게만 광채와 평화로움이 있으니 너 홀로 낙원인가 하여 세상을 잊는구나. 어제 삼척에서 시작한 산행이 끝나니 울진이다.물 건너는 꿈을 꾸었고 새벽 3시에 깨고 6시 전 잠이 깼다. 잘 때는 다리가 너무 뻣뻣해 오늘 걸을 수 있으려나 염려 했는데 자고 나니 설악산 산행 후 보다는 훨씬 낫다.8시 차로 덕구온천 스파로 이동 해 온천하기. 회장님이 온천비도 내야 한다고 쏘셨다.9시반 다시 헤쳐모여 호텔 매점에서 파는 태극당 모나카가 반가워 한개씩 먹고 숙소 바로 옆 식당에서 순두부로 늦은 아침 먹기.비주얼은 별로였는데 맛은 짜지 않고 좋았다.숙소에 가 짐 정리라..

2025일기장 2025.06.03

숙원사업 덕풍계곡-응봉산 가던날 (5/31)

곽진구하루도 빠짐없이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을 기억하고서 몰래 꽃을 보낸 이가 그대더냐? 네 마음을 알겠다 하늘만 쳐다보며 한숨을 푹푹 내쉬는 사람이거나, 자포에 빠져 이 날 저 날을 소주로 소일하는 사람이거나, 아무튼 이런 류(類)의 눈물족(族)은 모두 보내온 꽃으로 답답하거나 꽉 막힌 가슴속을 한 백 번쯤 쿡쿡 찔러보란 말이지? 그러나 어쩔거나 꽃을 받아도 그 꽃을 꽂을 가슴조차 보이지 않는, 외로움이 너무 오래 되어 빈자리가 기운 해바라기 목처럼 긴 사람들에겐. 코스개관: 덕풍산장-덕풍계곡 (3용소)-응봉산-원탕-덕구온천 (더운 날씨 덥지 않고 식은땀 나던 날, 당나귀 6명) 코로나 이후 버스 운행을 못 하게 되고 가고 싶은산을 올리라고 해 올렸던 곳.헌데 너무 멀고 물이 많아도 못 가고 차량 회수..

2025 산행일기 2025.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