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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러마 추천 당진 여행기 (12/21)

신덕룡 폭설이다. 하루 종일 눈이 내려 집으로 가는 길이 지워졌다. 눈을 감아도 환한 저 길 끝 아랫목에서 굽은 허리를 지지실 어머니 뒤척일 때마다 풀풀, 시름이 날릴 테지만 어둑해질 무렵이면 그림자처럼 일어나 홀로 팥죽을 끓이실 게다. 숭얼숭얼 죽 끓는 소리 긴 겨울밤들을 건너가는 주문이리라. 너무 낮고 아득해서 내 얇은 귀에는 들리지 않는다. 눈그늘처럼 흐릿해서 들여다볼 수 없다.  평일엔 손자 봐주느라 바쁜 세일러마가 휴일이면 종종 남의편이랑 패키지 국내여행 애호가. 웬만한 데는 다 가봐 새로운 상품이 나와야 갈 곳이 생길 정도.가끔 같이 가자 연락이 와도 시간이 여의치 않았는데 이번엔 명화가 콜해서 덩달아 쫓아 가기로....7:30 종합운동장역에서 모여 출발 하는데 눈발이 날린다. 보통 이 여행사..

제주 3 (아쉬운 대로 영실~어리목 산행, 12/19)

강세화 겨울에는 더러 하늘이 흐리기도 해야 맛이다.    아주 흐려질 때까지 눈 아프게 보고 있다가 설레설레 눈 내리는 모양을 보아야 맛이다.    눈이 내리면 그냥 보기는 심심하고 뽀독뽀독 발자국을 만들어야 맛이다.    눈이 쌓이면 온돌방에 돌아와 콩비지 찌개를 훌훌 떠먹어야 맛이다.    찌개가 끓으면 덩달아 웅성대면서 마음에도 김이 자욱히 서려야 맛이다. 코스개관: 영실-윗세오름-어리목 (화창한 겨울날, 둘)  이른 아침 영실~어리목이 윗세오름, 관음사는 삼각봉 대피소, 성판악은 진달래 대피소까지 통제가 풀렸단다.재작년엔 어리목-영실을 갔는데 영실 하산길이 너무 지루해 반대로 가자 했다.식당에서 백반정식 먹고 첫차를 타니 사람들이 많다. 영실에서 하차 했는데 오늘 날이 춥다.얼른 화장실에서 내복 ..

한라산 입산통제로 올레길 15-b코스 걷기 (12/18)

반칠환참새 가슴을 쥐어보았니? 요 한 줌 신사 가슴엔 화산을 품고 있어도 생활은 좁쌀 한 톨로 만족한다고 코스개관: 한림항-수원리사무소-금성천-곽지해수욕장-해신당- 애월진성- 고내포구  오늘 일찍 일어나 식당에서 밥 먹고 첫 차 타고 성판악에 갈 예정이었다. 헌데 바람도 많이 불고 눈이 내려 산행이 어쩌면 못 갈지도 모른다는 염려가 현실이 되어 새벽 홈페이지에 전면 통제로 떴다.갑자기 허탈해 진다. 대안을 전혀 마련하지 않은지라 어디로 갈까 하다 15코스를 가기로 했다. 한림항에서 출발 하면 될것 같다.재작년 갔던 밥집에서 백반을 먹으니 가성비가 좋다. 일단 밥을 먹고 터미널에서 한림항 버스를 타려니 돌아 간단다. 딱히 바쁠것도 없는지라 차 타고 1시간 넘게 비몽사몽 졸며 가다보니 내리라고 해서 내렸다...

제주 올레길을 걷다 (17코스, 12/17)

성명남 몇 차례 입질 끝에 와 닿는 팽팽한 손맛 월척이다 지느러미 쭉 편 실한 붕어가 미끼를 꽉 문 채 찬찬히 그녀를 살핀다 그녀가 틀을 접었다 펼 때마다 앞 다투어 입질한다 그녀가 붕어를 낚는지 붕어가 그녀를 낚는지 덥석 미끼 물고  뛰어올랐다 오후 다섯 시 그녀의 저수지는 만원이다 낚시대만 던지면 냉큼 낚여 올라오는 그놈들 물 좋다  남의편 대한항공 마일리지가 12월이면 소멸이란다.제주도 가면 되지? 두사람 편도 갈 만큼 있다. 일단 가는편 예약.나의 아시아나 마일리지로 오는편을 예약하려니 남의편이 가족등록이 안 되어 있어 예약이 안되 오는편은 아시아나 특가로 나온 표로 구입. 숙소는 남의편이 터미널 근처 남산모텔에 예약을 했다고....10시반경 비행기표라 처음으로 전철 타고 김포공항 도착 해 체크인..

당나귀 송년산행 (수리산, 12/15)

전민 용돈을 쓰듯 많이도 써버렸다 반은 썼을까 그 이상을 썼을지도 남은 생애(生涯) 존졸히 써봐야 할 텐데 누가 보태 줄 것도 아니고 누가 잘못 썼다고 나무랄 것도 아니고 인생은 용돈. * ‘존졸히’의 원래 표준 표기는 ‘존절(撙節)히’로 ‘씀씀이를 알맞게 아끼는 데가 있게’란 뜻.  撙節의 원래 발음은 '준절'  撙: 누를 준  節: 마디 절, 아낄 절 코스개관: 병목안 시민공원-관모봉-태을봉-슬기봉-임도5거리-무성봉-감투봉-군포체육공원-산본역 (쌀쌀하고 눈발 날리던 날, 당나귀 6명)  12월 첫날이 일욜이라 송년산행 치고는 다소 빠른 오늘.멀리 안가고 근교 산을 가기로 해 수리산을 간다고. 오늘 산행은 수암봉은 안 간다고 해서 산행이 너무 빨리 끝날것 같다고,9시 병목안 3거리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

삼성산을 거꾸로? (관악산역~관악역, 12/8)

송정숙 침묵이 필요치 않은 벗들의 만남 오랜 세월 만나 반백이 되어도 좋은 사이 풀꽃처럼 재잘임 시간은 상관없다 코스개관: 관악산역-관악산 일주문-4야영장-장군봉-국기봉 우회-삼막사-염불사-우회등산로-유원지 입구-관악역 (은근 쌀쌀한 날, 둘)  2주 만에 장공주랑 산에 가기로 한 날.어디로 갈까 고민하다 가까운 곳에 가기로 해 관악역에서 만나기로 했다.일찍 나섰는데도 범계에서 금정 가는 열차 간격이 뜸해 하마트면 늦을뻔.무사히 10시에 관악역 도착했는데 장공주가 안 보인다. 상행선은 그나마 자주 다니는데 하행선이 뜸해 늦나보다 했다.헌데 전화, 어디냐고. 역이요. 헌데 왜 안 보여?관악산역에서 기다리고 계시다고. 관악산 간다고 해 여기인 줄 알았다고....버스 2번 갈아타고 관악산역에서 만나니 거의 1..

추억의 명산 산행? (월악산 영봉, 12/1)

고정희 그 한 번의 따뜻한 감촉 단 한 번의 묵묵한 이별이 몇 번의 겨울을 버티게 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벽이 허물어지고 활짝 활짝 문 열리던 밤의 모닥불 사이로 마음과 마음을 헤집고 푸르게 범람하던 치자꽃 향기, 소백산 한 쪽을 들어올린 포옹, 혈관 속을 서서히 운행하던 별, 그 한 번의 그윽한 기쁨 단 한 번의 이윽한 진실이 내 일생을 버티게 할지도 모릅니다 코스개관: 덕주사-마애불-마애봉-영봉-신륵사 (생각보다 춥지 않던 날, 당나귀 5명)  지난 속리산 산행이 힘은 들었어도 아주 좋았다.12월 첫 산행을 월악산으로 간다고. 그러고 보니 월악산 가 본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안난다.추억의 명산순례?신천씨는 결석계를 냈고 넷이 출발. 회장님은 고향에서 바로 목적지로 오신다고....아침 안개가 자욱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