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0산행기

빡세게 충북알프스 2구간을 가다 (장고개~장암리, 9/19)

산무수리 2010. 9. 24. 00:36

내가 원하는 것은 - 사파르디 조코 다모노(1944∼ )


자신을 재로 태워버릴 불에게 나무가

사랑한다는 말 한 마디 전할 새가 없는 것처럼

나는 그렇게 널 사랑하고 싶다

자신을 물방울로 사라져 버리게 하는 비에게 구름이

사랑한다는 표현 한 번 할 새가 없는 것처럼

나는 그렇게 널 사랑하고 싶다


사랑은 절망임을 말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시인 사파르디 조코 다모노. 사랑의 문법은 어느 나라나 비슷한 모양이다. ‘자신을 재로 태워버릴 불에게 나무가 사랑한다는 말 한 마디 전할 새가 없는 것처럼’이라는 표현은 얼마나 사랑의 급박함과 부끄러움, 또는 절망을 한꺼번에 표현하고 있는가. 사랑은 이렇게 ‘표현 한 번 할 새가 없는’ 급박한, 절망스러운 것이다. 그리고 시는 그것을 쓰는 것이리라. 그 절망스러움을. 다시 한번 중얼거린다. 세계 어디서나 사랑은 절망이다. 따라서 시도 절망이다. <강은교·시인>

 

산 행 일 : 2010. 9. 19 (일)

날씨:  간간히 비가 오는듯 했지만 비옷 입지않고 산행 할만 했음

멤버: 당나귀 9명(7명만 완주)

코스개관 :   장고개 - 형제봉 - 천왕봉 - 비로봉 - 신선대 - 문장대 - 장암리 (10:00~19:00, 19.7km )

 

실질적인 추석 연휴나 마찬기지 인 오늘. 꼭두새벽 비가 제법 많이 내린다. 오늘도 비?

다행히 비는 소강상태인데 지난번보다 멤버가 더 적을것 같은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 달랑 9명이 큰 버스 타고 출발.

승용차 2대면 될텐데 이렇게 계속 다녀야 하나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하는거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지만 정작 모자란 돈 메꾸는 회장님은 천하태평.

 

잠을 설친지라 차에서 길게 누워가는 날 보고 참 잘 주무신다는 동안총무. 지가 집에서보다 나오면 잠이 더 잘 오거든요. 잠도 섪쳤구요...

휴게소 한번 쉬는데 어찌나 한갖진지 거의 평일 수준. 길게 안 간다는 성사장과 그 성사장과 같이 놀기로 한 동안총무님 정2품 소나무 앞에서 하차하고 (어린 백성들은 어찌 하라고...) 나머지 7명은지난번 하산했던 장고개 도착해 츌발한 시간이 10시.

기사님이 길을 봐 두었다 이리 올라가라 알려 주신다. ㅎㅎ

 

 

 

 

 

 

 

 

 

 

 

초장 급경사 조금 올려치니 키 큰 나무들이 있는 아주 멋진 숲. 날씨도 적당히 흐려주어 지난번같이 더워에 죽진 않을것 같고 미모에 기스도 덜 갈것 같다.

오늘 제일 헤맬 사람은 바로 나. 더구나 오늘 코스가 거의 20K 인지라 헤드랜턴도 준비하라고...

군데군데 도토기라 많이 떨어져있지만 갈길이 많은지라 다들 아까워하면서 부지런히 올라가기.

산세도 구병산보다는 속리산쪽이 훨씬 좋아진것 같다. 나무때문에 조망이 가리긴 하지만 흐린 날씨 치고는 조망이 좋은편.

오늘 형제봉까지 가는 길이 1/3 정도라는데 형제봉에서부터는 대간과 길이 같다고 한다. 중간중간 쉬면서 간식을 먹지만 지난번에 비하면 물도 많이 안 먹히고 덜쉬면서 산행시간을 단축해 보려고 애쓰는데 초장부터 넘어진 나. 지난번 넘어져 생긴 멍이 가시기도 전 도합 세번 정도 넘어진것 같다. ㅠㅠ

내가 힘들어하니 중간중간 기다려주어 잠시 쉬는데 이작가님이 오늘은 복숭아만한 자두를 나누어 주는데 나중에 먹으라는데 기운 없는 난 받자 마자 먹어 치웠다.

 

 

 

 

 

 

 

형제봉 가기 전 길 한번 건너고 백두대간 갈림길인 못재 지나고 갈령 3거리 지나고 비로소 나타난 형제봉.

몇년 전 대간 이 코스 할때는 형제봉 사람이 많아 올라갈 엄두도 내지 않았는데 오늘 올라가보니 조망이 아주 그냥 죽여준다.

바위도 아주 넓지는 않지만 7명은 충분히 앉을 수 있어 오늘도 레이스 식탁보 깔고 조촐한 점심먹기.

밥 먹고 커피도 타 마시고 작품활동 한바탕 하고 천왕봉을 향해서 가기.....

 

 

 

 

 

 

 

 

 

 

 

 

 

 

 

 

 

길은 오르내림이 심한가 싶으면 평탄한 길이 나오고 순한가 싶으면 경사가 심한 곳이 나오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길은 아주 예뻤다. 중간 중간 조망 좋은 곳에서는 짬짬히 쉬면서 간식 먹기. 멀었던 천왕봉이 조금씩 가까워 오는데 그쪽 바위모습이 정말이지 멋졌다.

헌데 천왕봉까지는 정말이지 아주 멀고 힘겨웠다. 문제는 천왕봉 가까워지니 가스가 껴 시야가 보였다 안 보였다는 반복. 그래도 비는 내리는듯 마는듯 하다.

천왕봉에서 사진 찍고 문장대를 향해 가는데 이쪽은 간간히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예전에 왔던 장각동 하산길도 지나고 원숭이 바위도 지나고 신선대에 도착하니 비가 제대로 내린다.

잠시 쉬면서 당귀 막걸리에 감자전, 도토리묵으로 간식 먹고 비옷을 입으려니 비가 또 가늘어져 그냥 진행.

문장대에 도착해보니 예전에 있던 매점 건물을 완전히 철거해 그윽해 졌다. 시간도 많이 늦어져 사람도 없고 해 지기 전 빨리 하산을 해야겠기에 문장대는 다음 산행에 올라가기로 하고 바쁘게 하산.

1시간 이내 하산하자는 소리때문에, 진작 내려가 기다리는 동안총무와 성사장님을 덜 기다리게 하겠다는 소망으로 죽어라 하산. 그래도 막판 30분은 불 며고 하산하니 50분 소요. 다들 다리가 뻐근하다고. 나만 힘든줄 알았는데....

 

 

 

차 타고 조금 내려와 마당에서 간단하게 세수와 발만 씻고 기사님과 충무님이 예약해 놓은 '소나무식당'에서 자연산 버섯찌개 먹기.

찌개도 맛 좋았지만 김치맛도 좋았고 호박전, 뽕잎 나물이 맛 좋았다.

오늘은 어찌된 일인지 술도 거의 안 마셔 맥주3명에 소주 한병으로 끝내니 밥 먹는 시간도 30분도 채 안 걸렸다.

오늘 저녁은 이대장님이 쏜것 같다.

8시 전 차 타고 고속도로에 들어서니 TV가 나와 연속극 두편째 보는데 벌씨 평촌. 10시반 귀가.

다음 산행은 무박으로 한다 하다 오늘보다 코스가 짧으니 조금 일찍 출발하는 당일 산행을 한다고...

멤버가 적으니 산행길에서는 앞뒤가 다 함께 진행 하고 담소도 나누어 분위기는 좋았지만 그래도 멤버들이 많이 빠지니 많이 허전하다.

오직해야 식당 주인이 큰 차 기사님 포함 10명만 왔다고 놀랜다.

바쁜일 많겠지만 그래도 우선순위을 당나귀 산행에 함께 해 주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본다.

추석 잘 쇠시고 10월의 첫주에 뵙겠사옵니다~

 

-이작가님 사진 동영상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