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 - 박시교 (1947 ~ )
누구나 바라잡으리
그 삶이
꽃이기를.
더러는 눈부시게
활짝 핀
감탄사이기를.
아, 하고
가슴을 때리는
순간의 절벽이기를.
절벽, 그 앞에 서보라. 수만 곡선들을 품은 직선의 아찔함. 절벽은 아찔함 앞에서 지상의 모든 곡선을 지운다. 그 아찔함의 말없음. 그 직선의 끝에 피는 꽃의 몸. 꽃은 순간 땅에 꽂히는 감탄사가 된다. 당신은 그런 ‘순간의 절벽’이 될 때가 있는가. 이 여름, 열정의 꽃이 핀 아찔한 순간의 꿈, 직선의 절벽이 되어라. 그러나 거듭 말하지만, 곡선을 품은 부드러운 직선이 되어라. 이 세상이라는 모래밭에 직선의 발자국을 찍어라. 삶의 곡선으로 충만한 그 절벽의 직선의 발자국을! 나부끼는 순간의 발자국을! 좋은 시는 직선의 출생신고이며 어느 여름날 가슴을 때리는 꽃의 개화다. 직선의 발자국, 그것은 꽃잎 위에서 삶을 향하여 외친다. 모든 삶은 꽃이다, 라고. <강은교·시인>
만나는곳: 2010.9.22. 223:00 양재역 8번 출구
코스개관: 설악동-비선폭포-ㅌ폭포-설악동 (4:00~15:10)
날씨: 맑았던 날씨가 정상부에 올라설 즈음부터 가스가 끼어 조망을 못 본게 아쉬움으로 남음
멤버: 안내산행 따라가기
긴 연휴의 올 추석.
불행히도(!) 금욜은 출근을 해야 하고 이젠 함께 산에 갈 멤버 구하는것도 힘든터인지라 차라리 다행이다 싶었다.
둘리와 함께 운길예봉을 가기로 했었는데 무박으로 서락 가는 건이 있는데 함께 가자고 한다. 웬 횡재인가 싶다.
민폐가 될것같은 불안감은 있었지만 숙원사업인 곳인지라 유혹을 이길 수 없어 콜.
둘리네 멤버가 나 빼고도 11명. 그 중 한명이 준 대장 노릇을 한다고 해 그 대장만 쫓아가면 된다고 한다.
양재 엉뚱한 출구에서 한참 기다리다 8번 출구에서 겨우 만나 차 타니 만차. 우린 일단 비몽사몽 모드로 차 타고 갔다.
휴게소 쉬고 공룡간다는 6명을 오색에 내려주고 설악동으로 이동. 매표하고 비룡폭포로 들어가는데 불도 못 쓰게 하고 조용히 하라고 한다.
오리무중의 길을 장님 더듬듯 겨우겨우 가서 안 보일만한 곳에서 비로소 불을 켠다.
오늘 세팀 정도가 이 코스에 붙는데 우리가 도착은 제일 먼저 했는데 안전히 가기 위해 비룡폭포에서 대기하고 있다 진행 한다고...
뒷팀이 먼저 비룡폭포 상단으로 올라가고 우리팀은 이곳에서 아침을 팀별로 해결하고 5시 좀 지나 출발.
폭포 상단부에서 한명이 미끄러져 물에 빠진다. 추석에 내린 비때문에 계곡물이 불어서인것 같다. 나 조심한다고 건너는데 뒤로 주저앉으며 바지까지 젖었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일으켜줘 그나마 신발, 상의는 무사. ㅠㅠ
초장부터 이러니 내내 버벅모드로 가니 보다못한 대장이 잡아줘 덜 헤매고 더 이상 미끄러지지는 않고 계곡을 치고 올라가기. (효도 관광 모드?)
올라가니 별따는 소년 가는 길이다.
올라갈 수록 폭포의 속살을 보여주는데 길은 점점 험해져 간다. 그 와중에도 여유있는 사람들은 사진 찍고 찍히느라 바쁘다.
난코스를 조심조심 네발로 기다시피 올라가 폭포 중간즈음에서 우측으로 올라치는데 영 앞에 진행을 하지 않는다.
이곳에서 2시간 정도 대기를 하다보니 뒷팀은 포기하고 하산하고 우리팀 대장, 앞팀 대장이 함께 버벅대는 사람들을 거의 끌어 올리다시피 하느라 시간이 지체된것.
막상 내가 올라가보니 마음과는 달리 팔에 전혀 힘이 안 들어가고 발을 자꾸 미끄러지고...
밀고 앞팀 대장이 끌어 올리다시피 해 겨우겨우 올라갔다. 우리팀 대장은 손 여기저기 까져 상처 투성이... 두루 미안타..
그래도 우리팀 여성 멤머들 대부분이 산행을 워낙 잘해 비교적 빨리 올라갈 수 있었다.
헌데도 이름 조차 처음인 사람들도 여러명인것 같다. 전생에 무슨 복을 지어 이런 비경을 직접 와 볼 수 있는건지....
폭포는 비가 많이 내린 덕분에 계곡 건널때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수량이 많아 아주 장관을 이룬다. 아래서 봐도, 옆에서 봐도, 위에서 내려다봐도 싫증도 나지 않았고 사진은 아무리 찍어도 성에 차지 않았다.
몇번의 보조자일을 걸고 올라간 길을 어찌어찌 올라갔다. 이젠 정말 걸어 올라가는 곳만 남은 줄 알았는데 그 걷는 길도 결코 만만하진 않았다. 나만 그런건지 힘 빠지고 지치고 배도 고프고 경치는 오리무중이라 아무것도 안 보이니 어디쯤에 내가 있는 건지도 분간이 가질 않는다.
기운 다 빠지고 탈진할 즈음 겨우 폭포를 다 올라선 후 점심을 먹는데 다들 싸 가지고 온 반찬이 장난이 아니다. 산행만 잘 하는게 아니라 살림까지? 기죽어 버려...
아무튼 어디까지인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다 올라서고 나서 이젠 내려서기 시작점.
여기저기 물 구덩이가 많아 손씻을 곳, 발 닦을곳이 나누어져 있다고 즐거워 했다.
이곳 윗쪽이 뭔 대피소라는데 그래서 조용히 가라던데?
집선봉이라던가?
앞팀- 날 보고 사진 찍으라고 해 같은편 아니라고 했다 혼났다. 내편 넘의 편이 어디 있냔다. 찍고 카페에 들어와 올려놓으면 된다고... 대장님 옆의 사람은 위에서 사람이 어깨로 떨어지는 바람이 인대를 다쳐 팔을 걸고 있었다.
들키기 쉬운 구간은 침묵 속에 진행을 했고 능선산행을 하면서 그나마 가스가 조금씩 걷힐때는 다들 그 경치에 감탄을 연발.
여기 저기 사진을 찍고 찍혀도 즐겁기만 하다.
산행이 2시간 이나 지체된지라 예정에 있던 ㅎ봉 정상까지 못가고 하산을 하는것 같다. 하산도 원래 계획은 계곡산행이었는데 짧은 능선코스로 바뀐것 같다.
후미대장은 끝에서 서두르지 않고 강요도 하지 않으면서도 낙오자 없게 통제를 잘 한다.
그래도 하산길에서는 간간히 조망이 트이는 곳이 있어 울산바위, 달마봉을 눈이 시리게 볼 수 있었다.
금방 내려서면 계곡이라고 손 씻으면 된다더니 끝까지 계곡이 보이지 않아 우리 대장한테 항의하니 산행이 늦어져 짧은 코스로 내려와 달라졌다고....
헌데 그 짧은 코스도 길고 힘들었다. 내려서고 보니 설악동. 무사히 하산하고 보니 어찌나 기쁘던지...
온몸이 쑤신다. 공룡 간 사람들이 아직 도착을 못해 먼저 출발해 대포항으로 이동.
저녁시간으로 1시간 반 정도 주어 우리팀도 횟집에서 푸짐하게 배부르게 잘 먹었다.
17:40 출발. 비몽사몽 오는데 차는 별로 막히지 않고 무사히 서울 입성.
친구 잘 둔 덕분에 껌붙어 숙원사업 한가지를 이루던 날이었다.
두루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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