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0산행기

충알 졸업은 힘들어.. (문장대-활목고개, 10/3)

산무수리 2010. 10. 11. 13:49
낮술 한잔을 권하다/박상천  


낮술에는 밤술에 없는 그 무엇이 있는 것 같다. 넘어서는 안될 선이라거나, 뭐 그런 것. 그 금기를
깨뜨리고 낮술 몇 잔 마시고 나면 눈이 환하게 밝아지면서 햇살이 황홀해진다. 넘어서는 안될 선을
넘은 아담과 이브의 눈이 밝아졌듯 낮술 몇 잔에 세상은 환해진다.
우리의 삶은 항상 금지선 앞에서 멈칫거리고 때로는 그 선을 넘지 못했음을 후회하는 것.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보라. 그 선이 오늘 나의 후회와 바꿀 만큼 그리 대단한 것이었는지.
낮술에는 바로 그 선을 넘는 짜릿함이 있어 첫 잔을 입에 대는 순간, 입술에서부터 ‘싸아’ 하니
온몸으로 흩어져간다. 안전선이라는 허명에 속아 의미없는 금지선 앞에 서서 망설이고 주춤거리는
그대에게 오늘 낮술 한 잔을 권하노니, 그대여 두려워 마라. 낮술 한 잔에 세상은 환해지고
우리의 허물어진 기억들, 그 머언 옛날의 황홀한 사랑까지 다시 찾아오나니

 

산 행 일 : 2010. 10. 3(일)

코스개관: 
장암리 - 문장대 - 관음봉 - 속사치 - 복가치 - 묘봉 - 상학봉 - 미남봉 - 활목고개(11km ,8:00~18:40)

멤버: 당나귀 10명

날씨: 오전 가스낀 날씨, 점심무렵부터 개는것 같더니 한, 두 차례 소나기내림. 산행 자체에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었는데 암릉코스가 대부분인지라 바위가 젖어있어 어려움이 많았음.

기타: 산행 후 한우파티

 

충알 마지막구간 구간이다. 이번 충알은 3회라 다행히 한번도 빠지지 않았다.

원래 문장대-묘봉 코스가 금지구역이라 무박으로 진행하려다 구간이 길지 않으니 출발시간을 2시간 당겨 당일로 하기로 했다.

헌데 주말의 비소식. 암릉구간이 대부분인데 비라니... 안 갈 수도 없고 가자니 그렇고...

다행인지 토요일 낮부터 내렸으니 일요일에는 그칠것 같다.

차 타니 오늘은 10명. 아무튼 잤다. 헌데 휴게소 들리지 않고 고속도로를 나왔다.

어 아침은? 다들 밥 굶고 산행 하는 줄 알았다. 지난번 총무님이 근처 식당을 알아 놓았다고... 

 

 수옥정이란 식당에서 아침밥 먹기. 휴게소보다 훌륭한 가정식 백반으로 아침을 먹고 차 타고 속리산으로 출발.

 

출발 전 단체 사진

 

다리에서 단체 사진 찍고 출발하기.

비는 다행히 내리지 않는다. 이런날 잘 하면 운해를 볼 수 있는거지?

아무튼 거의 쉬지않고 문장대까지 올라가기. 날이 습해서인지 생각보다 더운 날씨.

 

 

 

동안총무표 더덕 슬러쉬 먹기. 도대체 이게 얼마 만인지.. 다들 흐뭇한 만족감으로 맛보기... ㅎㅎ

 

다 좋은데 오늘도 문장대는 가스가 꽉 차 아무것도 안 보인다. 뭐 그리 감출게 많은건지...

지난번 못 올라간 문장대를 오늘은 올라갔다 왔다. 그리고 충알을 조성해 놓고 관음봉 구간을 통제하는건 말이 안된다고 해 이곳 금지가 잠정적으로 풀렸다던가? 그래서 금지구역 표지판을 없앤것 같다. 마음은 훨씬 가벼운데 발걸음은 마음을 못 따라가는게 아쉽다.

 

 

 

 

문장대에서의 단체

 

 

 

 

 

 

 

 

 

 

 

 

 

 

 

 

관음봉까지의 구간은 참으로 힘겨웠다.

문장대에서 내리막은 무너져 내리는 급경사를 내려가더니 곧 나타나는 암름. 암릉이 아직 물기를 많이 머금고 있어 참 조심스럽다.

지난번 서락에서 팔뚝 힘을 길렀건만 여전히 난 도움이 필요한 존재. 여군도 제대한지 오래되니 민간인 아지매와 다를게 없어지나 보다. 그것도 나날이 비대해 가는 아지매가 알프스에서 참 고군분투 한다 싶다.

 

우회구간인줄 알고 선두 몇명이 왼쪽으로 빠졌는데 길이 영 달라진다고 한다. 그나마 우회를 안해 제대로 된 길로 가긴 갔는데 나타나는 대슬랩.

어찌어찌 온몸산악회의 진수를 보여가며 겨우겨우 올라가니 길 잘못든 백성들 찾으러 나섰다 온 동안총무는 슬랩을 피해 가뿐히 올라왔다. 헌데도 박사장 부부는 떨어져 많이 해맸는지 한참만에 나타났는데 모자, 티셔츠 등에 흙이 묻어있다.

관음봉 정상석도 어찌나 아슬아슬한 곳에 세워있던지 동안총무만 대표로 올라가 정상석을 껴안고 사진찍고 나머지 백성들은 그저 바라만 보았다.

그래도 그동안 끼었던 가스가 걷히면서 사방으로 보여주는 멋진 경치는 '속리' 에 들어온 실감이 난다.

정말 멋진 광경들. 문제는 진행 거리에 비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는 것. 오늘 산행도 심상치 않을것 같고 결코 빨리 끝날것 같지 않은 예감.

 

 

 

 점심 먹기

 

마음 같아서는 묘봉까지 진행하고 밥을 먹으면 좋겠지만 언제 갈지 몰라 일단 짐 무거운 백성 짐도 줄여줄겸 그늘에서 밥을 먹고 가기로 한다.

반대편에서 온 사람이 들고 다니는 보따리에서  송이, 능이... 버섯을 보여주면서 자랑을 한다. 흐미, 부러운거...

밥 잘 먹고 막걸리도 한잔 마시고 전열을 가다듬어 출발.

 

 

 

 

 묘봉 거기 전에도 밧줄 구간은 계속 나오고...

 

난코스의 매력은 조망이 좋다는것. 바위 모습도 멋지고 나무들도 멋지다는 것.

묘봉 가기 전 갑자기 대책없이 내리는 소나기. 다들 놀래 옷 찾아입고 배낭 카바 씌우느라 바쁜데 위에서 소리쳐 부르는 이대장.

알고보니 바위가 처마처럼 되 있는 곳에서 비를 피하고 있다.

진작 말을 하지~

비는 그칠것 같지 않더니 막상 묘봉 정상 거의 다가니 다행히 그쳤다.

 

 

 

 

 묘봉에서

 

전엔 묘봉 올라갈때 별 어려움 없이 올라간것 같은데 이젠 누군가의 도움이 없으면 가기 힘들다. 산이 달리지진 않았으니 문제는 내 체력이 하향곡선을 긋는것 같다. 가고싶은 산이 아직 많은데 걱정이다 걱정.....

 

 

 

 

 

 

 

 

 상학봉에서

 

상학봉까지 가는 길도 결코 쉽지 않았고 밧줄구간은 계속 나왔다. 우회 할 수 있는길은 대부분 우회를 했다. 그 바람에 정작 개구멍 바위를 통과한것 같다. ㅠㅠ

묘봉 구간부터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오늘같이 소나기 내린 후라 길도 미끄러운데 단체로 이 코스로 오는건 부담이 참 많을텐데....

내가 힘드니 남의일 같지 않다.

 

 

 

 

 

 

 

 

 

 

 

 

 

 

 상학봉 지나고 나서도 암릉은 계속 이어지고...

 

상학봉 지나고 나니 시간이 늦어져서 이젠 반대로 오는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운흥리 갈림길까지도 계속 암릉이 이어졌다. 지난주 서락에서 팔뚝 힘을 길렀는데도 오늘 코스도 그 못지않게 온몸을 사용해야 하는 코스로 정말이지 체력이 바닥이 난 느낌.

쉴때마다 먹고 마시고 했는데도 보충이 잘 되지 않는다.

 

 

 

 

 

 오늘도 산에서 일몰을 보고.... ㅠㅠ

 

운흥리 갈림길 지나서도 활목고개 까지 참으로 멀었다. 선두와 거의 30분 차이나게 헤드랜턴 겨우 쓰는걸 면하고 일몰을 보고 무사 하산. 그 와중 막판 10여분은 나만 길을 다른곳으로 하산. 다행히 바로 위에 차량이 보였으니 망정이지....

 

 한우파리...

 

버스 세워놓고 길거리에서의 한우 파티.

회장님이 금일봉 내 놓으시고 경림씨가 야채 준비하고 박사장이 고기를 사와 배브르게 졸업파리를 했다.

8시 출발.

 

졸업을 하고보니 충북 알프스 구간은 한 구간도 편한 곳이 없었다.

첫구간은 폭염에 헤매는 구병산 산행이었고 두번째 구간은 워낙 코스가 길어 역시나 해가 진 후 하산했고 오늘은 2시간 일찍 출발했는 데도 결국 난코스가 이어져 일몰을 산에서 맞아야 했다.

세구간 다 일부는 크게 힘들지 않고 다녀온 곳이라 염려를 하지 않았는데 막상 알프스라는 이름하에 종주를 해 보니 정말이지 산의 진면목을 맛본건 좋았지만 역시나 이름 붙은 코스는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것 같다.

멋진 구간이었다. 함께 해 준 당나귀들께 고마음을 전하며 늦어진 산행기를 마친다.

10월 3주 부터는 한남금북정맥 시작을 속리산에서 시작 한다고....

버스에 20명이 차길 기대해 보며....

 

-이작가님 사진, 동영상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