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0산행기

고회장표 지리 (12/27~29)

산무수리 2011. 1. 4. 16:52

금연 포기 - 김중식(1967∼ )


 다리 꼰 조개가 숯불 위에서

 처녀 역사(力士)처럼

 지붕을 들어올리고 있다.

 속을 끓이고 있었다는 거다.

 만년설 지구 지붕이

 구름에 턱 괴고 모자 벗어 인사하는데

 오랜만에 찾아오신 깨달음 하나

 즉, 피는 것도 집착이지만 끊는 것도 집착!

 뭔 삶을 그리 아메리칸 퀼트처럼 이어붙이시나!

 열 달 끊은 담배를 이어피면서

 그래, 집 사는 일만 포기하면 돼.

 시인도 둘만 모이면 아파트 이야기를 하는 세상에서

 그래, 침묵하면 돼.

 

  에베레스트 가는 길 해발 오천오백 미터 베이스캠프

 잠든 턱이 희미한 산소 속에서

 조개구이처럼 쩍쩍 벌어지고 있다

 뭔 삶이 이리 숯불인지.

 (후략)


끓고 있는 건 조개이기도 하고, 나 자신이기도 하다. 숯불 위의 조개가 지붕을 들어올리듯이 나는 지구의 지붕을 들어올리고자 한다. 숯불이 만년설로 옮겨오는 과정 속엔 금연을 하고, 금연을 포기하고, 다시 금연을 하는 지상의 삶이 이글거리고 있다. 여기서 끊지 못한 건 숯불 속에서 얼음을 캐는 용맹정진의 자세다. 담배에 중독된 게 아니라 삶에 중독된 거다. <손택수·시인>

 

 

 

사진에 왜 순서가 거꾸로인지...

거꾸로 타는 보일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