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0산행기

은계언니와 모락산 가기 (12/26)

산무수리 2010. 12. 26. 23:25

‘보졸레 누보’-최금녀


 
단단하지도

폭신거리지도 않는,



외로움으로

얼얼하지도 않는,



이내 내리는 저녁의

애달픔도 없는,



오래 견딘 관절들의 신음도

깜박 잠이 든,

있어야 할 것 모두 제자리에서

꿈을 꾸고 있는,



두껍지도 얇지도 않은 고요를

덮고 누운.

 

햇포도주 보졸레 누보 맛과 향기와 빛깔과 효험이 이런가요. 우리들 오감 이렇게 저녁 안개같이 촉촉이 젖어 들게 하나요. 이내 모든 게 적당하고 조화로운 중도(中道)의 파라다이스 지경에 이르게 하나요. 영욕(榮辱)과 애증(愛憎) 우리네 삶의 경륜이 상큼하게 발효된 이 시, 올가을 프랑스 햇포도주 업자들 품격 높은 광고시로 쓰자 몰려들 법하네요. <이경철·문학평론가>

 

 

 

 

 

 

 

 

 

 

 

 

 

 

후야 오라방이 조안면에 차 한잔 마시러 가자 했는데 소리소문도 없이 주님부부가 조안면에서 안양으로 입성했다 소식이 왔다.

소문도 없이?

오늘 만나 밥 먹기로 했는지라 패키지로 모락산 산행과 보리밥을 먹기로 했다.

헌데 사부님 어제 음주가무로 산에 못 가신다 연락이 왔고 핑계김에 나무천사도 테니스 치러가고 은계언니와 둘이 신기중 앞에서 만났다.

이 추운날 미끄러울지도 모르는데 산에 간다는 염려를 뒤로 하고 운동화 신고 나타나셨다.

그래도 명색이 마라톤 하던 사람인데 산에 못 갈까봐 하시면서...

 

실실 걸어 모락정 옆으로 해서 모락산 처음 오시니 주능선 길을 안내 해 드리기로 했다.

집도 가까우니 시간 날 때 다니시라고 주능선길 알려드리고 중간 중간 우회로 출발점, 만나는 지점, 조망 좋은 곳 등을 알려드리니 사부님과 함께 다닐 욕심으로 유심히 살펴보신다.

미리 지도로 도상훈련도 하고 오셨다고.....

 

가평킹카님은 집 근처 관리약사로 출근하시고 섭이 도령은 오마니 밥 먹는 즐거움에 매일 도시락을 싸 갖고 다닌다고..

숙자도 함께 데려왔는데 염려와는 달리 아파트 생활을 잘 견뎌내고 있다고....

오기 전 새끼를 9마리나 낳았는데 이번엔 한마리도 잃지 않았다고.

은계성이 이젠 야옹이 박사 다 되셨다 했다.

 

일요일인데도 워낙 날씨가 추워서인지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헌데도 이곳도 단체 팀이 제법 보였다.

모락산이 아주 오랫만인지 내가 모르던 나무계단이 두 군데나 새로 생겼다.

너무 오랫만에 왔나 보다.

이바구 나누며 천천히 진행해도 2시간이 채 안걸리는 착한 거리.

너무 험하지도 않고 너무 밋밋하지도 않은 산.

약수터도 있고 밧줄 구간도 있고 우회로도 있고 고천, 군포, 의왕, 안양 등 어디서든 접근 가능한 산.

 

계원대쪽으로 길게 타고 보리밥 집에서 보리밥 먹기.

은계언니 집 근처인 자유공원 앞 첼로에서 차 마시고 오랫만에 이야기 나누기.

시간 날때 콜 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오시는거 맞죠?

 

집으로 가는 길 옥경이네 가게에 들리니 남푠, 딸까지 나와 있다.

알바생이 아파 일찍 귀가하고 한명 그만두고 해 오늘은 가족끼리만 하고 있다는 친구.

개업한지 2년이 다 되 가는데 업종변경을 심각하게 고려중이라는 친구.

아들은 군대 가 있고 딸은 말레이지아에 유학중인데 그럼 혼자 집에서 뭘 하냐고....

맛 좋은 스파게티와 햄버거 포장해 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