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장구 - 손택수(1970~ )
일년에 한 번은 집이
장구소리를 냈다
뜯어낸 문에
풀비로 쓱싹쓱싹
새 창호지를 바른 날이었다
한 입 가득 머금은 물을
푸ㅡ 푸ㅡ 골고루 뿌려준 뒤
그늘에서 말리면
빳빳하게 당겨지던 창호문
너덜너덜 해어진 안팎의 경계가
탱탱해져서,
수저 부딪는 소리도
새 소리 닭 울음소리도 한결 울림이 좋았다
대나무 그림자가 장구채처럼 문에 어리던 날이었다
그런 날이면 코 고는 소리에도 정든 가락이 실려 있었다
손택수 시인은 부산 촌놈이다. 그가 시집의 약력도 읽지 않느냐고 핀잔을 줄지는 모르지만, 그는 거기서 몸을 키웠다. 평생을 시장통 지게꾼으로 살아오신 그의 아버지의 뼛가루가 거기 아무렇지도 않은 나무 아래 있다. 그는 담양에서 태어났고, 그래서 그의 마음은 거기 촌놈이다. 이 시가 그 증거다. 나는 이 남도가락으로 마음의 결을 키운 사람들이 좋다. 땅! 덩기덕 쿵 딱! 덩기더기 덩기더기 덩더러러러러 쿵 따! 장구라고는 채도 잡을 줄 모르지만, 그 신명만은 내 가슴에 산다. 담양에서는 ‘(육)모정’도 ‘시정(詩亭)’이라고 한다고 그는 짐짓 목소리를 높인다. 백번 인정한다. 담양은 그런 곳이고, 나는 저 가락의 신명을 아는 사람들이 좋다. 아하, 장구 소리를 내는 저것에는 잘 마른 들국화가 있고, 아이 손바닥만 한 쪽유리가 있다. 지금 내 할머니가 인기척을 따라 눈바람 치는 바깥을 쪽유리로 내다보고 있다. 내 할머니가 저 가락을 알았다. 그의 할머니가 그렇듯이. (장철문·시인·순천대교수)
산행일: 2013.2.20 (수)
코스개관: 오색-대청봉-중청-희운각-비선대-설악동 (8:00~ 16:00)
멤버: 둘
날씨: 쌀쌀함
지리 경방은 2.16 부터이지만 설악은 3.4 부터인지라 일단 지리를 찍고 설악을 가기로 했는데 여산은 설악은 안 간다고 하고 이감탄은 가고 싶어 하는데 일정이 맞지 않는다. 안샘이 함께 설악 가자 하니 공적으로 바빠 도저히 못 간단다.
대피소 박을 하자 하니 민박후 가자 한다. 그러느니 일찍 출발해 당일에 넘기로 했다.
남의편 테니스장 멤버들과도 설악을 가기로 했나본데 선물 대신 설악에 가기로 한지라 따로 가는데 그 팀은 설악동에서 출발한다고 한다. 중간에 만나 차 키를 받는다고...
4시반 출발. 오색 그린야드 온천장에 차를 대고 준비한 김밥과 오뎅국으로 아침을 먹었다.
출발시간 8시경. 간간히 1,2명 개인 팀들이 보인다. 초장 눈이 있어 아이젠 하라고 해 했는데 곧 눈이 없는 길이 한동안 나오는데 빼기 귀찮아 그냥 가기.
헌데 내 아이젠이 끊어졌다. 남의편이 어찌어찌 걸어주어 무사히 산행 하는 동안 문제 일으키지 않았다.
아침엔 쌀쌀해 옷이 얇아 조금은 후회를 했는데 해가 들면서 견딜만 하다.
닐도 아주 좋다. 눈이 없어 아쉬웠는데 올라가니 제법 눈이 있다.
동남아 관광객으로 보이는 단체 팀이 내려오는데 복장도 불량하고 원밴드 아이젠을 하고 하산하는데 위태위태 하다.
올라갈 수록 조망도 좋아지고 사람도 많지 않고 돌계단 길이 눈이 쌓이니 산행 하기엔 더 좋다.
아무튼 나무천사는 작품 찍느라 늦고 내가 앞서서 대청봉 올라가는데 포근해진 날씨와는 달리 대청봉은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허겁지겁 종청으로 쫓겨 내려오는데 바람때문에 한번 넘어지기까지 했다.
아직 체중이 부족한가 웃었다. ㅎㅎ
릐운각에서 점심 먹자 했는데 쉴겸 중청 대피소에서 싸 온 주먹밥과 오뎅국으로 점심을 먹으니 간편해서 좋았다.
대피소 취사장은 사람들이 제법 있다. 우리가 제일 먼저 출발.
다행이 이쪽은 바람은 많이 불지 않는다.
봉정암 갈림길에서 희운각 내려가는 길은 작년보다 눈이 훨씬 많이 쌓였다. 거의 스키장 수준이다.
올라오는 사람은 거의 네발로 기는 수준이다.
한번 미끄러지는데 하염없이 내려간다. 아무튼 눈 덕분에 빛의 속도로 희운각에 도착했는데 테니스 장 팀을 희운각 다리에서 만나 열쇠를 건네 받았다.
설악동까지 가는 길은 아이젠 끼고 가기 좋은 정도로 눈이 쌓여 있다. 간간히 바람때문에 눈이 많이 쌓인 곳도 있고 길이 거의 한사람 겨우 다닐 정도만 러셀이 되어 있지만 오늘같은 평일에는 아주 좋다.
비선대까지 쭉 내려왔다. 비선대까지는 광광 모드의 사람들도 오는지라 당연히 눈이 없을줄 알고 아이젠을 뺐는데 눈, 빙판, 물구덩 등이 신흥사까지 이어진다.
여기 내려오는게 더 식은땀 났다.
설악동은 예전에는 눈을 일부러 쌓고 동굴도 만들었는데 이번 겨울엔 눈을 완전히 치워놓아 감흥이 없다. 그래도 관광객들, 절에 온 신도들이 제법 많고 동남아 관광객도 보여 놀랬다.
차량 회수 해 오색에 가 하산팀에게 차 위치 알려주고 우리 차 찾아 귀가하기.
차 두대로 교차 산행을 하니 피차 시간 절약, 택시값 절약이 되었다.
저녁 먹기 너무 일러 결국 저녁도 집에 와서 먹었다.
설악을 북한산 가는 것처럼 다녀올 수 있어 참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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