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3산행일기

모처럼 여럿이 산행을 하니 (운길-예봉산, 6/6)

산무수리 2013. 6. 9. 22:35

고비의 고비  - 최승호(1954~ )

고비에서는 고비를 넘어야 한다

뼈를 넘고 돌을 넘고 모래를 넘고

고개 드는 두려움을 넘어야 한다

고비에서는 고요를 넘어야 한다

땅의 고요 하늘의 고요 지평선의 고요를 넘고

텅 빈 말대가리가 내뿜는 고요를 넘어야 한다

고비에는 해골이 많다

그것은 방황하던 업덩어리들의 잔해

고비에서는 없는 길을 넘어야 하고

있는 길을 의심해야 한다

사막에서 펼치는 지도란

때로 모래가 흐르는 텅 빈 종이에 불과하다

길을 잃었다는 것

그것은 지금 고비 한복판에 들어와 있다는 것이다.


몽골어로 풀이 자라지 않는 거친 땅이란 뜻의 고비. 고비사막을 건너는 법은 고비를 잘 넘는 데 있다. 고비사막에서 가장 힘든 것은 곳곳에 널려 있는 뼈와 해골, 돌과 모래뿐인 척박한 땅이 아니다. 동서로 1천6백 킬로미터 남북으로 8백 킬로미터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하늘과 땅과 자연이 펼쳐놓은 황량한 고요, 고비에서 방황하고 주저앉은 업덩어리들의 잔해, 그리고 고개 드는 두려움의 고비를 넘어야 한다. 그곳에서는 있는 길을 의심하고 없는 길을 만들고 넘어야 한다. 용기와 도전정신이,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 지금껏 걸어온 길은, 과거는 한낱 신기루에 불과하다. 한바탕 모래바람이 쓸고 지나간 뒤 사막에서 펼치는 과거라는 지도는 텅 빈 종이조각처럼 아무런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삶에 고비를 맞았다면, 길을 잃었다면 고비의 한복판에서 고비를 넘어야 한다. 여러 해 전 제법 긴 시간 동안 고비사막에 머물렀던 최승호 시인이 이렇게 고비의 고비를 넘었을 것이다. (곽효환·시인·대산문화재단 사무국장)

 

산행일: 2013.6.6 (목)

코스개관: 운길산역-운길산-새재고개-적갑산-철문봉-예봉산-벚나무쉼터-팔당역 (9:30~17:00)

멤버: 7명

날씨: 30도가 넘는 아주 더웠던 날.

 

이감탄이 운길-예봉산을 아직 못 갔다고 한다. 마침 쫀누나 함께 산행 가능하다고 해 선수 모집을 하니 여산도 된다고 하고 당나귀 부회장님 부부도 함께 가신다고.

이감탄 절친 한명 같이 가도 되냐고 한다. 아주 환영한다고 했다. 남의편은 갑자기 일이 생겨 못가게 됐다.

수욜 저녁 대통령배 해단식으로 밤늦게 귀가해 준비할 시간이 없다.

낮에 상담샘이 아버지가 농사 진 야채 택배 보내주어 상추를 얻어 내일 반찬 한가지는 해결 되었다.

밤 늦게 집에 가 상추 씻고 물 얼리고 나름 바빴다.

 

7시 쫀누나와 만나 이촌으로 가는데 부회장님 부부는 벌써 이촌역이란다. 헐~ 먼저 운길산역에 가시라고 했다.

7:53 출발하는 차라 시간이 남아 용산까지 갔는데 이 차가 쉬었다 용문으로 가는 차다. 용산에서 이미 꽉 차 하마트면 앉지도 못할뻔.

이감탄네와 만나 출발. 옥수에서 여산 타고 운길산역에 도착하니 1시간이 꼬박 걸린다.

오랫만에 오니 너무 많이 달라져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르겠다.

여산이 산행 안내를 해주어 헤매지 않고 출발.

 

 

 

 

 

 

 

 

 

 

 

 

 

 

 

 

 

날씨, 초장부터 정말 더웠다. 운길산 정상까지 모처럼 찻길로 가지 않고 산길로만 간다는 여산. 다 좋은데 이 길은 수종사를 들릴 수가 없다.

오늘 조망도 꽝이라며 수종사 패스.

수종사 정상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는 않다. 정상주 한잔 마시고 새재 고개를 향해 출발.

 

 

 

 

 

 

 

새재 고개에서 점심을 염두에 두었는데 내가 자꾸 미끄러지고 넘어지니 그 전에 밥을 먹기로 했다.

헌데 여산이 의자에 앉기만 하면 의자가 젖어 버린다.

그걸 보고 둔적산이라고 웃긴다. 부회장님도 땀을 많이 흘리지만 여산에 비하면 약과다.

아무튼 땀 엄청 흘려가며 웃기며 모처럼 왁자지껄한 산행 하기. 사람은 점점 줄어든다. 이 더운 날씨 종주 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은것 같다.

중간 상추쌈과 오리고기로 점심 천천히 먹기. 그리고 출발.

 

 

 

 

 

 

 

 

 

 

 

 

 

 

 

 

 

 

 

 

 

 

 

 

 

 

 

 

 

 

 

 

 

 

 

 

적갑산 지나고 활공장도 지나고 드디어 예봉산.

더워서 천천히 진행하고 수시로 물 마시고 간식 먹고. 배가 다 빵빵하다.

예봉산 정상에서 아이스크림 먹고 다같이 인증샷 찍기.

어디로 하산할까 하나 다리가 조금 아파하는 새신자 위해 벚나무쉼터 방향으로 하산.

 

 

 

 

 

 

 

 

 

 

 

 

예봉산에 계곡이 있는줄 미처 몰랐다. 아무튼 계곡에서 탁족도 하고 조금 쉬니 훨씬 낫다.

조금 더 걸어 내려가니 능선길과 만나고 산행 종점.

뒷풀이는 배가 많이 고프지 않아 간단하게 콩국수, 파전으로 마무리.

팔당역에 오니 날씨가 장난이 아니다. 그나마 산이라 시원했었다.

내내 서서 왔지만 아침보다 덜 지루했다.

초여름 산행을 잘 견디면 한여름 산행도 무난히 하지 싶다.

처음 온 재상씨는 물론 남미언니도 시간 되는대로 함께 하기로...

 

-여산 사진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