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말들 -이장욱(1968~)

오른쪽의 반대편이 사라질 때
먼 곳에서 나의 뒷모습을 보게 될 때
회색으로부터 검은빛과 흰빛을 나눌 때
오늘의 반대말은 무슨 요일인가?
너의 반대말은 누구인가?
복잡한 예감은 언제 이루어지는가?
하지만 사랑해,
라고 말하는 사람이 칼을 만지작거린다면
밤이 점점 뾰족해진다면
한 그루의 부드러운 나무가
아가리를 벌린 채 자라난다면
의자는 책상의 먼 곳에서 타오르고
기린의 목이 점점 더 길어지고
나는 왜 조금씩 내가 아닌가?
누가 내게서 자꾸 왼쪽을 가져가는가?
내 오른쪽의
무한한 반대편을
비슷한말/반대말 시험은 공포 자체였다. 담임은 ‘동아전과’ 암기를 최상의 교육이라고 여기는 분이었다. ‘감옥’과 비슷한 말! ‘깜빵’ 아니 ‘빵깐’입니다. ‘모범’의 반대말! ‘땡땡이’요. ‘자유’의 반대말! ‘일어나유~’입니다. 장난하나! 다 나와! 거개가 이런 식이었지만, 기발한 대답으로 불만을 대신하면서도 웃는 아이는 별로 없었다. 처벌쯤 감수할 수 있다, 우리도 머리 큰 4학년이다 식의 무언의 치기였지만 그건 비판이기도 했다. 막내아이의 숙제를 봐주어야 할 때가 (아주) 가끔 있다. ‘float’는? ‘물에 뜨다’요. ‘두 배의’는? 잠깐만 아빠, 생각났다, 떠블, D.O...... D.O.B,L.E.요! U를 빠트렸네! 아차, 긁적긁적. 생각해보면, 달달 왼다는 게 사실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언제부터 말과 뜻을 일대일로 대입하는 게임에 모두 매진하게 되었는가? 애써 틀리라고 출제한 문제에서 애면글면 정답 하나를 골라내야 하는 기구한 운명은 바뀌지 않은 것 같다. <조재룡·문학평론가·고려대 교수>
산행일: 2013.7.21 (일)
코스개관: 소주고개-추곡-꼬깔봉-나가지-덕만이고개-군자리 (8:30~15:20)
날씨: 일기예보와는 달리 비가 안 내리다 3시부터 30분 동안 폭우 수준의 비가 내리다.
멤버: 당나귀 17명
두륜산에서 넘어지고 아쿠 등산화 창갈이를 보냈더니 거의 보름만에 환골탈태 해 돌아왔다.
오늘 그 신을 신고 출발.
비 예보가 있었는데 다행히 비가 내리지 않는다. 그래도 혹시나 해 오늘은 갈아입을 옷을 바지까지 준비.
총무님 차 타고 가니 1시간 늦춰져 성당과 버스정류장 부근이 아주 복잡하다. 신기해 하며 버스를 타니 아주 오랫만에 뵙는 교감샘. 그리고 부회장님. 방가방가~
까멜, 혜련씨 빠졌는데도 17명. 오늘 갈 길이 짧아 휴게소 한번만 잠깐 쉰다고 아침 집에서 먹고 오라 했다.
비 예보가 있는데도 관광버스도 많고 사람도 정말 많다.대부분 등산복인데 도저히 등산 갈 사람으로 안 보이는 사람 조차 등산복.
국민 교복 맞는것 같다.
자는둥 마는둥 하고 소주고개 도착. 원래 춘천쪽 1구간은 봉화산인데 길어 오늘은 비교적 짧은 코스인 2구간을 먼저 한다고 한다.
헌데 사진을 찍고 출발하려는데 덩굴이 덮여 길이 보이지 않는다. 가고 싶지 않다. 비 내린지도 얼마 안된지라 다들 선두를 꺼린다.
총무님 과감히 앞장 서서 길을 낸다. 초장 까끄막이지만 능선에 붙으니 다행히 길은 나쁘지 않다. 조망이 별로 없는게 흠이라면 흠.
그래도 정맥이나 기맥처럼 쓰러진 나무도 별로 없고 넝쿨고 땅끝처럼 억세지 않다.
가평이어서인지 나무는 잣나무가 많다.
한참 열심히 선두 따라가는데 백하는 선두. 절개지라 내려갈 수 없다고 옆으로 우회한다고....
우회해 내려가니 연수원 처럼 보이는 인적 없는 건물이 보이고 삼거리인데 등산로가 애매하다. 마침 이쪽 지나는 현지인 도움으로 아래쪽으로로 조금 걸어내려가 절개지 피해 등산로로 접어들었다.
여기도 역시나 덩쿨과 나무가 시야를 가린다.
밭이 나오고 선두가 또 길을 헤매고 있다. 길 같지 않은 덩굴숲을 뚫고 나가며 간간히 보이는 리본을 쫓아 길 이어 가기.
총무님이 건드린 벌집 때문에 나를 포함해 몇명이 벌에 쏳였다. 아 따거....
포장도로 나왔다. 추곡고개란다.
잠시 쉬면서 간식 먹고 농담도 한바탕 먹고 출발.
이젠 꼬깔봉이 나올 차례라는데 생각보다 아주 멀고도 높았던 꼬깔봉.
미경씨는 오르막에서 많이 힘들어 하는것 같다. 점심때 보니 배낭에 과일이 거의 냉장고 수준으로 들어있다. 그러니 힘이 들지....
그래도 오늘 노랑망태버섯 피어있는 모습을 처음 보았다.
꼬깔봉 도착하면 점심을 먹을줄 알았는데 사진 찍는동안 선두 없어져 버린다. 후미 미처 못 기다리고 선두 쫓아가는 내리막길도 뭐 그리 순탄하진 않다.
아무튼 욕 나오는걸 참아가며 골프장 끼고 가니 선두가 기다리고 있다.
모여서 비 내리기 전 허기진 배 채우기.
대부분 힘들어 입맛도 별로 없는것 같다. 그래도 밥심으로 가니 열심히 넘의 반찬을 내 반찬 삼아 많이 먹고 과일도 먹었다.
회장님이 술을 마다하신다. 대상포진이 나 자제하시는 거라고...
헐~ 굉장히 아플텐데 책임감이 뭐길래 그 몸을 끌고 산으로 오시다니.....
다시 출발.
오후 길 얼마 안 남았다더니 아니었다. 착각이었다.
또 한번 포장 도로 지나는길을 내려서는데 따끔하다. 벌에 또 쏳였다. 이번엔 더 따갑다.
덕만이 고개는 나올듯 나오들 나오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선두가 길을 잘 몰라 총무님 기다렸는데 그 길이 맞다고 내려가라는데 가다 우측 능선으로 가라는데 우측길을 못 찾아 내려가보니 물을 건넌다.
뭔가 잘못 된것 같다.
허무하게 길에 내려서서 오른쪽 산길을 갔어야 햇는데 하며 후미 기다리던 총무님은 언제 내려올지 몰라 기다리다 일단 길 따라 내려가기로 했다.
내려가보니 나오는 덕만이 터널.
새로난 길을 건너 한참 찻길을 따라 올라가니 보이는 덕만이 고개와 교회 건물.
새 도로가 나기전 잘 나가던 정보석 카페가 있던 자리라고 한다.
30여분 알바 하고 교회 뒷산을 올라가는데 본격적으로 폭우가 내리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신발, 바지 다 젖어 버렸다. 헌데 차라리 시윈하다.
앞도 뒤도 없어져 버리고 혼자 부지런히 내려가니 드디어 군자리에 서 있는 우리 버스.
그나마 뒷산 잡풀을 누군가 제거해 다행이다 했는데 전기사님이 벌소 하신거라고. 어쩐지...
먼저 온 사람들 옷 갈아입는것 기다렸다 내 차례 되어 젖은 옷 갈아입기.
알바만 하지 않았다면 이 비를 피할 수 있었겠다 싶다.
미경씨가 뱀 보고 놀라 다리에 쥐가 나 신천씨 호위로 탈출했다고 한다.
태워가지고 남춘천 IC 로 진입했는데 초장부터 엄청 막힌다.
강촌 IC로 나왔는데 역시나 이곳도 빠져나오는데 많은 시간 지체. 그래도 그 덕에 물안개 구경도 할 수 있었다.
오는길 막국수 집에서 수육과 막국수로 저녁 먹고 그 이후는 그나마 덜 막히고 회장님 대성리 내리고 평촌 도착하니 8시가 조금 넘었다.
첫구간 알바를 조금 한 덕분에 앞으로 공부는 긴장하면서 잘 할것 같다.
이쪽 나름 유명짜한 산이 많다는 작가님.
기대 된다.....
-이작가님 사진, 동영상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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