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3산행일기

고생 끝에 천국, 땅끝 졸업하다 (7/7)

산무수리 2013. 7. 8. 01:00

우주의 어느 일요일 - 최정례(1955~ )

하늘에서 그렇게 많은 별빛이 달려오는데

왜 이렇게 밤은 캄캄한가

에드거 앨런 포는 이런 말도 했다

그것은 아직 별빛이

도착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우주의 어느 일요일

한 시인이 아직 쓰지 못한 말을 품고 있다

그렇게 많은 사랑의 말을 품고 있는데

그것은 왜 도달하지 못하거나 버려지는가

나와 상관없이 잘도 돌아가는 너라는 행성

그 머나먼 불빛

하드록 그룹 스콜피온스가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다. 가사도 모르면서 노래를 따라 부르곤 했는데, ‘Always somewhere’ 같은 곡은 감미롭기도 해서 사전을 뒤적여 우리말로 해석해보기도 했던 것 같다. 기대가 너무 컸던가? 절반의 실망 속에서도 유난히 반짝거리는 대목은 “당신 없는 삶은 잃어버린 꿈과 같다고,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는지 말할 수 있어요”와 같은 구절이었다. 제목을 눈여겨본 것은 정작 몇 년이 지나서였다. ‘언제고 어디서나’라니, 어머나. 깜짝이야. 이 세상에 소멸되지 않는 사랑도 있다는 걸 어렴풋이 짐작하던 무렵이었던가. 좀처럼 물리치기 어려운 사랑, 거부하고 부정해도 꾸역꾸역 찾아오는 사랑도 있다. 스토커는 아니다. 어떤 존재나 사물이 나에게 영원히 간직된다는 것은, 내가 어디에 있어도, 내가 어떤 상황에 처해도, 나의 머릿속을 오롯이 장악하고 입속에서 항상 웅얼거린다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되면, 스토커는 나다. 스토킹의 대상은 세계와 우주, 우리의 삶과 일상이다. 매우 원초적인 사랑과 다가갈 수 없는 존재를 기록하고자 노력하는 사람, 이 세계에서 우리가 미처 쓰지 못한 말을 기필코 적어내려는 사람이 시인이라는 말일까? [조재룡·문학평론가·고려대 교수]

 

산행일: 2013.7.7 (일)

코스개관: 마봉리-접속지점-땅끝호텔-땅끝 (11:00~16:00)

멤버: 당나귀 16명+해남인1

날씨: 비가 내리다 12시에 딱 그침. 시계가 썩 좋진 않았지만 그래도 조금은 보여주었다.

 

 

 

 

 

 

 

 

 

드디어 땅끝 졸업. 호남지방의 기나긴 여정도 오늘로 끝.

버스를 타니 반가운 얼굴들이 너무 많다. 새신자까지 보인다. 야호.

오늘은 눕지 못해도 좋았다.

동안총무님이 오늘 졸업산행이라고 모처럼 강원도표 자연산 더덕을 캐다 더덕슬러쉬를 한병씩 나누어 준다. 아싸~

성미 급한 사람은 산행 출발도 하기 전 마셔 버린다.

비가 온다는 예보인데 출발에서는 비가 오지 않다 군산 휴게소에서 비가 내린다. 조금은 심란타.

가기 전 날이 갠다. 내심 다행이다 싶었는데 막상 산행 기점인 마봉리 약수터에 도착하니 우리의 갈등을 해결해 주는듯 배가 내린다.

처음부터 우비 입고 출발하라고? 알았어....

포장된 임도따라 부지런히 올라가니 지난번 하산한 지점이 나온다. 이곳에서 인증샷 찍고 내려서기.

오늘 산행은 천국가는 길 같다고 했다. (분명 내 기억엔....)

 

 

 

 

 

 

 

헌데 천국가는 길이 의외로 험하고 풀과 덩굴이 무성한지....

문명히 봄날엔 천국이었는데. 천국이 벌초가 안되어 있고 풀숲에 가려진 바위가 군데군데 있어 결코 만만치 않다.

초장 미끄러지며 정갱이를 쪟다. 아픈 내색도 못하고 얼른 일어났다.

그나마 비가 조금 소강상태인것 같다. 오늘 산행 짧아 점심 일찍 먹어야 한다고 공터 나왔을때, 비 안 올때 얼른 밥 먹어야 한단다.

내 기억에 정자가 있는것 같았는데 언제 나타날지 모르겠다. 결과론인데 정자는 거의 끝지점에 있었다.

여기서 밥 먹다간 점심이 아니라 저녁 먹을뻔 했다. ㅎㅎ

우비 벗고 두루 모여앉아 점심 부지런히 먹기. 비 온다고 쌈을 싸오지 말라했다고 해서인지 쌈이 없어 조금 아쉽다.

그래도 몇년만에 블랙커피표 냉커피를 후식으로 먹을 수 있어 정말 좋았다.

밥 잘 먹고 출발.

 

 

 

 

 

 

 

 

 

 

 

 

 

 

 

 

 

 

 

 

 

 

 

 

 

 

 

 

 

 

내 기억에 있는것 같이 평지는 아니지만 업다운이 심하지는 않다. 헌데도 군데군데 바위도 나오는데 전혀 기억에 없다.

선택적 치매 증세가 분명한것 같다. 그래도 그동안의 땅끝에 비하면 실크로드.

오늘같은 비가 암릉에서 왔다면 네발로 기어다닐뻔 했다. 그래도 밥 먹고 나서는 비가 소강상태 수준이고 가끔은 시계도 트여 바다를 보여준다.

이만하면 천국이지 싶다.

이게 무슨 천국이냐는 상큼이.

원래 고생 끝에 천국이야. ㅎㅎ

내 기억의 정자는 아직 나타나지도 않았고 땅끝모텔이 나왔는데 그새 이곳에도 다리가 놓여져 있어 무단횡단 하지 않아도 된다.

헌데 귀여운 진도개 두마리가 우릴 반긴다. 사람을 전혀 경계하지 않고 안기는데 너무 예쁘다.

강아지와 한참 놀고 기념촬영까지 하고 출발.

 

 

 

 

 

 

 

 

 

정자는 호텔 지나고 나서야 나타났다.

그때는 하도 길이 길었기에 중간의 기억은 짧려 있고 이곳부터는 다시 기억에 나는것 같다. ㅎㅎ

그때보다 길은 전반적으로 정비가 많이 되어 있어 깔끔해 졌다.

 

 

 

 

 

 

 

 

 

주차장에는 오늘 비 때문에 한가하고 상가도 문을 닫았다. 아니면 사람들로 바글거렸을 텐데....

해남인2께서 여기서 기다리고 계시다.

여학생 몇명은 배낭을 차에 싣고 비무장 산행.

전망탑이 보이는 곳에서 간부들만 찍는다고 차별화 한다. 흥, 우리 평당원끼리도 찍으면 되지~

날아라 하니조는 밥 먹고 내내 안 보인다. 진짜 날아간것 같다.

 

 

 

 

 

 

 

 

 

 

 

 

 

 

 

 

 

토발비보러 내려가는 계단은 예나 지금이나 멀었다. 녹음때문에 경치는 그때보다 훨씬 멋져진것 같다.

아무튼 일부는 바닷가까지 금 밖으로 나가 만져보고 우리는 바라만 보고 토말비에서 인증샷 찍고 출발하려니 날아라 조는 기다리는 시간에 오토캠핑장으로 가는 둘레길을 다녀왔는데 경치가 환상이라고...

여기만 해도 환상 그 자체라 우린 여기서 만족하기로.

 

 

 

 

 

 

 

 

 

 

 

 

 

 

 

 

호남에 이어 땅끝까지 2년 넘게 월 2회 호남지방을 왔는데 오늘 대장정의 마무리를 했다는 즐거움.

개근 못했어도 좋기만 하다.

바닷가에서 이런 저런 사진 찍고 젖은 발도 씻고 식당으로....

 

 

 

 

 

 

 

 

해남인이 근처 식당을 잡아 놓았다. 음식은 해남인2께서 직접 집어서 준비한 야들야들한 족발과 수육, 목포에서 직접 준비해 오신 홍탁, 그리고 묵은지....

맛은 물론이도 양도 푸짐했고 정성은 말이 필요없지 싶다.

월 2회 온 우리들은 한번도 낯 찡그리지 않고 맞아 주시고 길안내에 차량 픽업에 일용할 양식에 탈출조 접대에 현지 농산물 구매까지 해 주신 해남분들께 정말이지 이 자리를 빌어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이쪽 동네 또 놀러 오라신다. 우린 오라면 진짜 오는데... ㅎㅎ

경림씨가 3일전부터 냉장숙성시켜 집에서 무겁게 들고온 수박을 회장님의 신공으로 한칼에 베어 마무리까지 하고 출발.

 

7월 3주 부터는 영춘지맥이라 출발시간도 한시간 늦고 이전 당나귀 멤버들도 참여한다고 했으니 20명이 되보는 총무님의 숙원이 이루어지길 바래본다.

두루 감고사~

 

-이작가남 사진, 동영상 추가

 

 

 

 

 

 

 

 

 

 

 

 

 

 

 

 

 

 

 

-까멜 사진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