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 - 김소연(1965~ )
나는 주머니 속에서 불거져 나온 주먹처럼
너는 주먹 안에 쥐어진 말 한마디처럼
나는 꼭 쥔 주먹 안에 고이는 식은땀처럼
너는 땀띠처럼
너는 높은 찬장 속 먼지 앉은 커다란 대접처럼
나는 담겨져 찰방대는 한 그릇 국물처럼
너는 주둥이를 따고 몸을 마음에게 기울인다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따라지기를
나는 기울였다 세워진 술병처럼 반은 비어 있다
마개처럼 테이블 아래로 떨어져 몇 바퀴를 돌다 멈추곤 한다 ( … )
나는 부딪힐 때마다 소리를 지르는 빗방울이 되어
흔적만이 환한 눈송이가 너는 되어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어서 행복한 너와
이미 만났었기 때문에 괜찮다는 나는
심장이 멎을 것 같은 나와
심장이 제대로 뛰기 시작하는 너는
이제야 죽고 싶어진다고 말한다
내가 태어나고 싶어지는
이 순간에
인연이라는 말을 믿기에는 너무나 경험이 없었다. 인연이 없으니 다음 세상에서 만나자는 말처럼 인연은 주로 억울한 경우에 불려나왔기 때문에 거부감이 있었던 것일지 모른다. 이제는 그 말뜻을 조금 알 것 같다. 인연은 순간과 동의어였던 거다. 우리는 오로지 순간에만 서로를 이해할 뿐이며, 그런 순간이 이어지고 지속되어 작은 사건 하나를 만들고, 자그마한 사건들이 연결되어 관계를 만들어낸다. 우연이라는 예기치 못한 변수가 거기에 개입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인연이라고 부르는 것은, 우연을 제거해내고서, 바로 이 순간-사건-관계의 세로축을 동시대에 살고 있는 타인이라는 가로축에 포개어내는 알 수 없는 힘이다. <조재룡·문학평론가·고려대 교수>
8/2 (금)
힐링캠프를 하려 하니 장소가 문제. 푸르름이 그 걱정을 덜어주었다.
염치 불구하고 무작정 쳐들어 가기로 했다. 오는 날이 토요일인지라 차 안 가지고 버스 타고 가기로 했다.
9:30 남부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오창행을 타고 가니 푸르름과 숙재샘이 기다리고 계시다.
차로 이동. 여울목 돌솥한정식에서 가격은 착하고 맛은 좋고 종류도 다양한 반찬으로 일단 배 채우기.
그리고 상당산성으로 이동.
-상당산성 걷기
한남금북정맥 때 돌았던 상당산성을 돌기로 했다.
비 예보가 있었으나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는다.
우리들은 밖으로 숙재샘만 안으로 돌며 중간중간 만나기.
정맥때 돌지 못한 구간까지 돌게 되어 좋았고 중간 찻집에서 더위 식히기.
이젠 수암골로 고고씽~
-수암골
수암골은 일종의 달동네인데 이곳에 제빵왕 김탁구를 찍은 집 (전시장이었는데 지금은 빵집 겸 카페 영업 중)과 영광의 재인의 영광이네 국수가게가 다 여기다.
거기에 골목골목 그려넣은 벽화가 정감 있었고 2가지 종류의 날개가 있어 우리도 잠시 천사가 되었다.
로칼가이드 안내 덕분에 편안하게 구경 잘 하고 집으로~
이것 저것 먹어 배는 별로 안 고프지만 저녁 점을 찍어야 한단다.
저녁도 각종 산나물과 오이냉국과 된장국이 어울어진 건강식.
식사 후 건강 체조와 대화의 광장. 그리고 꿈나라~
8/3
역시나 아침도 현비밥에 각종 산나물이 어울어진 웰빙식.
오늘은 세종시 구경을 시켜 주신다고....
느지막히 집을 나서 푸르름 차로 이동.
세종시의 어마어마한 규모, 그리고 건물들, 아직도 건설중인 청사, 아파트.
그 청사 앞의 세종호라는 인공호.
오늘은 세종호만 한바퀴 돌며 놀기로 했다.
집에서 싸온 간식, 냉커피 마셔 가면서 이바구 나눠 가면서 사진 찍어 가면서 놀며놀며 한바퀴를 돌았다.
오늘 점심은 꼭 내야 한다는 리사.
배는 별로 고프지 않았지만 참치집에서 메밀국수와 초밥, 그리고 참치가스, 참치만두로 늦은 점심 먹기.
그리고 차 마시기.
예매한 차를 타고 오는데 온다던 비가 중간에 겁나게 내린다.
그러나 서울 도착도 하기 전 비가 그쳤다.
이덕 저덕에 힐링캠프를 할 수 있었다.
두루 감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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