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2013 일기장

받을 복이 많았던 날 (11/24)

산무수리 2013. 11. 27. 16:35

경이로운 나날
- 김종길(1926~ )

경이로울 것이라곤 없는 시대에

나는 요즈음 아침마다

경이와 마주치고 있다.

이른 아침 뜰에 나서면

창밖 화단의 장미포기엔

하루가 다르게 꽃망울이 영글고,

산책길 길가 소나무엔

새 순이 손에 잡힐 듯

쑥쑥 자라고 있다.

해마다 이맘때면 항다반으로 보는

이런 것들에 왜 나의 눈길은 새삼 쏠리는가.

세상에 신기할 것이라곤 별로 없는 나이인데도.

아침에 화단에 나갔다가 보랏빛 부레옥잠 꽃 위에 사마귀가 앉아 있는 걸 보았습니다. 저 사마귀는 어디서 나서 어떻게 예까지 왔을까, 아슬아슬 매달려 뭔가 제 살 궁리로 바쁜 사마귀를 한참 들여다보고 있자니 누가 물으면 꼭 경이라고 답해줘야지 하는 마음이 생겨났습니다. 점심에 밥을 먹으러 갔다가 샐러드 김밥을 한 줄 시켰는데 잘린 김밥의 단면이 화려하게 핀 꽃처럼 색색이었습니다. 재료 하나하나가 어찌나 서로를 꼭 껴안고 있던지 솜씨의 매무새를 누가 물으면 꼭 경이라고 답해줘야지 하는 마음이 생겨났습니다. 저녁에 산책을 한답시고 동네 한 바퀴를 도는데 이 집 저 집 아이들이 타고 놀았을 네발자전거들이 한데 모여 있었습니다. 어떤 자전거는 곰돌이 푸가, 어떤 자전거는 뽀롱뽀롱 뽀로로가, 어떤 자전거는 헬로 코코몽이 캐릭터를 뽐내며 주인 행세였는데요, 이처럼 다채로운 아이들의 취향에 대해서 누가 물으면 꼭 경이라고 답해줘야지 하는 마음이 생겨났습니다. 놀랍고 신기한 마음을 일컬어 경이라고 할진대, 요 근래 우린 어떤 일에 놀라고 또 어떤 일에 신기함을 느꼈던가요. 내 집 네 집 경이 없는 집은 없답니다. 불러들 보고 찾아들 보세요, 그 경이! <김민정·시인>

 

-칼국수 먹기

 

 

일욜 하늘 패밀리의 무용 공연을 보기로 했다.

이덕 저덕에 문화공연을 보여주어 행복하다.

조금 일찍 만나 점심 먹고 제비꽃 의상실에 들리는건 어때? 좋지~

붇지도 따지지도 않고 흔쾌히 대답해 주는 친구가 참 고맙다.

오랫만에 마늘 냄새 팍팍 나는 김치와 곁들여 뜨거운 칼국수를 시원하게 먹었다.

 

-옷구경 하기

 

 

 

 

 

 

 

 

 

 

 

 

 

 

 

의상실에 가 이옷 저옷 입어보고 런어웨이 흉내도 내고 맘에 드는 아이템 구입도 하고 이젠 강남으로 가자~

 

-김혜란 춤공연

 

 

 

 

 

 

 

 

 

 

 

 

 

 

 

 

 

 

 

 

 

 

 

 

 

 

 

 

 

 

 

 

하늘 패밀리의 멋진 춤 공연을 선정릉역 근처 성암아트센터에서 봤다.

건물 자체는 크지 않은데 무용계의 대부가 운영하는 곳이라는데 크지는 않은데 분위기가 독특하다.

무용 하는 분들이 공연하고 싶은 곳 중 하나라고 한다.

공연은 아마도 세팀이 연합해 하는것 같은데 다양한 볼거리로 관객들의 호응도 좋았고 아주아주 재미 있었다.

제비꽃은 북청 사자한테 복주머니 까지 선물 받아 기분이 아주아주 좋단다.

출연진과 사진까지 찍었는데 주최측에서 준 패밀리로 저녁까지 대접 받았다.

공연 덕에 오랫만에 친구도 만났다.

멋진 공연에 맛좋은 저녁, 친구가 들고 온 고사떡까지 두루 나누니 이래 저래 풍요로운 일요일이었다.

일요일 산에 안가도 이렇게 잘 보낼 수 있는 거구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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