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익(1942~ )
내가 내 딸과 아들을 보면
그들이 늘 안심할 수 없는 자리에 놓여 있는
그런
내 딸과 아들이듯이,
나무가 그 아래 어린 나무를 굽어보고
산이 그 아래 낮은 산을 굽어보는 마음이 또한
애비가 자식을 바라보듯
그런 것일까.
문득 날짐승 한 마리 푸른 숲을 떨치고 솟아오를 때도
온 산이 조바심을 치며 두 팔 벌려
안으려고, 안으려고 한다.
어린 자식의 등 뒤에 늘 너른 부모 품이 있다. 우리는 다 그 내리사랑의 슬하에서 자라 세상으로 걸어 나온다. 잘 걷고 있는가. 나무가 어린 나무를, 큰 산이 낮은 산을 근심하듯 '애비'의 깊은 눈은 자식의 멀어져가는 등을 더듬는다. 어린 새를 쉬 떠나보내지 못해 산도 하릴없이, 허공을 몸처럼 자꾸 안으려 한다. <이영광·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산행일: 2018.09.02 (일)
코스개관: 비실재-미산령-여항산-마당바위-서북산-대부산-봉곡마을 (10:30~17:20)
날씨: 비가 내리는줄 모르게 내리는 비로 길이 미끄러웠다. 그래도 시계는 좋았다.
멤버: 당나귀 9명
폭염이 지나고 9월에 낙남정맥 남은 2구간을 하기로 한 날.
아침은 서늘하다. 버스를 탔는데 회장님이 앉아 계신다. 이렇게 안 반갑다니...
장미인과 함께 오셔야지 왜 홀로?
신천씨는 알람을 못들어 정임씨 전화 받고 후다닥 왔다고 한다.
버스가 죽전에 잠시 세워 달란다. 여기서 장미인 승차. 산악인의 포스를 풍기며....
어제 회장님과 둘이 도봉산에서 워밍업까지 하셨단다. 흐미 겁나부러......
오래 가니 모처럼 차 안에서 푹 잘 수 있다. 이불까지 들고 가 잤고 덕유산 휴게소에서 아침 굶은 백성들 먹고 출발.
비실재 도착. 언제 우리가 여길 왔었나 새삼스럽다.
인증샷 하고 출발.
난 스틱 관리가 안되 한개가 안빠져 한개만 들고 산행하려니 영 불안하다.
어제까지 내린 비로 길이 질다. 초장 급경사 올라가는데 자꾸 미끄러진다. 하산길은 어쩌나 걱정이다.
다행히 길은 초장 급경사 지나니 비교적 완만하고 예쁜 길이고 시계도 좋아질것 같다.
조망 좋은곳에서 선두가 쉬고 있어 쉬고 사진찍고 출발.
조금 더 진행하니 정자가 보이고 한팀이 라면을 끓여먹고 있다. 차까지 올라올 수 있는 미산령이라고....
여기서 미산을 올라갈 수도 있고 회장님이 어려서 소풍 갔던 절이라는 의상대도 갈 수 있다고 한다.
정자팀이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해 모처럼 9명이 함께 사진 찍고 출발.
전망 좋은 곳에서 내려서서 가는 길은 초장 미끄러운 길이 있어 욕 나왔는데 곧 순한길이 나오고 그리고 오르막이 이어진다.
중간 정상처럼 돌 쌓아놓은 곳도 지나고 나름 사람들이 오는 곳인지 군데군데 벤치도 설치되어 있다.
아무튼 힘 빠져 이제나 저제나 정상이 나오나 하는데 넓은 평지가 나오고 아주 큰 평상도 있다.
여기가 정상? 정상은 평지 지나 보이는 곳이라는데 여기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다.
하하 호호 웃으며 즐겁게 점심을 먹고 출발 하려는데 정자에서 만났던 팀이 지나간다. 밥 빨리 먹는다면서......
밥 먹은 곳에서 빤히 보이는데 정상까지는 생각보다 멀었는데 암릉이 멋지고 데크를 최근에 깔아놓은것 같다.
힘들게 갈 길을 편안하게 가니 정자팀이 사진을 찍고 있다. 현대 자동차 울산 공장 별빛 산악회라는데 새벽 2시 출발해 새벽부터 산행을 한다나?
이분들도 낙남을 하는 중이라고...
서로 사진 찍어주고 이분들이 한발 먼저 출발.
정상에서는 바다도 보이고 경치가 아주 그만이고 능선도 아주 멋지다. 이런 저런 사진 찍고 출발.
급경사 내려가면서도 경치가 멋지니 행복하다. 날도 시원해져 조금 오래 쉬면 추울 지경.
총무님 왈, 겨울이 되면 더운게 나을거란 말 할거라고 해 한바탕 웃었다.
정자팀이 쉬고 있어 추월하며 넘어져 무릎을 깠다. 바위에 부딕쳐 아프다....
오늘 산행중 여항산이 제일 높고 그 다음 갈 산이 서북산인데 한참 내려쳤다가 다시 올라가는 코스이다.
선두가 또 조망 좋은 곳에서 쉬고 있는데 우리가 지난 능선이 보이는 아주 멋진 조망처. 여기서 사진 찍고 서북산을 향해 출발.
길이 왼쪽으로 90도 돌아가는데 조금 더 가니 선두가 쉬고 있는 마당바위.
조망도 좋고 바람도 시원한데 비가 내리는듯 마는듯 내리고 있다.
여기서도 한참 쉬고 간식 먹고 사진 찍고 서북산을 향해 출발.
이정표가 둘쭉날쭉 하더니 갑자기 넓은 헬기장이 나오는데 여기가 서북산이다.
앉아서 곧 따라온 후미와 사진 찍고 마지막 대부산을 향해 출발.
서북산에서 내려서는 길은 길이 축축해 미끄러운 길이 나오는데 신력도 딸리고 스틱도 한개 밖에 없어 많이 불안했다.
몇번 넘어질뻔한 길을 지나고 임도성 길이 나와 좋아 했는데 중간 길을 파헤쳐 놓아 정말이지 기다시피 겨우겨우 내려가니 다시 임도성 길이 나온다.
이젠 얼마 안 남은것 같은 모양새였는데 전혀 아니었다.
몇번의 오르막을 오르고 이대장과 총무님이 쉬고 계시는데 작가님이 안 보이는걸 보니 정상이 아닌것 같다.
조금만 더 가면 정상인줄 알고 올라가는데 평탄한 길이 나와 아까 거기가 정상 아닌가 불안해 할 즈음 완만한 오르막을 지나고 그리고 나서도 지칠 만할 즈음 작가님이 계시다.
이자 안 받는 대부산이라고.....
그새 총무님은 더덕 찾으러 다니다 합류해 다같이 정상 사진 찍고 이젠 정말 2키로만 내려가면 하산이다. 아싸~
서북산에서 하산하는 길도 미끄러워 살 떨리는 길.
정임씨가 스틱 빌려준다는데 사양하고 내려가는데 정말이지 선두는 휘리릭 내려가버리고 혼자 기듯이 넘어지지 않게 내려가 조금은 순한길이 나와 안심 하기도 전 벌이 두방을 쏜다. 어찌나 따가운지......
임도가 나온다. 원래 정맥은 능선 하나를 더 넘어야 하는데 이대장 홀로 능선으로 가고 작가님이 임도로 내려오라 해 기쁜 마음으로 임사모가 되어 내려오다보니 비포장길 지나고 포장 도로 끝에 우리 버스가 서있다.
후미 도착 하기도 전 이대장 하산했다고 연락이 왔다.
그 바쁜 와중에 총무님은 더덕을 20뿌리나 캤다고....
하산해 이대장 태우려니 기사님이 오늘도 수박을 가져오셨다고 해 수박으로 갈증 해결하고 출발하는데 정자팀 2명이 하산을 한다. 택시를 타고 회수하는건지 택시 한대가 기다리고 있다.
저녁을 근처에서 안먹고 삼가 한우촌으로 간다고 차로 1시간 정도 달려 도착한 곳은 주거 밀집지역이 아닌데도 다 한우집이다.
고령에 도축장에서 고기를 받아서 판다는데 경상도 일원에서 여기로 한우 먹으로 온다고....
한우는 시장이라는 반찬까지 마련된지라 정말이지 입에서 살살 녹는다.
총무님은 고기 많이 먹어야 한다고 파절이도 안 드신다. ㅎㅎㅎ
박연씨는 선입금하고 산행에 2번만 참석해 우리를 미안하게 한다.
이대장 오늘 한우 먹는다고 꼭 오라했는데 안왔다고 안타까워 한다.
여기서 일본 북알프스 다녀온 회장님과 대장님 후일담 듣기. (자세한 내용은 만나서....)
고기 먹고 그 돌판에 된장찌개까지 먹고 부를 배를 안고 8시 출발.
단성ic까지 가는 길도 생각보다 멀다. 고속도로 들어서고 잠들만 하니 휴게소 초장에 들렸다 안양까지 쭉 간단다.
차에서 자다 떨어졌다. 다행히 다들 자느라 눈치 못챈것 같다. 얼른 일어났다.
차는 오늘 지나지 않고 죽전에 장미인 내려드리고 평촌 입성.
그 먼 곳을 아침에 출발해 산행하고 당일 되돌아 올 수 있다는게 정말이지 신기하기만 하다.
이덕 저덕에 한 구간을 무사히 마쳤고 이제 마지막 한 구간만 하면 머나먼 길을 안 떠나도 되고 10월 부터는 한북정맥을 시작한다.
매주 1, 3주 예정이고 시간 되고 호젓하고 가족적 산행을 하고싶은 분들 대환영입니다. 연락 주세요.....
-사진, 동영상 추가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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