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9산행

한북정맥 일단은 졸업 (공양왕릉-장명산, 3/17)

산무수리 2019. 3. 17. 23:30
네모를 향하여
-최승호(1954~)
  
은행 계단 앞 은행나무 잎사귀들이
땡볕에 지쳐 축 늘어져 있다
이 여름 도시에선 모두들
얼마나 피곤하게 살아오고 또 죽어가는지
(…)
  
자라나는 빌딩들의
네모난 유리 속에 갇혀
네모나는 인간의 네모난 사고방식, 그들은
네모난 관 속에 누워서야 비로소
네모를 이해하리라
 
-우리들은 네모 속에 던져지는 주사위였지
주사위를 던지는 사람은 아니었다고

 
 
네모 속에 태어나 네모 속에 살다가 네모 속에 죽고 네모 속에 영면하는 사람. 네모 속에 던져지는 주사위처럼 어느 네모의 한 칸을 우연으로 할당받고 네모의 운명을 피할 수가 없어 네모를 닮아가다 네모가 돼버리는 사람들. 우리는 원래 우리가 네모가 아니었다는 것을 모르고 네모에 맞춰 사느라 팔, 다리, 목, 어깨, 손, 발, 코를 잘라가며 네모에 맞춰 살다가 드디어 어느 날 문득 화분 속의 흙이 우는 소리를 들었다. 불타는 네모 유리창에서 유서가 발송되고 네모난 관에 실려 다시 네모를 향하여 행진하는 네모 인간들. 혹은 마모 인간이라고도 했다. <김승희·시인·서강대 국문과 교수>

산행일: 2019.3.17 (일)

코스개관: 공양왕릉-현달산-문봉동재-방아고개-고봉산-고봉3거리-차량이동-가재울공원-장명산-곡릉천 (8;20~14:10)

날씨: 산행 하기 좋은 날

멤버: 당나귀 8명




도봉산 구간이 빠지긴 했지만 어찌되었던 마지막 코스를 하는날.

이런 저런 사정으로 3구간이라 빠졌다. 오늘 모처럼 여학생 2명이 다 나와 신마담표 커피를 맛볼 수 있어 좋았다.

공양왕릉 앞에서 인증샷 하고 출발.
















오늘 비무장으로 가도 된다는 총무님. 스틱도 들고가냔다. 제일 높은 곳이 200m라며....

혹시나 해 스틱도 들고 무릎보호대도 했다. 오늘 산길은 군부대 철조망으로 시작해 야산을 지나 도시가 나왔는데 능선을 탔어야 했는데 길로 잘못 내려온것 같다.

결국 도심을 냄새나는 개천을 끼고 돌아돌아 생각보다 힘들게 견달산이라는 정상석이 있는 현달산 도착.

총무님표 꿀차 먹고 힘내고 조금만 더 가면 고봉산이 나올줄 알았다.



















현달산에서 내려오는 길은 터널을 뚫고 있어 그야말로 공사판이라 살 떨리는 길이다.

내려오니 길 전봇대에 문봉동재라는 표시가 있다. 예전 달마팀과 한북정맥을 여기까지만 했던것 같다.

여기서도 한참 길을 따라 걷다 언덕을 걷다 공장지대 걷다 다시 군부대 끼고 걷다 산자락에 붙었다.

여기서 바로 올라가는 길을 놓쳐 조금 돌아 고봉산에 가는데 정상의 큰 철탑이 뭔가 궁금했는데 대남방송 전파 차단시설이라는 현지인.

여기가 나름 전투가 치열했던 곳이라는데 정상까지는 갈 수 없어서인지 어정쩡한 곳에 고봉산 정상 표지판이 붙어있어 사진 찍고 최대한 정상 가까이 갔다 하산하는데 하산길도 생각보다 길었다.

내려오니 고봉3거리라는데 큰 식당이 4곳이 붙어있다. 명가 쌈밥집에서 쌈밥 정식을 먹었는데 만원에 대패 삼겹살이 나오고 쌈에 된장찌개, 반찬이 아주 맛있고 반찬이 떨어지면 바로 바로 갖다주는 서비스가  좋았다.

젊은이가 알바는 아닌것 같아 물어보니 사장님 아들이라는데 7년 동안 열심히 일하는데도 안 물려준다고 웃긴다. ㅎㅎㅎ

맛있게 먹고 차량으로 운정신도시 통과해 가재울 공원 도착.



























여기서부터는 진짜 공원길이라고 해 스틱을 놓고 가는데 초장에 다리를 건너가려고 하니 원래 한북정맥은 그 다리를 건너 오는거란다.

고인돌 이정표를 따라 걷는데 야트막한 야산이 나오고 포장도로가 대부분이더니 내려오니 길이 나오고 공장지대이다.

공장지대 뒷산이 장명산 같은데 공장이 막고 있어 돌아돌아 올라오니 쓰레기 매립지인것 같은데 장명산은 매립지를 지나야 하는데 이 길도 그지같다.

어찌어찌 장명산 정상에 서니 그 아래 곡릉천이 흐르고 있다.

정근도 못했지만 그래도 나름 뿌듯했다. 총무님 꿀차 한잔 더 마시고 남은 간식 털어 먹고 교통호 따라 내려가 우리 버스를 만났다.

회장님과 총무님이 대표로 곡릉천 물 만져보고 출발해 안양에 오니 3시반 쯤.

회장님은 연일 음주가무로 바로 가시고 독수리 5형제는 당구대전 하러 관양동으로...

집에 너무 일찍 도착하니 깜짝 놀란다.


-사진, 동영상 추가 (작가님, 윤호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