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9산행

한북정맥 눈 밟기 산행 (샘내고개-울대고개, 2/17)

산무수리 2019. 2. 18. 00:00
소가죽 구두             
-김기택(1957~ )  
 

시아침 10/02


비에 젖은 구두  
뻑뻑하다 발이 잘 들어가지 않는다  
신으려고 애쓰면 애쓸수록  
구두는 더 힘껏 가죽을 움츠린다   
구두가 이렇게까지 고집을 부린 적은 없었다  
구두주걱으로 구두의 아가리를 억지로 벌려  
끝내 구두 안에 발을 집어넣고야 만다  
발이 주둥이를 틀어막자  
구두는 벌어진 구두주걱 자국을 천천히 오므린다  
제 안에 무엇이 들어왔는지도 모르고
소가죽은 축축하고 차가운 발을 힘주어 감싼다  
 
 
출근 준비 중이다. 구두에 발이 안 들어간다. 주걱으로 억지로 벌려 신는다. 출근을 한다. 이게 다인가. 아니, 어제 나는 빗길을 오래 걸어야 했다. 구두가 나 대신 깊이 젖었다. 그걸 신고 또 나가야 한다. 오늘은 무슨 비가 내리려나. 모른다. 구두에게 맡기자. 구두는 나를 태우고 나와 함께 가지 않은 곳이 없었다.  <이영광·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산행일: 2019.2.17 (일)
코스개관: 샘내고개-조안공원-임껵정봉-오산삼거리-차량이동-백석체육공원-호명산-신주고개-한강봉-챌봉(제일봉)-항공무선표시국정문-울대고개 (08:20 - 16:10)
날씨: 추울줄 알았는데 춥지 않았다.
멤버: 당나귀 7명


2월 첫주 산행은 구정 연휴지만 강행하려고 했으나 비때문에 의정부역에서 만나 목간하고 부대찌개 먹고 남학생들은 당구 게임하는 걸로 마무리했다.

오늘 한달만에 제대로 된 산행이다.

버스를 타니 헐렁해 7명. 자다 도착했다는 말에 놀래서 깼다.

신마담이 없어 커피 굶을줄 알았는데 기사님이 비타500에 커피까지 가지고 와 타 주신다.

오늘 날이 춥다고 했는데 생각보다 안 추운것 같다. 옷을 잘못 입고온것 같은 불길한 예감.
























지난번 산행했던 샘내에서 오늘은 공장 뒷편으로 올라가기.

지난번 비 대신 금요일 내린 눈이 대부분 남아있어 일단은 행복하다. 오르막은 제법 미끄럽기까지 하다.

아무튼 산길이 먼지 안나고 시계도 좋은 편이다.

올라가나 싶으면 내리막이 나왔고 중간 임도성 길도 나와 행복하다.

중간 잠시 길이 헷갈려 알바 할뻔 하고 내려오니 좌측은 추모공원, 우측은 군부대로 임꺽정봉까지 우회하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조금 아래로 걸어내려가니 등산로 표지가 있어 이곳으로 올라가는데 눈이 더 많고 미끄럽다.

조금 넓은 공터가 나오는데 여기도 직진은 군부대 지역이라고 우회하라고 되어 있는데 설상가상으로 암릉이 나오는데 여기는 아이젠을 해야 할것 같아 대부분 아이젠을 했다.  부적절하게 설치해 놓은 난간을 거의 매달리다시피 해며 겨우겨우 능선에 붙었다.

조망 좋은 능선에서 총무님표 더덕차를 마시는데 오늘 더덕은 10년도 넘은거라는데 향이 아주 진하고 쌉쌀한 맛이 강하다.

윤호씨 귤과 함께 먹으니 몸보신 팍팍 될것 같다.










조금 더 올라가니 임꺽정봉과 정맥길이 갈라진다. 봉우리는 정맥길은 아니지만 그래도 정상 하나는 찍고 가자고 임꺽정봉에 올라가니 사방이 트이고 조망이 아주 그만이다. 이 미끄러운 길을 이대장은 아이젠 아깝다고 들고 오지도 않았다고.... 헐~

정상에서 사진 찍고 오늘 점심 먹을 장소로 출발~















꺽정봉은 걱정이 없는 봉우리라 Don't worrt, Be happy ! 라는 총무님.

여기서 조금 내려오니 조망터가 보인다. 여기서 연출된 사진 찍고 기나긴 계단을 내려간다. 예전엔 이 길을 어찌 올라갔나 싶게 계단이 아주 길다.

계단을 내려오니 눈이 조금만 쌓여있다.

여기서 갈림길이 나오는데 직진길이 원래 정맥길인데 군부대가 설치되어 있어 우회해야 한단다.

넓은 공터에서 불곡산 배경으로 사진찍고 내려오는데 눈이 거의 없어 아이젠 빼고 약수터에서 물 한모금 먹고 내려오니 우리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차로 조금 이동해 총무님 추천 가성비 좋다는 국밥집에서 5천원짜리 국밥을 배부르고 등 따뜻하게 먹고 차로 오후 산행 출발지로 이동.









배수







체육공원에서 기웃거리는 우리를 보고 등산로를 알려주는데 그 코스는 호명산 바로 올라가는 코스인것 같다.

비록 차량 이동으로 중간 빼먹기는 했지만 그래도 제대로 된 능선으로 가야 한다고 왼쪽으로 올라가 정맥코스를 만났다.

오후 산행에서는 눈이 쌓여있는 곳은 있지만 아이젠 없어도 그럭저럭 갈 수 있다.

호명산 정상에 올라가니 벤치까지 있어 앉아서 사진 찍고 이젠 한강봉 향해 가는데 중간 신주고개를 만났다.












한강봉이 정자가였나보다. 조망이 좋다. 이곳에서 간식먹고 작가님 모과차 마시고 한참 놀고 이야기를 했다.

홀로 온 분과 간식도 나누어 먹었다.




마지막 봉우리인 챌봉은 제일봉으로 표시가 되어있다. 여기서 인증샷 하고 출발.





울대고개 가기 전 오후 티타임 갖기.

더덕꿀차에 윤호씨가 가지고 온 기름진 토스트 먹기. 저녁 먹을 수 있으려나?







챌봉에서 급경사 내려오니 침엽수가 심어져있는 전혀 다른 경치가 보인다.

조금 더 가니 멀리 헬기장처럼 보였던 곳이 철조망에 쌓여있는데 항공무선기지국이라나 뭐라나?

이곳을 지나니 임도가 나온다. 임도 조금 걷다 다시 좌측 산길을 몇번 내려오니 여기도 공원묘지가 보이고 길이 나오고 주유소 옆 우리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저녁이 너무 일러 안양에서 먹기로 했는데 회장님은 내일 건강검진이라 장암역에서 아웃 하고 6명이 버스로 이동하는데 훤할때 농수산시장 도착.

이대장이 아들 결혼턱 낸다는데 만안구청 근처에서 연포탕은 쏜다는데 작가님은 거기까지 가고싶지 않다고 홀연히 사라져 5명이 다소 쓸쓸하게 식당 도착.

대보름이 얼마 안남아 찰밥에 나물도 얻어먹고 생일떡이라며 인절미까지 서비스로 주셔서 배터지게 먹고 차 한대로 이동해 나 먼저 문전택배 해 주고 4명은 수촌마을 당구장으로~

겨울의 끝에서 눈산행을 해 좋았고 날씨도 도와줘 시계도 좋았다.

말하지 않아도 간식 챙겨오는 사람, 사진, 동영상 찍어주는 사람, 후미 봐 주는 사람들이 있어 버벅대도 눈치보지 않고 즐겁게 산길을 갈 수 있다.

감고사~


-사진 동영상 추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