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2022일기

안산 자락길 걷고 송년회 하기 (12/10)

산무수리 2022. 12. 11. 19:57

<감자의 9 가지 변주>

                            강영은


놀란 흙 밖에 서 있는,

나는 노을을 들춘 마른번개, 단 한 줄의 문장으로 당신을 붙들고 싶지
나는 자줏빛 스카프를 두른 여자, 당신의 목덜미를 휘감고 싶지
나는 무덤 속의 고요, 눈썹 아래 당신을 끌어안지
나는 어두운 숲 속의 은사시나무, 바람의 귓바퀴에 대고 속살거리지
나는 한낮의 어지러움, 촘촘히 볼우물에 고이지
나는 젖몸살 앓는 싹눈, 나풀거리는 몸짓으로 말하지
나는 독침, 말랑거리는 바닥에 착지하지
나는 높새바람, 당신의 쇄골, 부드러운 능선을 파고들지
나는 저장해둔 감자, 당신의 심장부에 핀 푸른 솔라닌,

치명적인 꽃이지.

 

-1부 행사: 안산 자락길 걷기 (5명)

 

지난달 영미 사무실 시네라처 방들이 전 인왕산 산행을 했고 헤어지며 오늘 송년회를 하기로 정했다. 1부 행사로 안산 자락길을 걷고 2부에 송년회를 하기로 해 원주에서 오는 송죽 시간에 맞춰 1:30 독립문역에서 만나기로 했다.

주말 오전에 모처럼 시간이 나 세탁소에 옷도 맡기고 등산화 창갈이도 맡길 겸 일찍 나서 독립문역에 도착하니 시간이 남는다. 노느니 영천시장에 들려 꽈배기도 사고 식빵도 하나 사고 마탕이 맛있어 보여 한개만 사 먹으려니 1개는 안 판다고 해 2개 사서 하나 먹고 나머지 하나는 제일 일찍 도착한 송죽이 먹고 약속시간에 5명이 모여 안산 자락길 출발.

11월부터 이 자락길을 세번째 오게 되었다. 오늘은 반대편으로 돌기로 해 왼쪽부터 도니 오르막이 조금 적다. 지난번 토욜에는 날이 쌀쌀해서인지 사람들이 드물었는데 오늘은 사람이 많다.

하하호호 웃으며 간식 먹고 이야기 나누고 한바퀴 도는데 뒤에서 오던 송죽과 영미가 안 보인다. 영미가 아침 일찍부터 원고 쓰느라 힘들어 홍제역으로 먼저 내려가 약속장소로 바로 온다고.....

넷이 한바퀴 돌고 전철을 타고 경복궁역에서 영미 만나 비어할레로.....

 

-아작산 송년회

 

오랫만에 비어할레에 갔다. 제비꽃과 심재가 먼저 도착했고 제일 늦게 죽순 도착.

걷기 한 후라 다들 출출해 저녁 겸 안주를 시키니 먹어도 먹어도 헛헛하기만 하다. 결국 떡볶이 2개, 학센, 피자, 모듬 소세지에 골뱅이 소면까지 먹고 중간 도너츠까지 먹고 나니 허기가 좀 가신다.

맥주는 주량대로 먹는데 심재가 어깨 시술 후 염증이 생겨 입원하고 균 배양검사에 수술까지 받았고 항생제를 두달 동안 먹어야 해서 주립대 장학생이 술을 못 마시고 오렌지 쥬스만 먹는 불상사가......

만나서 이스라엘, 중미  해외여행을 가자고 한다. 

운동이든, 여행이든, 모임이든 불러줄 때 갈 수 있을 때 가자고 했다.

우리 나이가 되면 안마용 의자나 세라젬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한단다. 다들 마음은 청춘인데 사진을 보니 세월이 비껴가진 못한것 같아 한편은 서글픈데 임산부석에서 자리 양보 받았다는 영미 빼고는 그래도 같이 나이들어가니 좀 덜 외로운가?

제비꽃은 오마니를 모시고 있는지라 2차에서 아웃하고 7명은 찻집에서 원주팀 기차 시간까지 같이 놀기. 영미가 3차를 쐈다. 영미는 허리아파 쩔쩔 매면서도 끝까지 자리 지키느라 애썼다. 

2023년 1월 26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만나자. 미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