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 12

봄바람 맞으며 불암산 가기 (3/22)

전욱진 잎도 다 트기 전에 피는 봄꽃처럼 잘 참지 못하시는 벌컥 화도 잘 내시고 문 닫고 거기 오래 잘 계시던 나의 아버지 그 피가 내 안에서도 흘러 벌컥 욕을 뱉고 싶고 내 안으로 들어가 편하게만 있을 때  아버지가 아버지를 낳은 것만 같아서 그때 나는 무섭다 그런데 오늘 아직 추운 아침인데 나의 아버지 집 없이 사는 고양이 끼니를 거를까 국물 내고 남은 멸치 세 마리 씻어 승합차 밑에 덜덜 떠는 어린 짐승에게 조용히 다가가 조심히 건네고서 서둘러 먹으라 재촉도 하지 않고 가만히 몸만 웅크리고 계시던 오늘 아침 나의 아버지를 보면서 그 피가 내안에도 흐른다는 사실과 아버지가 아버지를 낳았다는 사실이  오늘 나는 기쁘다 코스개관: 상계역 1번 출구-불암 어울림공원-불암정-청암능선-정상-석장봉-돌산 약수터..

2025 산행일기 2025.03.25

봄눈 맞으며 아차-용마산 가기 (3/18)

정해영 곧 사라질 것이라면 아무렇지도 안든지 이렇게 마주 앉아 먹는 흔한 아침밥도 기적이 된다 코스개관: 광나루역 1번 출구-아차산-용마산-중곡역 (둘, 봄눈 내리고 바람 불던 날)  인터넷 친구인 방글이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오프라인에서 만나기로 한 날.헌데 날도 추워지고 비까지 내린다고 해 내심 걱정을 했다.산에 다니던 분이긴 한데 최근엔 안 가봤다고 해 낮은산으로 가기로 했다.비는 눈이 되어 아침에 일어나니 동네가 허옇다. 걱정이 되 스틱도 2개 챙기고 아이젠도 혹시나 해 넣었다.일찍 도착한 방글이님이 금방 알아보신다. 복장을 보니 등산화 제대로 신었고 스틱도 2개 들고 오셨다.  아차산 입구에서 데크길을 걷는데 어린이집 아이들이 인사를 하고 눈을 보고 노는 모습에 어른들은 다들 보기만 해..

2025 산행일기 2025.03.18

대게 패키지 산행 (영덕 팔각산, 3/16)

김소엽 눈 속에서도 봄의 씨앗은 움트고 얼음장 속에서도 맑은 물은 흐르나니 마른 나무껍질 속에서도 수액은 흐르고 하나님의 역사는 죽음 속에서도 생명을 건져 올리느니 시린 겨울밤에도 사랑의 운동은 계속되거늘 인생은 겨울을 참아내어 봄 강물에 배를 다시 띄우는 일 갈 길은 멀고 해는 서산 마루에 걸렸어도 겨울이 지나면 봄은 오게 되어 있나니 서러워 마라 봄은 겨울을 인내한 자의 것이거늘 코스개관: 팔각산 주차장-1봉~8봉 (팔각산)-주차장 (비가 오다 해가 나다 진눈깨비 내리던 날, 당나귀 6명)  신천씨가 일본에서 대게 싫컷 먹었다고 자랑을 했다. 이 말 들은 회장님 왈, 우리도 영덕에 가서 산행도 하고 대게를 먹자 하신다. 몇번 이런 저런 사정으로 미뤄지다 날을 잡았는데 비 예보가 있다. 취소나 장소 변..

2025 산행일기 2025.03.18

미녀삼총사 아차-망우산 가기 (3/15)

복효근 내 첫사랑이 그러했지 온밤내 누군가 내 몸 가득 바늘을 박아넣고 문신을 뜨는 듯 꽃문신을 뜨는 듯 아직은 눈바람 속 여린 실핏줄마다 피멍울이 맺히는 것을 하염없이 열꽃만 피던 것을 .... 십수삼년 곰삭은 그리움 앞세우고 첫사랑이듯 첫사랑이듯 오늘은 매화가 핀다 코스개관: 광나루역 1번 출구-아차산-깔딱고개-망우산-망우산 공원-양원역 (셋, 산행 하기 좋은 날)  모처럼 완전체가 되 미녀삼총사가 산에 가는 날.북한산 영봉 가자니 힘들것 같다는 장공주. 그럼 널널하게 아차산 가기로 했다.오늘 아차산으로 모이기로 했는지 사람들이 무지 많다. 오늘은 등산모드로 암릉으로 올라가기. 안 빠지고 온 넘버4가 장공주보다 처지네?연습은 구력을 못 이기나?아무튼 쉬고 먹고 사진 찍고 사람 구경도 해 가면서 아차산..

2025 산행일기 2025.03.18

걷사모 용문시장~남대문시장 (3/12)

임영조 밖에는 지금 누가 오고 있느냐 흙먼지 자욱한 꽃샘바람 먼 산이 꿈틀거린다   나른한 햇볕 아래 선잠 깬 나무들이 기지개 켜듯 하늘을 힘껏 밀어올리자 조르르 구르는 푸른 물소리 문득 귀가 맑게 트인다 누가 또 내 말 하는지 떠도는 소문처럼 바람이 불고 턱없이 가슴 뛰는 기대로 입술이 트듯 꽃망울이 부푼다   오늘은 무슨 기별 없을까 온종일 궁금한 3월 그 미완의 화폭 위에 그리운 이름들을 써놓고 찬란한 부활을 기다려 본다  오늘 장소는 사구회 여행에서 용문시장이 싸고 좋다는 곽샘 부부의 이야기를 들고 여산이 지난주 금욜 곽샘 안내로 이 코스를 사전 답사한 걸로 알고있다.11시 효창공원역에서 만났는데 오늘 1+1은 아비규환에 상곤샘까지 추가. 오늘 정숙샘 생일이라 선물로 따라 와 준거라나? 아무튼 정..

2025일기장 2025.03.13

수리산 가기 (관모봉~슬기봉, 3/11)

고영민1.이불 밖으로 나온 딸아이의 다리를 슬며시 이불 속으로 넣어줍니다. 아이는 슬며시 눈을 떠 나를 한번 쳐다보고는 다시 잠이 듭니다 저렇게 보는 것은 보는 것이 아닙니다 기억할 수 없습니다, 잠결입니다 잠은 다시 딸아이의 눈을 감기고 가슴을 부풀려 숨을 고르고 세월을 만듭니다 숨소리는 영혼이 나갔다가 갈 곳이 없어 다시 제 집을 찾아오는 아득한 소리입니다 날숨은 어제 같고 들숨은 오늘 같습니다 2.팔을 뻗어 딸아이가 제 어미의 옷섶에 손을 찔러 넣습니다 아내가 잠결에 슬몃 눈을 뜨고는 벽에 기댄 채 무릎을 안고 있는 나에게 왜, 안자고 있어? 라고 물어보고는 다시 잠이 듭니다 저렇게 묻는 것도 묻는 것이 아닙니다 기억할 수 없습니다, 잠결입니다 우리가 손을 내밀어 무언가를 가만히 그러쥘 때 얼마나 ..

2025 산행일기 2025.03.13

잔설이 무서웠던 북한산 (소귀천~정릉, 3/8)

박성우붕어? 네! 잉어? 네! 메기? 네! 꺽지? 네! ...... 가물치? 네! 미꾸리? 네! 쏘가리? 네! 퉁가리? 네! 자가사리? 네! 거기, 늦게 온 친구는 누구지? 헉헉, 저요? 전 가오리인데요! 넌, 바다반이야! 코스개관: 북한산 우이역 2번 출구-소귀천-대동문-보국문-대성문-영취사- 정릉 청수장 (둘, 포근한 3월)  오늘도 우이동에서 만나 소귀천에서 올라가는데 대동문에 가까워지니 잔설이 점점 많아진다. 그래도 아이젠 없이 올라갈만 한데 가끔 내려오는 사람들은 아이젠 한 사람도 있다. 소귀천은 조용해서 좋다.대동문에 가까워지니 아카데미하우스나 진달래능선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이 사람들이 많아졌다.우리도 무사히 대동문에서 앉아 간식먹고 대성문을 향해 간다.이 길 반대로 올 때는 정말 급경사에 불규..

2025 산행일기 2025.03.12

북한산에서 얼음꽃을 만나다 (도선사~산성입구, 3/3)

김소월 바람 자는 이 저녁 흰눈은 퍼붓는데 무엇하고 계시노 같은 저녁 금년(今年)은...... 꿈이라도 꾸면은! 잠들면 만날런가 잊었던 그 사람은 흰눈 타고 오시네   저녁때, 흰눈은 퍼부어라  코스개관: 북한산 우이역 2번 출구-도선사-용암문-시단봉-대동문-중성문-대서문-산성입구 (둘, 새벽 내린 눈이 녹으며 얼음꽃이 핀 풍경을 만나다)  오늘은 미녀삼총사가 되려나 했더니 장공주가 급한일이 생겨 못 오신다고... 명화도 온다더니 못 온다고 해 원래 계획대로 북한산을 가기로 했지만 넘버4 무리하지 않게 도선사에서 용암문으로 올라가기로....새벽까지 눈이 비가 되어 내리다 다행히 그쳤다. 우이동에서 도선사 올라가는 길도 사실 만만치 않고 경사도 은근히 쎈편. 올라가다 스틱, 무릎보호대 다 하고 올라갔다.도..

2025 산행일기 2025.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