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찌개>
이재무
이 구수한 맛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
입천장을 살짝 데우고
한 바퀴 입속 헹궈 적신 뒤
몸 안으로 슴벅슴벅 들어가는
얼얼하고, 칼칼 텁텁하고, 매콤하며
씁쓸해하는 구성진 이것은
먼먼 조상 적부터 와서
여태도 우리네 살림을 떠나지 않고 있다
흐린 등불 아래 둥글게 모여 앉아
논밭에서 캐낸 곡물과 바다에서 난 산물과
산에서 자란 나물이 만나
우려낸 되직한 속정을
숟가락에 푹 퍼서 떠먹다 보면
바깥에서 묻혀온 냉기
햇살 만난 는개처럼 풀리고
사는 일에 까닭 없이 서느런 마음도
저만큼 세상의 윗목으로 물러나 있다
무구하고 은근하며 우직한 이것은 우리네 피의 설운 가락을 타고 온다
얼마전 '꿈꾸는 여행자' 사이트에서 하는 프로그램에 당첨 되었다는 하늘.
친구가 알려줘 했는데 친구는 안되고 하늘만 돼 매주 화욜 4번의 교육을 받는다는데 현재 2번 들었는데도 내용이 매우 유익하다고 응모 해 보라고 한다.
주변에 물어보니 아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대부분 당첨이 안 됐다고....
여기서 5만원 여행 보조경비를 주고 여행 다녀오는 숙제가 있는데 대전에 가기로 했는데 같이 가자고.
마침 금욜 스케줄이 없어 뭐 하고 노나 고민하던 중 즐거운 마음으로 동참.
당일 여행으로 버스를 타고 간다고 해 이왕이면 경로의 장점을 살려 기차 타고 가자 했고 기차표는 내가 예매를 했는데 올라오는 교통편은 금욜이라 입석 밖에 없다.
아무튼 아무 걱정없이 따라만 다니는 여행을 하게 되었다.
7:55 대전행 기차를 타기 위해 일찍 일어나 아침을 포기하고 서울역 도착하니 하늘도 곧 도착.
기차를 타고 가는데 우리는 15호차인데 16호차 자리에 앉아 있는 해프닝으로 얼른 자리 이동해 샌드위치와 커피로 아침을 대신. 1시간 남짓 걸려 대전역 도착.
- 대창이발소
우선 자민씨가 가보라는 대창이발소. 이쪽이 철도청 관사였던 곳인데 그중 남아있는 폐가같이 보이는 이발소.
역에서 가로지르면 얼마 안 되는 거리인데 공사중이라 돌아서 와야했다. 이 이발소 건너편에는 뭔가 유명세를 탄것 같은 고가를 개조한 카페들이 있는데 이른 시간이라 아직 오픈 전.
이발소는 안 하는줄 알았는데 영업중이고 주인장께서 들어와 사진 찍어도 된다고 한장 찍고 나왔다.
그리고 다음 행선지가 대전청사 옆 메타 세콰이어길이라는데 걸어갈 거리가 아니다. 인터넷에 소개한 사람은 버스 터미널에서 시작 했다고. 전철 타고 가자~
-대전 도시철도 타기
대전 도시철도는 수도권 패스로는 안되고 민증을 인식시키니 코인이 나온다. 이걸 타고 몇 정거장 가니 종합청사역이다. 나오며 코인을 구멍에 넣고 나오면 된다. 새내기 경로인 하늘은 특히나 더 즐거워 한다. ㅎㅎㅎ
어디로 나갈까 고민하다 방향을 정해 나가기
청사 근처 녹지를 끼고 가니 땡볕도 있지만 그늘이 있었고 녹지를 따라 보행자 전용 도로를 따라 가니 목적지인 한밭수목원 안내도가 보인다.
수목원과 미술관, 아트센터가 다 한군데 모여있다. 우선 이응노미술관으로 가자~
-이응노 미술관
이응노 미술관은 민증을 보여주니 무료입장이다. 라카에 짐을 넣고 한바퀴 둘러보기.
이응노가 제공한 파리 레지던스에서 작업한 작가들의 작품 전시인것 같다. 다양한 작품세계를 구경하니 마지막 방에 진짜 이응노 화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이응노 작품
이응노 작품을 보고 바로 옆의 시립미술관으로 이동.
-시립미술관
시립미술관에서도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헌데 여기서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이 열리고 있네?
혹시나 해 물어보니 취소분이 있으면 현장 예약으로 볼 수 있다고......
일단 다른 방에서 하는 실험적인 작품들을 돌아보고 나니 이건희 컬렉션에 들어갈 수 있다. 웬 횡재?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이건희 특별전은 정말이지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우리나라 미술사의 유명짜한 작가의 작품이다.
김기찰 화백 그림 이외에는 찍을 수 있어 일단 무작정 찍었다. 예약제 덕분에 비교적 쾌적하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좋았고 이중섭 작품도 볼 수 있어 좋았다. 뜻밖의 행운에 감사하며 1층 전시실로 내려갔다.
2인의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1층은 바닥이 반들거려 작품이 반사되어 특별한 그림을 보여준다. 사진찍기 놀이를 했고 이젠 점심 먹으러 가자~
갤러리에서 나와 엑스포 광장을 지나니 한밭수목원이 동원, 서원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땡볕이다. 패스하고 갑천을 건너가니 엑스포탑이 보이고 거기서 멀지 않은 곳에 대전 신세계백화점이 보인다.
일단 5층 식당가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는데 솥밥과 주꾸미제육볶음이 맛이 좋다. 배부르게 많이 먹고 다음 목적지는 이 신세계 옥상정원이 뷰 명소라고 한다. 엘리베이터 타고 8층에 올라갔다.
-신세계 하늘정원
하늘정원은 땡볕임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매력적이다. 예상외로 컸고 사방을 둘러볼 수 있었고 여기서도 오르내리며 볼 수 있고 사방 뷰가 다 다른 풍경을 보여주어 좋았다. 행복해 하며 한바퀴 돌아 내려오는데 아이들에 특화된 백화점처럼 보였다.
이젠 바로 옆 엑스포 타워 38층 스벅이 뷰 맛집이라고 해 올라가기
-엑스포 타워 스타벅스
38층에 올라오니 별로 넓지 않은 장소에 창문쪽 자리는 다 차지하고 앉아있다.
일단 음료 주문을 하고 자리를 3번 이동해 겨우 창가 자리에 앉을 수 있었는데 눈에 보이는건 갑천과 아파트.
뷰는 신세계 하늘정원이 훨씬 낫다. 차 마시고 놀다 다음 사람을 위해 방 빼주고 이젠 역으로 가자~
여기서 대전역을 다시 가려면 청사역으로 가야 하는데 바로 앞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한번 타면 되는데 대전역 가는 노선이 하나 밖에 없어서인지 퇴근시간이 가까워서인지 버스가 만원이다.
겨우겨우 타긴 했는데 문이 안 닫히는데 기사는 재촉도 안하고 마냥 기다리고 있다. 어찌어찌 무사히 버스를 타고 가니 버스느 한바퀴 우리가 왔던 장소를 지나니 복기할 수 있어 그건 좋았다.
대전역 정류장에 내리니 길 건너는 시장통인것 같다. 기차역에 가니 아침의 한갖진 풍경이 아닌 진짜 번잡한 역으로 변해 있다. 역사 내 성심당이 보여 우리도 일단 들어가니 여기 시그니쳐 메뉴은 튀김소보루는 아예 줄이 반대편에 따로 있고 메뉴 번호를 알려주면 즉석에서 포장을 해 준다.
우린 둘 다 7번 메뉴인 팥, 고구마, 부추 2개씩 들어간걸 2개씩 주문해 줄서서 있다 무사히 샀는데 3명중 2명은 성심당 빵 봉투를 들고 있다. ㅎㅎㅎ
차표를 이른 걸로 바꾸려니 입석도 만원이라고 해 포기하고 7시반 기차를 이번엔 칸 잘 찾아서 일단 앉아서 가다 오송부터는 입석이라 맨 뒤로 갔다.
맨 뒷자리 바닥에 앉아 가려니 하늘 자리는 문 열리는 곳이라 위험하다고 못 앉게 한다. 마침 한 자리에 손님이 타지 않아 하늘은 그곳에 앉아서 갔고 나는 광명역에서 내려 빵 한봉투는 아들네 전달하고 집으로~
대전은 계룡산, 대둔산 산행을 위해 몇번 간 곳인데 도심 관광도 색다른 재미가 있었다.
밥, 차도 사주고 데리고 가 고마워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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