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일기장

걷사모 대전 현충원 둘레길을 가다 (10/16)

산무수리 2024. 10. 18. 21:42

<생은 과일처럼 익는다>

                                이기철

창문은 누가 두드리는가, 과일 익는 저녁이여
향기는 둥치 안에 숨었다가 조금씩 우리의 코에 스민다
맨발로 밟으면 풀잎은 음악 소리를 낸다
사람 아니면 누구에게 그립다는 말을 전할까
불빛으로 남은 이름이 내 생의 핏줄이다
하루를 태우고 남은 빛이 별이 될 때
어둡지 않으려고 마음과 집들은 함께 모여 있다
어느 별에 살다가 내게로 온 생이여
내 생은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구나
나무가 팔을 벋어 다른 나무를 껴안는다
사람은 마음을 벋어 타인을 껴안는다
어느 가슴이 그립다는 말을 발명했을까
공중에도 푸른 하루가 살듯이
내 시에는 사람의 이름이 살고 있다
붉은 옷 한 벌 해지면 떠나갈 꽃들처럼
그렇게는 내게 온 생을 떠나보낼 수 없다
귀빈이여, 생이라는 새 이파리여
네가 있어 삶은 과일처럼 익는다

 

 

9월 걷사모 동구릉을 걷고 10월 대전 현충원으로 가기로 해 기차표를 예매.

리사, 여산, 나는 서울역 출발. 수산나 부부는 수서 출발이다.

수서출발 표는 예매를 했는데 귀가하는 편이 우리 기차랑 시간대가 맞지 않아 결국 그 앞, 뒤 표를 다 예매 했다고....

각자 탔고 나는 허기져 리사가 들고 온 땅콩, 과자 등을 계통없이 먹었다. 여산은 아무것도 먹지 않는데 나중에 이유가 밝혀짐.

 

 

대전까지 왔으니 성심당 튀김 소보루를 사야 하는데 저녁에 오면 혹시 사람이 많을것 같아 아침에 사서 라카에 보관하는 정성(!)을 들였다. 8개 정도 2층으로 쌓으니 다 들어간다.

일단 첫번째 일정인 수제버거집으로 출발~

 

 

대전버거집으로 가는 길 폐가처럼 보이는데 사람들이 오픈런 줄을 서 있다. 이름은 미안마?

여기가 철도청 관사가 있던 동네인데 요즘엔 허름한 집이 대세인가보다.

허름한데 나름 운치가 있는 식당, 카페가 즐비하다. 요즘 청춘들이 좋아하는 사진 찍기 좋은 곳이다.

우리 목적지인 대전버거는 일찍 와서 기다리지 않고 주문. 넷은 기본을 주문했고 여산은 이 집에서 제일 비싼 엑스포 버거. 패티도 2장이고 한입에 들어갈까 싶은 그런 크기.

먹어보니 불맛이 나는 불고기버거이고 양도 푸짐하다. 파인애플도 들어간 햄버가는 버섯이 잘 안 찟어지는것 빼고는 가성비가 좋다. 리사가 많다고 남겨 나는 1/4 더 먹었더니 진짜 배가 많이 부르다.

이른 점심을 먹고 다시 대전역으로 고고~

 

 

대전역 가는길 소제동을 다시 둘러보는데 운치있는 골목이 멋지다. 사진찍고 구경하며 대전역에서 민증 넣고 승차코인 받아 현충원역으로 출발.

제법 여러 정거장을 가는데 막상 현충원은 걸어 가기엔 조금 멀다. 기다렸다 무료 셔틀버스 타고 현충원으로....

 

 

방문자 센터 지나자마자 왼쪽 둘레길 이정표가 보인다. 동작동 현충원과 달리 숲 사이의 길을 걸을 수 있게 되어 있다. 한바퀴 다 돌면 10키로 인데 우린 그중 빨간선만 걷는다고.

아무튼 완만한 나무 사이의 길을 걸으니 날씨도 좋고 아주 그만이다. 군데군데 화장실도 갈 수 있어 편리하다.

일단 한 블록 걷고 벤치에서 쉬며 간식 먹고 놀다 다시 출발.

 

 

뒷쪽으로는 오르막이 제법 가파르다. 우린 더 올라가지 않고 옆으로 빠져 나오기.

 

 

종군기자가 뛰어 다니며 사진을 찍어야 한다고 철모 오라방을 계속 놀리는 여산.

그 덕에 여산 사진에 종군기자 사진까지 나와 여행기 사진이 풍성하긴 했다.

다시 셔틀버스 기다렸다 타고 현충원역으로.....

 


성심당 본점인 중앙동에서 내려야 하는데 깜빡 잠이 들어 내가 못 내렸다. 한 정류장 더 가서 되집어 타고 가 만났다. 전철이 양쪽에 있어 넘어가지 않아 빨리 도착하니 놀란다.

대전은 성심당이 먹여 살리는것 같다. 건물이 한두개가 아니다. 빵, 빙수, 팥죽, 빙수 및 경양식 파는 곳이 각기 다르다.

파리 바게트 전국 매상보다 성심당 매상이 더 많다던가? 성심당에 비하니 군산 이성당은 구멍가게다.

우린 본점 2층에서 일단 전설의 팥빙수, 인절미빙수, 망고빙수 3개 시켰는데 서울에 비해 가성비가 진짜 좋고 맛이 좋다.

수산나네는 온 김에 케잌 사 간다고 케잌점으로 나갔는데 바로 뒷자리 사람이 시킨 푸짐한 메뉴를 보더니 여산이 구미가 당기나 보다.

물어보니 돈가스 오무라이스? 여산은 치킨가스 오므라이스를 시켰다.

배가 불러 안 먹는다니 그럼 이 밥값은 자기가 낸다고 해 할 수 없이 몇 숟갈 먹었는데 배가 부른데도 맛은 좋았다.

그새 수산나네 케잌 포장해 왔다. 무화과 케잌은 무너져 내릴것 같아 밤케잌을 샀다고.

거기에 교황님이 드셨다는 스콘을 사서 하나씩 나누어 준다. 사은품까지 챙겨준다.

이젠 다시 대전역으로 가자~

 

 

본점 앞 튀김소보루 모형앞에서 사진 한장 찍고 대전역 향해 가며 다리도 건너고 시장 2군데 통과하니 대전역이 나왔다.

라카의 소보루 찾아 들고 수산나네 기차는 30분 정도 늦게 출발 하는거라 헤어지고 기차 타고 8시 경 서울역 도착.

다음 걷기는 11.27 (수)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