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산행일기

미녀3총사 안산을 가다 (2/22)

산무수리 2025. 2. 22. 21:05

<말 키우기>

               홍순영

오늘 난 예쁜 말 한 마리 선물 받았어
부드러운 갈기와 긴 속눈썹
잘 생긴 이빨과 곧게 뻗은 다리를 가진,
말이 자유롭게 달릴 때
그를 쫓아 부드럽게 흔들리는 저 풀들을 보아
풀들은 말을 사랑하지
바람도 말을 사랑하지
그 속에서 거대해지는 말

나의 마구간엔, 수십 년씩 키운 말들도 있고
그 속에서 갓 태어난 말도 있지만
대부분 늙어 편자는 닳고
가끔 헛발질하며 절뚝거리는,
혹은, 갇혀만 있어 제대로 뛸 수도 없는
그런 말들 투성이야
그래선지 선물 받은 이 말에게 나는 끌려

나의 말은 그 동안
초원 위를 달리기도 하고
사막 위를 무심히 걷기도 했어
때론 트랑고 빙벽에 아끼던 말을 묻은 적도 있지
나를 태우고 봄바람이거나, 모래바람이거나,
눈보라가 되기도 하던 말들

당신,
침묵이 참다 참다 토해내는 하얀 입김 속
형태를 드러내는 저 말 한마디
같이 키워보지 않을래요

 

코스개관: 서대문역 1번 출구-경기대 앞-봉수대-고은초등학교-홍제역 (은근 쌀쌀한 날씨, 셋)

 

 

넘버4는 이번주까지 산에 못 온다고 했다.

수욜 명화에게 토욜 뭐 하냐고 물어보니 별일이 없단다. 웬일이니.

그래서 산에 같이 가기로. 장공주와 우린 고등학교 선후배.

서대문역에서 만나 등산로 입구까지 걷기. 나랑 만나면 버스 안 탈거 안다고...

아주 오랫만도 아닌데 데크를 새로 만들어 아주 깔끔하고 군데군데 의자도 더 많이 생겼다.

오늘 은근 쌀쌀한 날씨다. 자락길에는 사람이 많겠지만 등산로는 상대적으로 널널하다.

정상은 처음인 명화를 위해 데크길을 피해 올라가는데 정상 올라가는 곳도 대부분 계단을 쌓아 그나마 등산 분위기를 낼 곳이 거의 없어졌다.

아무튼 힘들면 안 올라오는 명화 덕분에 몇번 쉬고 정상에 올라가니 웬일로 한갖져 인증샷도 하고 정상에서 제일 가까운 하산길로 접어드니 이쪽은 응달이라 군데군데 빙판이 있는데 명화가 한번 넘어졌다. 다치지 않아 다행이다.

한참 내려와 둘레길을 만났고 내려가다 보니 고은초등학교. 홍제역까지 걸어 유진식당에서 조기구이와 오징어찌개로 거의 밥 한공기씩 먹고 길건너 찻집에서 차도 마시고 놀다 홍제역에서 아웃.

다음 산행은 3.3 예정. 이날 명화도 별일 없고 넘버4도 올 수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