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건 누군가를 기다린다, 바다로 열린 창가에 난(蘭)줄기가 그리움의 노을바다를 젓는다 울컥, 용정(龍井)의 매생이국이 파도소리 퍼 올린다. 장작불 지피며 기다림으로 저물어 가고 온 식구들 가슴 따뜻하게 말아주던, 공돌 소리마다 겨울밤은 아랫목으로 깊어 갔다. 등외품 신세인지라 공판장엔 따라가지 못하고 완행버스에 절인 눈물 다 쥐어짜고서야 자판에서 실핏줄의 눈을 뜨던, 그 눈길에 타들어 가던 광주 양동시장 인파 속의 햇살들. 햇살들이 백열등을 밝히고 귀항하는 노(櫓)소리 기다려도 오지 않고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야 마는, 그리운 갯비릿내 치렁치렁 밀려온다 저 바다로 청동(靑銅)울림들 처 올린다. *龍井: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정식 집. *공돌: 김을 말리는 것을 발장이라고 하는데, 이 발장은 팽이처럼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