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열차 타고 생일 파리하기 (3/31) 일기 -안도현(1961~ ) 오전에 깡마른 국화꽃 웃자란 눈썹을 가위로 잘랐다 오후에는 지난여름 마루 끝에 다녀간 사슴벌레에게 엽서를 써서 보내고 고장 난 감나무를 고쳐주러 온 의원(醫員)에게 감나무 그늘의 수리도 부탁하였다 추녀 끝으로 줄지어 스며드는 기러기 일흔세 마리까지 세다.. 산 이외.../2013 일기장 2013.04.04
발우공양 (1/29) 인사동으로 가며 - 김종해(1941~ ) 인사동에 눈이 올 것 같아서 궐(闕) 밖을 빠져나오는데 누군가 퍼다 버린 그리움 같은 눈발 외로움이 잠시 어깨 위에 얹힌다. 눈발을 털지 않은 채 저녁 등이 내걸리고 우모(羽毛)보다 부드럽게 하늘이 잠시 그 위에 걸터앉는다. 누군가 댕그랑거리는 풍경.. 산 이외.../2013 일기장 2013.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