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2005년 일기장

까치 설날

산무수리 2005. 2. 9. 20:50




내일은 명절.
오늘도 역시나 서울에 사시는 형님네가 먼저 시댁에 내려오고 가까이 사는 우리가 또 늦었다.
집안 청소를 대강 해 놓고 부랴부랴 시댁에 갔다.

형님은 벌써 국, 갈비를 앉쳐 놓으셨다.
오늘도 죄송~~~
부지런히 재주가 없어도 되는 일을 하고 그리고 점심을 먹었다.
시부모님과 시숙, 남푠은 수원 큰어머님 병문안을 가셨다.
침대에 누워 바깥 거동을 못하셔서 딸 옆으로 이사를 가셨단다.
아들이 둘 있으나 모실 형편이 못된다. 일가도 못 이룬 처지라...
되는 집안은 아들이 잘 되고 안되는 집은 딸이 잘된다.
물론 둘 다 안 풀리는것 보다는 딸이라도 잘사면 좋은 일이지만 친정부모를 모시는 일은 아무리 남녀평등이 되고, 여자가 호주가 된다고 해도 정서상 쉬운 일은 아니다.
명절만 되도 시댁으로 가지 친정으로 가는 집은 아직은 드문 세상이니까....

형님과 난 부족한 장을 봐다 전을 부친다.
일도 못하는 날 잘 봐 주시는 형님, 난 그저 열심히 단순노동으로 할 수 있는 일만 한다.
동태전을 부치고, 맛살, 쪽파, 버섯 등을 다져넣은 전도 겨우겨우 진력이 날 즈음 겨우 끝이 났다.

이젠 만두를 빚어야 한다.
올해는 만두 속을 세탁기에 짠단다.
돼지고기가 두근이나 되니 자연 김치도 많이, 숙주, 두부도 많다.
자연 속이 많아진다.
그나마 만두피를 밀지 않고 사다 쓰니 생각보다는 빨리 끝났다.

저녁이 되어 조카, 아들놈도 와서 상 두개를 차려서 만두국을 끓여서 먹었다.
아들 삼형제는 효도 고스톱을 치고 나와 아들들은 오랫만에  TV를 본다.
컴을 하던 조카가 컴을 내 주어 잠시 짬을 내서 오늘의 일기를 쓴다.

이북에서 월남한 시댁이라 제사가 없는데도 이렇게 번거로운데 제사음식 준비하는 집을 얼마나 힘이 들까?
제사음식을 맞추면 다 배달해 주는 세상이라지만 그래도 제사는 정성으로 지내는게 좋지 싶다.

이땅의 며느리들이여, 기운내시라.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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