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나라 이야기

관광하기 2 (쮜리히~퓌센)

산무수리 2008. 8. 27. 22:48
'성난 돼지감자 ‘-원구식(1955~ )

나는 걸신들린 여우처럼 산비탈에서 야생의 돼지감자를 캐먹는다. 먹으면 혀가 아리고, 열이 나고, 몸이 가려운 돼지감자. 독을 품은 돼지감자. 살아남기 위해선 누구든, 야생의 돼지감자처럼 자신의 가장 소중한 삶의 줄기에 독을 품지 않으면 안 된다. 나는 세상을 향해 외친다. 나 돼지감자야. 어디 한번 씹어 봐. 먹어, 먹으라니까. 그러나 나는 가짜 돼지감자. 독도 없으면서 있는 체 하는 가짜 돼지감자. 우리는 모두 가짜 돼지감자. 길들은, 교육받은, 그리하여 녹말이 다 빠진, 착한, 힘이 없는, 꽉꽉 씹히는, 그러나 성난,


돼지감자. 감자의 일종. 독을 품고 있으며 먹으면 열이 나고 몸이 가렵다. 우리는 걸신들린 여우처럼 산비탈에서 야생의 돼지감자를 캐먹는다. 돼지감자는 욕망 대상의 은유. 이 돼지감자를 먹은 우리는? 당연히 열이 나고 몸이 가려울 것. 이는 욕망 대상이 저항하는 의지와 불화의 은유. 그러면서 깨닫는다. 살아남기 위해선 누구든, 야생의 돼지감자처럼 자신의 가장 소중한 삶의 줄기에 독을 품지 않으면 안 된다. 독 한 방울이 전체 술통을 물들이듯 육체와 영혼을 독으로 채우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고는 세상을 향해 외친다. “나 돼지감자야. 어디 한번 씹어봐. 먹어. 먹으라니까!” 그러나, 우리는 녹말이 다 빠져 독도 없으면서 있는 체하는 가짜 돼지감자. 교육에 의해 길들여진 가짜 돼지감자. 교육의 최선은 남이 가르치는 것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가르치는 것을 배우는 일. 온전한 진실에 자신의 독을 헌신하는 일. 비록 야생이 거칠지라도 타인과 자신의 독 속으로 파고들어야 숭고함에 이르는 것. 따라서 소리가 없는 사람은 위험한 사람이다. <박주택·시인>


8.8 (금)

아침 8시 경 밥을 먹기로 했다. 조금 일찍 일어나 모처럼 달리기를 해 보려고 집을 나섰다. 어디로 뛸까 하다 민가가 없는 뒷쪽으로 뛰기로 했다.
해가 뜰 시간인데 흑림이라는 시커먼 나무들이 쭉쭉 자라있는데 숲으로 뛰어 올라가는게 아니라 뛰어 내려간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언덕에 집을 짓고 밭은 집 아래에 있다.
숲길 갈림길마다 이정표가 되어 있는데 어디인지 눈에 익지도 않고 기억이 되지 않는게 애로사항이다.
아무튼 뛰어 내려갔다 숲 중간으로 평탄한 길이 나와 가니 개울을 건넌다. 어디로 연결되는지 알 수가 없어 되돌아 올라왔다. 40분 정도 걷다 뛰다 하고 돌아오니 대장님과 박교감은 베란다에 나와 담배를 피우고 계시다.


우리가 묵은 민박집-웬만한 호텔보다 좋았다


독일의 시골마을이데 조용하고 정갈했다

오늘 입국하는 날이어서인지 붕 뜨던 박교감 머리도 예쁘게 단장했다. ㅎㅎ
무거운 피켈, 자일 등을 비교적 짐 무게가 적은 박교감 카고백에 다 보개기로 했다. 수저, 밥그릇 등을 다 버리고 가신다는데 이젠 산행 안하실거냐고 하니 밥그릇은 대장님께 양도하고 수저는 도로 챙겼다. ㅎㅎ


정갈한 아침

아침으로 스프, 따뜻한 빵, 커피, 차, 반숙한 계란 등이 푸짐하게 나왔다. 무작정 쉬느니 가는길에 한건 보고 가자고 해 9시 경 길을 나섰다.




여기를 또 올 기회가 있으려나?

쮜리히 가는 길에 티티호라는 관광지를 지나는데 사람도 많고 꽤 유명한 관광지인것 같다. 헌데 내리려는데 비가 많이 내린다. 차에서 기다리다 도로 출발했다.
산행 할 때는 날이 도와주더니 관광 하려니 날이 도와주질 않는걸?
하긴 홍샘도 이번 독일 다닐때는 매일 비가 내렸단다. 연간 강수량이 많은가?
스위스 국경을 다시 넘었다. 공항 근처 휴게소에서 마지막 라면을 점심으로 먹었다. 조금 있으면 기내식 드실거니까...




길바닥에서 라면 끓여 먹기

공항에 차를 대고 짐을 부치는데 너무 무겁단다. 자일 한동을 빼니 그나마 무게가 좀 줄어들었다. 혼자서도 비행기 잘 탈 수 있다고 갈 길이 멀다고 가라고 해서 작별인사하고 출발.
오늘은 독일 퓌센근처 야영장으로 가 내일 퓌센의 백조의 성을 관람한다고 한다.
독일의 넓은 초지에는 그림같은 집이 있고 소도 잘 보이지 않는다. 자기네 초지에서 감당할 만큼만 소를 키운다고 한다. 농부들은 별로 할 일도 없을것 같다고 웃었다.

오샘은 모나코나 이태리에 가자고 하는데 샤모니에서 출발했으면 그게 가능한데 쮜리히까지 올라와 너무 멀어 곤란하단다. 그럼 암스텔담에 가자고 오샘 고집을 부린다. 오샘 의견에 동조하던 대장님이 등정팀에 설득당해 오샘을 달래나보다. ㅎㅎ
이왕이면 나도 안 가본 쪽으로 가고 싶긴 했지만 운전거리가 너무 멀고 한번 본 곳을 다른계절에 가면 또 어떤 감흥이 있을지 궁금하기도 했다.



 



 

 


네비가 종 쳐 무작정 내려서 찍은 곳

퓌센 가는길에 네비가 계속 종을 쳐 댄다. 뭔가 대단한게 있는것 같다. 차 세워 잠깐 보고 가자고 했다.
교회가 있었고 교회 뒤 무덤도 있고 광장도 크진 않았지만 분위기가 좋았고 앞에는 작은 미술관도 보였는데 독일 어디쯤인지 전혀 알 수 없는게 옥의 티. 그냥 내려서 사진 찍고 출발. ㅎㅎ

퓌센 가는데 비가 내린다. 심란하다. 비 오는 야영은 참 을씨년 스러운데...
한군데 야영장을 찾아가니 시설이 좋은가보다. 별이 5개나 된단다. 헌데 전기를 쓸 수 있는 자리는 다 찼다고 해서 그 근처 다른 야영장에 갔다.

 
야영장의 호숫가

 

 
해 질 무렵


황태구이

호수 가장자리에 자리잡은 야영장인데 시설도 크고 좋은데 야영지도 지정한 곳에만 치게 하고 전기 미터까지 체크하고 야영비도 다른데 2배나 된단다.
우린 이렇게 시설 좋은데 별로인데. 호젓하고 조용한곳이 더 좋은데....

비가 내렸다 그쳐서인지 날이 쌀쌀한데 이 날씨에 호수에서 수영 하는 사람들도 있다.
호숫가에 텐트를 치고 땅도 젖었고 추워 큰 텐트에 모여 저녁을 먹었다.
황샘은 남은 북어채를 고추장을 넣고 버므려 올리브 기름에 구워준다. 맛도 좋았다. 정말 별걸 다 한다.
오늘도 와인과 맥주를 곁들였다. 언제 이렇게 포도주 먹어 보겠냐고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