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젊은 방황들 추스려 시를 만들던
때와는 달리
키를 낮추고 옷자락 숨겨
스스로 외로움을 만든다
내 그림자 도려내어 인수봉 기슭에 주고
내 발짝 소리는 따로 모아 먼 데 바위뿌리로 심으려니
사람이 그리워지면
눈부신 슬픔 이마로 번뜩여서
그대 부르리라
- 이성부(58) '숨은 벽' 중
1. 모이는곳: 2008.9.6 (토) 13;40 구파발역 1번 출구
2. 코스개관: 효자비-밤골-숨은벽-호랑이굴좌회-백운대피소-백운2매표소 (14:20~19:00)
3. 멤버: 영등산악회 8명
4. 날씨: 화창하고 더웠던 오후
5. 기타: 박작가님이 오셔서 사진촬영
3째 토욜이 정기 산행일이지만 총무 개인사정으로 (회장님 결재 남) 첫째주 산행 하기로 한 날.
오늘은 조망으로 둘찌 가라면 서러울 숨은벽에 가기로 했다. 개인적으로 삼각산 중 이곳을 제일 좋아하기도 한다. 박작가님께 가시면 후회하지 않을거라 영업을 했다. ㅎㅎ
12:30 정시 모여 출발. 6명이다. 노량진에서 전철타고 구파발에 내리니 고천사 와 기다리고 있다. 모임시간 딱 맞췄다. 34번 버스타고 가는데 전화. 오샘이 이제 구파발 역이라고 어디서 내리면 되냐고 한다.
효자비에서 내려 기다린다고 하니 대충 알것도 같다고 먼저 진행을 하라고 한다.
좀 기다리다 먼저 출발. 전에 올라가던 매점 앞 노천식당은 하산팀들의 뒷풀이로 복잡하다. 더구나 뒷쪽에는 공당 직원들이 불법시설을 철거하고 어수선 하다.
그래서 이곳도 굿당으로 가는 길로 올라가니 처음 보는 길이다. 오늘도 개척산행 하는거 아닌가 순간 당황했다.
박태성묘로 가는 길이라는 이정표를 따라가니 큰 호랑이 석장승에 묘지과 비석이 보이는데 효자비다. 말로만 듣던 효자비 주인공이 이 사람이었나 보다. 이곳에서 오샘을 기다리니 택시타고 오고 있다고 어느 굿당이냐고..
모르지...
박작가가 마중 나가 14:30 무사히 만났다. 명퇴 후 올 산행에 처음 참석한 전전임 회장인 오샘.
박태성 묘
오샘 기다리며 배고프다고 하니 이샘 배낭에서 피자 한판이 나온다. 덕분에 일용할 양식을 해결할 수 있었다. 작은 배낭에서 별게 다 나온다.
오샘 도착하고 묘 우측 등산로로 쭉 따라 올라가니 예전 염초쪽으로 갈 때 올라간 길과 다행히 만난다. 휴~
이길은 호젓하기도 하려니와 길도 평탄해서 내심 다시 오리라 맘먹었는데 다행히 길을 제대로 찾았다.
염초 갈림길에서 계곡을 따라가면 숨은벽을 지나서 만날것 같아 계곡을 가로질로 왼쪽 능선에 붙었다. 넘들은 하산 해 탁족을 하는데 우리는 이 땡볕에 올라가야 하니 조금 갈등이 생긴다.
그래도 씩식하게 능선을 치고 올라가니 성황당에서 올라오는 능선과 만난다. 짧게 올 길을 갈지자로 돌아온것 같다. 지도도 안 들고 왔고... (한심하네..)
그래도 이쪽으로 올라가야 전망대 테라스도 볼 수 있다. 역시나 지리전공자 박작가 바위를 보더니 완죤히 반해 버렸다. 토르라나 뭐라나...
주립대 학장님인 라샘이 막걸리 두병을 어느새 사서 쉬는동안 한잔씩 마시는데 정말 시원타.
오늘도 후미담당은 이샘. 오늘은 날이 더워 더 헤매는것 같다. 덩달아 고천사까지 힘들어 한다. 상반기 산행이 많이 늘었는데 시한부 백수기간 동안 산행을 거의 하지 않은것 같다.
그래가지고 내년에 지리 가겠냐?
전망대 테라스에서
전망대 테라스에 오니 사람들이 꽤 늦은 시간인데도 제법 많고 숨은벽에도 사람들이 제법 많다. 단체 사진 찍어달라고 하니 그쪽 팀도 작가라며 사진을 찍어준다. 헌데 박작가 디카 보더니 침을 흘린다.
사진도 좋고 다 좋은데 카메라가 너무 무겁다. 몸 약한 사람은 디카 들고 가는것도 일이겠다.
박작가 사진 찍느라 바쁜 모습이다. 산에 온 적이 별로 없어 더구나 이쪽은 초행이라고 한다. 멀리 도봉산 오봉도 보이고 환상적인 경치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숨은벽 반달바위에서
숨은벽 능선은 이샘만 우회하고 다들 잘 넘는다. 내가 좋아하는 반달바위 위에서 물론 작가한테 사진도 찍히고...
숨은벽에 올라와 벌렁 누워버린 오샘
숨은벽에 오니 다 좋은데 너무 땡볕이다. 한팀이 숨은벽 슬랩에 붙어있다.
그만 구경하고 가자하니 박작가 우리보고 올라가란다. 사진 찍어 준다고...
헐, 저긴 장비갖고 리지산행으로 가야 합니당. 우리보고 저기 가라구요?
막 웃으면서 무식하면 용감해서 그렇다고...
숨은벽 내려서기 전 그늘에서
숨은벽 내려서기 전 그늘에서 막걸리 한병 마저 마시고 하산하는데 오늘도 장공주 내려오는데 무섭다고 난리다. 한번은 꼭 우리를 긴장 시킨다.
갈비뼈 골절 후 처음 산행인데 다행히 잘 붙었는지 산행 잘만 한다.
백운샘에서
백운샘에 앉아 물도 마시고 또 쉰다. 해가 많이 짧아졌는데 맘이 바쁘다.
작년 봄 이래 처음 산행하는 오샘, 매달 산행해도 늘 힘든 이샘, 도가니때문에 하산에 쥐약인 김샘, 역시나 무릎이 신경쓰이는 박작가....
산행이 늘어지면 뛰라고 소리치는 라샘.
호랑이굴 옆으로 넘어가기
호랑이 굴 옆으로 우회해 올라가 한번 더 쉬었다. 배가 고픈 백성들 남은 빵과 사과로 에너지 보충.
넘어가서
백운대 슬랩앞에서 인수 감상하기
백운대 슬랩에서 인수를 보니 아직도 사람이 많이 붙어있다. 우리의 박작가는 작품활동 하느라 여념이 없다. 편안하게 누워서 보니 정말 좋은걸?
저기 가 본 지가 언제인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갈 기회는 있으려나?
바라만 봐도 좋긴 하다...
백운대피소에는 등산학교 사람들인지 팀별로 앉아 취사를 하는것 같다. 계속 올라오는 등산학교 사람들.
두번째로 부러운 사람들이다.
시간은 벌써 18:00. 이젠 정말 해 지기전에 하산해야지?
인수대피소 내려가는길은 구조대를 새로 지었고 인수대피소는 철거해 버렸다. 대피소 계시던 분을 만나뵈니 구조대에서 함께 사무실을 쓰고 계시단다. 인수에 계시던 관리공단 유외형씨는 치악산에 가셨다고...
전엔 인수대피소에서 간단한 간식을 판매했는데 현재는 매점 운영계획이 없다고...
그 공사 중 와중에 간간히 텐트가 보인다. 예전에 비해 너무 어수선 하다. 빨리 정돈이 되야할것 같다.
하루재에서
하루재에서 마지막 출석사진을 찍고 하산.
도선사로 하산해도 되지만 이왕이면 새 길을 알려주고 싶어 조금 긴 백운 2매표소로 하산. 날이 어둑해져 쉬지않고 빼고 무릏 아프다던 김샘이 하도 잘 쫓아와 계속 진행했더니 후미에 처진 겨우 쫓아 내려왔단다.
그러더니 어쩜 그렇게 늘상 새길로 안내 하냐고...
이길 저길 다양하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지 뭐긴 뭐겠수...
하산하니 19;00. 어영부영 4시간반 산행을 했다.
우리콩 순두부집에서
지난번 먹은 원석이네 식당은 아들이 하면서 맛도 없어지고 음식도 아주 인색해졌다. 다들 우리콩순두부 집으로 가자고 해서 간단하게 시켰는데도 반찬 무한리필 해 주어 배부르게 먹었다. 술도 소주 1병으로 8명이 나누어 먹었다. 이렇게 적게 먹은 날도 첨이다.
오늘 산행에 오려고 1주일 동안 다이어트 했다는 오샘인 이렇게 맛있는 밥 오랫만에 먹어본다며 시래기 나물을 세접시나 먹었단다. ㅎㅎ
이젠 해가 많이 짧아져 헤드랜턴 꼭 준비해야 겠다.
10월부터는 3째주에 합니다.
추석 잘 쇠고 10월에 뵐께요~
-사진은 다 박작가님 작품입니다. 어쩐지 다르죠?
박작가남의 산행 감상문을 첨부합니다.
사진과 함께 즐감 하시길...
안녕하세요?
어제 일요일 잘 쉬셨는지요?
토요일에 좋은 코스로 등산을 잘 했습니다.
아름다운 풍경들을 보았고,
포도와 사과와 빵을 즐겼고,
저녁에는 맛있는 음식을 먹었습니다.
김경호 샘이
본인은 입에 사과를 넣으면서
사과를 누군가에 건네 주는 사진이 재미있었습니다.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태양 에너지를 자기 돔에 넣어
에너지를 순환시킴으로써 생명을 유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음식을 나누어 주는 것은
곧 생명을 주는 아름다운 일이겠죠.
우리는 참을 수 있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수다도 떨었고요.
숨은 벽.
시 제목 같다고 했더니
회장님이 이성부 시집 이름이 있다고 했죠?
검색해 보니 시가 있군요.
우리 팀이 숨은벽 올라가는 사진을 찍겠다고 했을 때
프로만 올라가는 곳이라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ㅎㅎㅎㅎㅎㅎ.
두 시에 시작해서 7시에 내려왔으니
모두 5시간 걸렸습니다.
사진을 보면 시간이 나와 있어서 편리합니다.
예전 같으면 지리 답사 때 사진 찍은 장소를 메모하곤 했는데 말이죠.
생각보다 많이 걸렸습니다.
나는 등반 코스도, 시간도 전혀 조사를 하지 않은 채
등산을 시작했지요.
팀만 믿고 올라갔는데
다섯 시간이나 등산했다니 놀랍습니다.
저의 경우 어쨌든 무릎에 각별히 조심하며 걸었습니다.
다음에는 지팡이가 있어야겠다고 생각을 했고요.
-아마추어 사진 추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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