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다가 고추밭 허수아비에게
길을 묻는다
자기도 모르니 그대로 가라한다
가다가 산꼭대기 바위돌에게
길을 묻는다
자기도 가다가 길이 없어
이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으니
나보고도 그 자리에 앉으라 한다.
길을 가다가다 제 길을 잃고
나도 가다가다 내 길을 잃고
서로 모르는 길을 가고 있다
모르는 길을 가다보니
내가 누군지 모르게 된다
자꾸 내가 누군지 모르게 된다
만나는곳: 2008.8.24 (일) 11:00 범계역 4번출구
코스개관: 모락산가든-능선길-정상-절터약수터-백운산-고분재-백운호수
날씨: 맑고 화창해 더웠다.
멤버: 굼벵이산악회
밥 사준다는 사람이 고맙다.
산에 가자는 사람은 더 좋다.
주말이 되면 어디를 가야할지 아직 계획이 없다.
2월말 계룡산에서 뵙고 못 뵙던 마로님이 낮고 순한 산에 가면 쫓아 오셔서 밥까지 사주고 싶으시단다.
산에도 가고 밥까지 사주시고...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음이야....
안양쪽 산 대부분은 와 보셨지만 모락산에 올 기회가 없으셨을것 같다.
왜? 작고 낮고 안 유명한 산이니까. 허나 높이에 비해 산세는 결코 작지않은 그런 산이기에 꼭 보여드리고 싶었다.
길이 멀기에 시간도 널널하게 잡았다.
점심으로 김밥 4줄 사서 역으로 가려는데 쫀누나 전화. 호박잎 삶아놓은거 우리집에 들고 온다고 도로 집으로 오라고...
냉장고에 넣고 오느라 바빠 택시타고 1번 출구에 내리니 그곳에 계시는 마로님.
아니 왜 4번에 안계시고?
잠시 착각을 하셨다고...
박과일은 진즉에 와 백화점 안에 있단다.
만나 03번 버스를 타고 모락산 입구에 내렸다. 모락산 나도 오랫만인것 같다.
그새 모락중학교는 개교를 했교 고등학교는 2010에 개교를 한단다. 동네가 바뀌어 나까지 헷갈릴 지경이다.
숲이 우거진 그늘로 들어서니 시원하다.
그래도 오르막은 숨찼다. 다들 이런 저런 사정으로 올 여름 산행을 못 했다는 세사람.
한고비 올라가 쉬니 모기들이 물어댄다.
절터약수터 갈림길에서 당연히 왼쪽 능선길로 접어든다.
네사람 다 오늘 신발이 리지화를 신고 왔다. 가급적 계단길을 버리고 바위를 기어 올라가기로 했다.
온몸답게....
씩씩하던 쫀누나 아침을 급하게 먹어 속이 답답하다며 페이스가 떨어진다. 그 덕에 자주자주 쉬며 올라갔다.
암릉을 보더니 컨디션 회복이 되었는지 쫀누나 후다닥 올라가 버리고 박과일은 무섭다고 버벅거리고 마로님은 평형기관에 조금 이상이 있다는 진단을 받으셨다는데도 엄살과는 달리 침착하게 오르셨다.
휴....
정상에 올라가 하드도 하나 먹고 절터약수터에 가니 역시나 사람이 많다.
우린 백운산쪽으로 가서 점심 먹기로 했다.
역시나 이쪽으로 들어서니 사람이 거의없고 호젓하다.
점심 먹는데 다 좋은데 모기가 많았다. 소신공양을 너무 많이 해 몸 여기저기에 다들 물려서 울퉁불퉁 해 졌다. 그나마 이 모기는 안 보이는데만 무네?
한팀이 우리를 보고 무슨 산악회냐고...
온몸산악회인데 들어보셨나 몰라.. ㅎㅎ
백운산쪽으로 길을 건너가는데 어디로 가느냐 길을 묻는다. 듣기만 한 길을 쫓아가도 되냐고 하더니 곧 우리를 추월해 가 버렸다. 우리 굼벵이 맞다니까...
백운산 정상에서 출석부 찍고 그늘에서 놀다 하산.
고분재에서 바라산 가자니 오늘 계획대로만 하자는 박과일.
내심 바라산까지 갈까봐 걱정되셨다는 마로님.
저도요 이젠 안 간다는 사람 억지로 안 끌고 다니거든요?
애정표현 방법을 바꿨거든요?
하산하니 5시반.
덥다고 시원한 국수를 먹고 싶다는 쫀누나와 박과일.
동해메밀향 (031-424-1991)에서 수육과 메밀 막국수를 쫀누나네 와인에 곁들여 맛있고 배부르게 먹었다.
멀리까지 오셔서 산행도 함께 하고 맛있는 저녁까지 사 주시고...
산타오빠 맞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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