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09년 산행기

신년산행-구로닥 삼각산으로 날다 (1/2)

산무수리 2009. 1. 2. 23:59
사는 이유 - 최영미


투명한 것은 날 취하게 한다
시가 그렇고
술이 그렇고
아가의 뒤뚱한 걸음마가
어제 만난 그의 지친 얼굴이
안부없는 사랑이 그렇고
지하철을 접수한 여중생들의 깔깔웃음이
생각나면 구길 수 있는 흰 종이가
창밖의 비가 그렇고
빗소리를 죽이는 강아지의 컹컹거림이
매일매일 되풀이 되는 어머니의 넋두리가 그렇다
누군가와 싸울 때마다 난 투명해진다

치열하게
비어가며
투명해진다
아직 건재하다는 증명
아직 진통할 수 있다는 증명
아직 살아 있다는 무엇

투명한 것끼리 투명하게 싸운 날은
아무리 마셔도 술이 오르지 않는다


 

만나는곳: 2008.1.2 (금) 10:00 수유역 2번 출구
코스개관: 우이동 (10:10)-육모정고개-영봉-하루재-백운산장-백운봉-위문-보리암 (15;40)
날씨: 아침 쌀쌀했던 날씨가 점심 무렵부터 풀려 산행 하기 좋았다

 

 

 

 

 

 

 

 

 

 

 

 

 

 

 

 

 

 





구로닥 모임에서 1월 강화 마니산에 가자 하던 박강직.
막상 갈 날이 되니 부담 많이 되었나보다. 삼각산으로 산행지 바꾼자더니 급기야는 이번에 못 간다고...
곧 넘의 나라 가야해 안 그래도 산에 가도 되나 염려를 했었다. 걱정말고 여행이나 잘 다녀오라 했다.
서반어는 아예 대꾸조차 없어 안 올 줄 알고 있었다.
박과일, 송년산행에서 연주대 올라간 사람들 기다리며 추위에 떨어서인지 감기 걸려 못가겠다고 연락.
결국 캐러반과 둘이 가게 생겼다.

원래 영봉찍고 하루재에서 백운2통제소로 하산하려던 계획을 수정해 신년산행이니 백운봉을 올라가 보기로 했다.
약속시간보다 둘 다 일찍 나타나 빨리 이동했다.
영봉 가는길은 역시나 평일이라 한갖졌다.
캐러반 몸이 워낙 가벼워 날아갈 지경인지라 잘 쫓아온다. 가족산행을 주로 하는 친구인지라 이 코스는 초행일것 같아 잡은 코스인데 역쉬나 영봉가는 길 조망은 정말 멋지다.
욕모정 고개의 한산 탑(?)이 철거되 없어져 버렸다. 상장능선 가는곳은 못 가게 막아놓고 현수막도 붙여져 있고...

능선에 올라서서 보는 조망. 다 좋은데 서울 하늘의 뿌연 스모그. 그 안에서 숨쉬고 살았단 말이쥐?
하긴 난 그나마 경기도 공기 마시고 있네?
조망 좋은 곳에서 빵과 캐러반표 매실차를 마셨다.

2시간 만에 영봉 도착.
헌데 영봉 정상석도 철거해 버렸는지 없어져 버렸다. 영봉 여기저기 있던 위령탑도 다 철거해 버렸고...
불필요한 인공 설치물을 없애는건 잘 하는것 같은데 그래도 정상석마저 없애버린건 좀 심하다 싶다.

하루재 지나니 사람이 많다.
인수대피소도 철거 끝났고 새로 지은 구조대 건물과 그 위 화장실도 깨끗하게 정비해 놓았는데 이건 잘한것 같다.

대피소 자리 지나자마자부터 나타나는 빙판길. 역시나 이 길은 응달이라 미끄럽다. 그래도 아이젠 없이 조심해서 올라가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백운산장에 가니 단체 팀들로 버글거린다. 국수라도 먹자고 하니 생각없다는 캐러반. 캐러반 따라 다니면 굶어죽기 딱 좋다.
빵과 커피로 요기를 하고 백운봉을 향해 올라가자~

위문에 한팀으 만경대로 가려다 관리공단 직원의 제지로 하산을 한다. 이런 날씨에 눈도 남아 있는데 리지를 하려 하다니...

개 한마리 끌고 가는 서양인 2명. 누군가 그 개 아이젠을 신켜야 하는거 아니냐고 했다던가?
백운봉 올라가는 급경사 바윗길을 개가 못 올라가니 사람이 안아 올리느라 고생이다.

단체팀들 중 버벅대는 백성들 때문에 올라갈 때도 내려갈 때도 정체지만 주말보다 복잡하진 않다. 다들 새해 기분이라서인지 기분 좋아 보인다.
우리도 정상에서 사진도 찍고 캐러반 기록용 사진도 몇장 찍었다. 언제 또 여기 와 사진 찍어 보겠냐는 캐러반.

하산은 짧은 코스인 산성쪽으로 내려가는데 이곳은 완죤 봄날같다. 눈, 얼음 흔적도 없다. 그나마 계곡이 얼어있어 겨울인걸 느끼게 한다.
올라오는 사람도 많고 내려가는 사람도 많았다.

4시간 넘은 산행을 마치고 금강식당에 오니 점심 먹자는 캐러반. 맛있는거 사준다고...
순두부와 된장찌개로 늦은 점심을 먹고 차 태워준다는걸 마다하고 계곡길 따라 내려왔다.
2009년 신년산행은 백운봉에서 시작했다.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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