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 최영미
사랑이 어떻게 오는지
나는 잊었다
노동과 휴식을 바느질하듯 촘촘히 이어붙인 24시간을,
내게 남겨진 하루하루를 건조한 직설법으로 살며
꿈꾸는 자의 은유를 사치라 여겼다
고목에 매달린 늙은 매미의 마지막 울음도
생활에 바쁜 귀는 쓸어담지 못했다. 여름이 가도록
무심코 눈에 밟힌 신록이 얼마나 시리도록 청정한지,
유리병 안에서 허망하게 시드는 꽃들을
나는 돌아보지 않았다
의식주에 충실한 짐승으로
노래를 잊고 낭만을 지우고
심심한 밤에도 일기를 쓰지 않았다
어느 날 당신이 내 앞에 나타나
비스듬히 쳐다볼 때까지
사랑이 어떻게 왔다 가버리는지
셋이 만났다.
덩달아 나도 미녀삼총사가 되어 좋다.
연희동 '마리안느 정원' (337-0345) 에서 1:30에 만나자고 한다.
알아서 찾아간다고 했다.
검색을 해도 안 나오고 사러가 쇼핑센터 근처라고 해 거길치니 근처 유명한 맛집 몇곳만 뜬다.
하다 하다 안되 전화를 해 홍대입구역에서 버스타고 오면 된다고 들었다.
1시간 반 앞두고 집에서 나가 홍대입구에서 내렸다.
연희동방면 2번 출구로 나가 버스정류장에가니 다 합정역 방향.
어? 반대인데?
전화를 하니 알아서 찾아온다면서 못찾냐고 막 웃는다.
다시 들어가 4번 출구 앞 버스정류장에서 760번 버스를 타고 연희동 로터리에서 내려 조금 걸어 내려가다 길 건너니 보이는 사러가 쇼핑센터.
전직 대통령들께서 살던 동네라 아주 럭셔리한 쇼핑센터였다고...
하늘이 마중을 나왔다.
유명한 냉면집 옆건물 2층의 마리안느 정원.
이름은 양식집인것 같았는데 조촐한 한정식집.
분위기도 너무 딱딱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품위가 떨어지지 않는 그런 분위기다.
게장정식과 낙지볶음을 시켰다.
다 맛이 있고 반찬도 깔끔하면서도 가짓수도 너무 많지도 않고 딱 좋았다.
밥 잘 먹고 차 마시고 오늘의 그림일기를 위해 사진을 찍었다.
늘 디카를 들고오는걸 아는지라 나름대로 예쁜옷일 입느라 신경쓰게 된다.
밥 잘 먹고 차 잘 마시고 이런저런 이바구 나누기.
만나면 좋은 직장 동료이자 친구들.
요즘 나름대로 산에 다닌다는 하늘.
짬짬히 친구가 불러줘 골프를 치는 리사.
뒤늦게 초등 동창회에 나가느라 너무 바쁘단다.
동창회에서 생일상까지 차려주었단다.
머지않은 장래에 있을 환갑을 12월 합동환갑을 한단다.
우리 둘이 가족 대신 참석한다 했다. ㅎㅎ
이젠 환갑을 어찌 지낼까 하는걸 염려(!) 하는 나이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
마음은 늘 서른 즈음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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