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서 1’-이원(1968~ )
한 남자의 두 손이 한 여자의
양쪽 어깨를 잡더니 앞뒤로
마구 흔들었다 남자의 손이
여자의 살 속으로 쑥쑥 빠졌다
여자가 제 몸속에 뒤엉켜 있는
철사를 잡아 빼며 울부짖었다
소리소리 질렀다
여자의 몸에서 마르지 않은
시멘트 냄새가 났다
꽃 피고 새가 울었다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파트 밤늦은 놀이터에서 내가 그녀를 흔든 적이 있었는지. 그때 어느 집 불빛 하나가 소리 없이 꺼졌는지. 먼 빛을 털며 낙엽이 시소의 왼편으로 떨어졌는지. 털썩, 그녀가 얼굴을 묻고 울었는지. 단단한 철골과 미장으로 완성되지 못한 구조물? 입주하지 못한 사랑으로 캄캄하던 몸! 그 절망의 소리와 실패의 냄새를, 나는 기억하지 못한다. 꽃 피고 새 울고 한 시절이 지났어도, 내 손에 남아 있는 이 시멘트 가루의 기원을! <신용목·시인>
아침 청풍 출근 시킨다고 세일러마 일찍 일어나 밥 하느라 바쁘다.
소녀가장은 세 아줌마 코고는 소리를 피해 거실에서 2시 넘게 TV 보다 잠이 들었는지 안 일어난다.
청풍과 셋만 아침먹고 청풍 보내고 뒷산 산책하자고 하지 안 간다는 두사람.
원래 희망사항은 무암사와 동봉을 가고 싶었는데 길도 미끄럽고 그 산길을 차가 못 올라갈지도 모르고 두사람은 안 간다고 해 리조트에서 정방사 가는 짧은 코스를 가기로 했다.
스틱은 놓고 아이젠, 간식, 물만 챙겨 나섰다.
콘도 뒤 전망대로 해서 올라가니 등산로 표지기가 아주 잘 되 있다.
초장 등산로는 완만해 두사람도 오면 좋을뻔 했다 생각했다. 헌데 갈 수록 길이 험해진다.
역시나 안오길 잘했다 싶다. 2시간 예정인 산행이 몇시간으로 늘어질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
흐렸던 날씨가 조금씩 개 오면서 운해도 보여준다. 아직 청풍호는 보이지 않는다.
족가리봉에 올라가 사진 찍고 내려서는길. 제법 험하다.
발자국은 개 발자국만 보여 그 발자국을 따라 갔다.
1시간반 정도 걸려 정방사 도착. 오늘 절도 아주 조용하다.
부처님께 죽지 않고 뵙게 되어 감사의 절을 올리고 관음전도 둘러보고 하산하는데 차도로 안가고 산길로 내려오다 낙엽과 눈이 쌓여져 있는길 내려오는데 도락산 하산길보다 더 미끄럽다 웃었다.
간신히 찻길 만나는곳으로 내려오니 가족으로 보이는 한팀이 올라오는데 길이 빙판이라 도저히 차가 들어올 수 없다.
찻길에서 리조트로 들어가는 길로 들어서니 막 명상의집 보고 온다고 두 여인이 내려선다.
콘도가 생각보다 너무 좋다고 감탄하는 두사람.
여기만 봐도 좋다고 해 어제 죽을 고생 해 살아 돌아와 더 멋져 보이는것이라 했다.
함께 둘러보고 어제 못 찍은 출석부 사진도 타이머로 몇장 찍고 돌아와 남은 밥과 반찬으로 점심까지 먹고 출발.
평촌까지 2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자기때문에 이젠 산행도 여행도 못가겠다고 징징대는 세일러마.
모르겠다. 시간이 좀 흐르면 다시 갈지는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정말 함께 가고 싶지 않다.
나도 마음도 자존심도 상처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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