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09년 산행기

평일 오후 널널 도봉산 가기 (4/29)

산무수리 2009. 4. 30. 10:56

산이 좋다/박두진

 

 

희끗희끗 양지에 남은 눈이 녹는

봄이 되면 서둘러서 산으로 가야겠다.

 

산이 좋아.

무엇보다 세상에선

산이 제일 좋아

 

산으로 가는 날은 내가 산을 사는 날

내가 나를 사는 날.

 

산이 좋아.

아내와 같이 일 땐

화목을 지펴

양지쪽에 원시를 생활하고

 

짐승이 밟는 길목가다가 반짝 드는

진한 꽃 빨간 산꽃.

포릉포릉 멋대로 잔가지를 날으는

어린, 또예쁜 딸년처럼 몸짓 가벼운

죄그만 지줄대는 산새들도 좋다

 

 

만나는곳: 2009.4.29 (수) 13:30 도봉산역

코스개관: 도봉산역-녹야원-다락능선-포대y협곡-뜀바위 우회-마당바위-천축사-도방매표소 (13:40~18:20)

날씨: 기온이 올라가 낮에는 조금 더운듯.

멤버:온몸 굼벵이 4명.

 

짱해피 노는날이라 잡은 날. 토욜 양평 청계산에 못 온 진순이도 오기로 했고 감탄공주는 당일 온다고 연락.

몇달 만인지 모르겠다.

일이 생겨 점심도 굶고 겨우 시간에 맞춰 도봉산역에 가니 너무 일찍 온 짱해피는 추워 내복을 입었다던가?

이 날씨에 내복을? 벗으라니까...

 

도봉산역에서 진입로까지 너무 길고 지루하다. 들머리 가다 다 지치게 생겼다. 거리도 멀고 어프로치도 길고...

이래저래 도봉산은 자주 와 지지 않는다. 헌데도 가끔 그립다.

왜? 멋진 바위와 늦게 피는 꽃들 때문에....

 

올라가다 우측 녹야원으로해서 계곡을 끼고 가니 사람도 없고 그늘이고 정말 좋다. 여기서 계곡을 가로지르면 다락능선으로 바로 붙었을텐데 계곡을 끼고 계속 가다보니 우리 실력으로 붙을 수 있는 능선이 아니라 끝까지 계곡을 끼고 걷게 되었다. 

 

이곳 슬랩에서 한팀이 연습 중

 

애고 힘들어라...

 

이쪽 너무 오랫만이서인지 초행길인지 정말이지 낯설다. 오늘도 역쉬나 개척산행인가 보다... ㅠㅠ

계곡가에는 한갖지게 앉아 노는 팀들이 간간히 보인다. 계곡에 물도 제법 있고 넓은 암반이 많아 놀기에도 참 좋겠다.

도봉산 이런 코스도 있냐고 신기해 하는 진순.

 

 

 

 

넓은 공터에 탑도 하나 있고 쉬기도 정말 좋다...

 

감탄공주 거의 사망 직전 안부에 도착. 땀 식히며 간식을 먹는데 오늘은 모다 사과만 들고 왔다. 사과 할 일이 많은가?

기쁨조 두 동상들 덕분에 하하호호 웃어가면서 산행을 한다.

다락능선 주능선에 붙기 전 샛길 막아놓은 곳으로 두 동상들 잔머리 굴리고 올라가다 헤어져 잠시 이산가족.

헌데 이 길이 시간이 오히려 더 걸린것 같다. ㅎㅎ

도봉산 곳곳 샛길 가지말라고 공사를 많이 해 놓아 길 헤맬 염려는 많이 줄었다.

 

 

 

 

다락 능선 중 조망이 제일 좋은 곳에서...

 

드디어 선인, 만장, 자운봉을 조망할 수 있는 조망처에 올라섰다. 버벅대는 우리를 본 한 남자 릿지화는 신고 왔냐고 걱정을 해 준다.

온몸 산악회 출신이고 초행은 아니니 염려 마시라 했다. 우리를 챙겨 주려고 했는데 거절(!)을 당해 상처 받았는지 휙 가버린다.

두 동상들 왈, 거 인상도 괜찮던데 왜 내치셨나고..

그런겨? 몰랐자나...

누군가 찝적대면 만만하게 보는것 같아 기분 나쁘다는 한 동상의 말,

다른 동상의 해석, 그건 상대방이 마음에 안 든 경우이고 호감이 가는 사람이 그러면 '보는 눈이 있는거'라던가? ㅎㅎ

 

다락능선에서 포대 y 협곡으로 올라가는 길이 의외로 빡셌다. 하도 오랫만이어서 인지 주제파악이 된건지...

이런 길 초행인 진순이는 많이 긴장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무사히 올라섰다.

오르막에 숨소리도 내지 않고 올라와 동상들 기죽였는데 이런길에 약하다니 두 동상들 신났다... ㅎㅎ

 

 

 

 

이 길 정말 멋지다...

 

 

진순, 긴장하다....

 

여유만만 감탄공주

 

휴~ 좀 쉬었다 가자...

 

여긴 아직도 진달래가...

 

y협곡으로 내려서는데 산신령 지팡이를 짚은 분께서 조심해 내려가라 신다. 우리처럼 날씬한 사람은 배낭이 낄 염려도 없겠다면서...

저희 단점은 너무 예쁘다는것, 날씬하다는것이라 화답을 해 드렸다. ㅎㅎ (병이 점점 깊어져 간다..)

 

포대를 무사히 건너서서...

 

만장봉의 하강하는 팀들 (망원이 아니라 무쟈게 뿌옇고 요즘 디카카 이상이 있는지 가운데 부분이 더 흐리다..) 

 

바람때문에 날리는 머리가 엘비스 같다고 하니 즉석에서 포즈 취하는 장난꾸러니 감탄공주.. ㅍㅎㅎ

 

고무신 신은 막걸리 장사 하는 분도 퇴근(!) 하는 중.

시간이 꽤 늦어 우이암까지는 무리일것 같고 신선대라도 올라갈까 하니 오늘은 그냥 가자고.

뜀바위 우회 해 마당바위 이정표를 따라 내려오다 하마트면 또 개척산행 할 뻔. ㅠㅠ

 

 

무사히 마당바위에 도착

 

마당바위에 도착하니 바위하고 내려온 사람들도 이곳에 있다.

멀리 우이암도 보이고 조망이 참 좋다.

한참 앉아 있다 천축사 앞쪽으로 하산.

 

천축사..

 

하산길도 제법 길었다.

거의 5시간 걸렸나 보다.

해가 많이 길어져 오후에 만나서도 산행을 할 수 있는게 신기하다고...

 

간단하게라도 하산주를 먹기로 하고 손두부집에서 굴보쌈과 순두부찌개를 시켜 막걸리로 하산주.

술 안 마시는 진순이 조차 막걸리가 맛있단다. ㅎㅎ

기분좋게 산행하고 조촐한 뒷풀이.

굳이 감탄공주가 쏜다고..

지난번 미모에서 밀려 짱해피한테 돈 내는 기회를 놓쳐 마음 다쳤다며 오늘은 꼭 내야 한다던가?

뒤 늦게 동창 만나 산에 불러주는 친구 있어 좋겠다고 진순 남푠이 부러워 했다던가?

나도 산행 연락하면 바로바로 화답 해 주는 친구가 있어 참 좋다.

산행은 불러 줄 때 가야 한다는 진리를 다시금 되새기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