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지셴(紀弦, 1913∼ )
저 배 바다를 산보하고
나 여기 파도 거친 육지를 항해한다.
내 파이프 자욱이 연기를 뿜으면
나직한 뱃고동, 바리톤 목청.
배는 화물과 여객을 싣고,
나의 적재 단위는
‘인생’이란 중량.
뱃고동 바리톤 음색, 학창 시절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던 시그널. 파이프 자욱한 연기, 무적(霧笛) 소리에 ‘인생’이란 중량까지 감미로웠던 시절. 배와 인생 항로의 산뜻한 비유. 그러나 인생은 갈수록 바다를 산보하듯 순항하는 배 같지는 않고. 낮은 음색과 담배 연기 속엔 수심만 쌓여가고. 적재 단위는 점점 올라가 중량감에 짓눌리고. 호연지기(浩然之氣)란 등댄 멀어져 가 가물거리고. <이경철·문학평론가>
만남의 광장에서
7:40 고천사와 도봉산역에서 만나 만남의 장소로 가면서 김밥을 사려는데 문 연 집이 없다. 평일이고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것 같다.
겨우 가게에서 문을 열어 김밥 사서 점심으로 챙기고 아침 대신이라고 고천사가 떡을 준다.
몇몇이 늦어 조금 늦게 출발. 한명은 연수 포기했고 어제 제일 무서워하던 사람은 오늘 설욕전을 한다고 참석.
어프로치가 너무 긴게 단점인 도봉산 바위길
어프로치가 너무 길다. 선두가 어찌나 빨리 빼는지 바위 붙기도 전에 힘 다 빠진다고 아우성이다.
중간 섹스폰바위에서 한번 쉬고 푸른샘에서 물 뜨고 스타트 지점에 도착.
2006년에 와 보고 두번째다.
이곳에서 장비 착용하고 출발.
남자들이 자일을 한동씩 매서인지 다들 선두 그룹에 끼어 올라가 버리고 후미는 모다 여자들.
첫피치 하단
첫피치 하단은 쉬운 곳인데도 처음 하는 사람들은 이것 조차 부담스러워 한다.
상단부는 왼쪽길은 그나마 좀 쉬운데 우측길은 잡을곳이 마땅치 않다.
용기있는 사람은 우측길로 가고 조심스러온 사람들은 좌측길로 해서 올라갔다.
서서히 속살이 보이고...
앞사람이 무서워하니 준 강사급 바위공주가 뒤 봐 주러 올라가고...
강사들은 확보 해 주랴 사진 봉사 하랴 바쁘다, 바빠...
바위에서는 확실히 경험이 중요하다.
처음 해 본 사람은 상상력이 발동 되 무서워 하고 겁내 한다. 그래도 한번 해 본 길이라 고생한 곳은 기억이 나고 비교적 수월하게 올라간 곳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미소가 일품인 바위공주
실력은 물론 신력까지 딸리는 무술
이곳에서 버벅대는 연수생이 많이 많이 지체 되었다
21명을 끌어 올려 주느라 고생하는 강사진. 그래도 늘 웃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그전엔 위 사진을 올라서는데 겁이 나 아래로 기어 나왔는데 이번엔 그래도 윗쪽으로 올라왔으니 발전이라면 발전?
실내암장만 해 본 청춘은 실제 바위에서는 상당히 버벅대고 힘들어 했다...
전에도 젤로 힘들었던 4피치.
이곳에서 점심을 일단 먹고 일부는 우회하고 일부만 직등하기로 했다.
전에 하도 버벅댄 곳이라 이번엔 좀 제대로 올라가고 싶었다.
여기서 반은 우회하고 반은 직등. 여자는 바위공주와 나, 그리고 실내암장 한 새내기와 바위에 관심 많다는 내 또래.
이분이 젤 먼저 올라가고 새내기 여선생은 반은 입으로 산행을 하나보다. 완전히 힘들다 죽겠다 하면서 실시간 생중계 하는듯한 현장감에 본인은 힘들다지만 주변 사람들은 다들 재미있었다.
남자 새내기 선생도 긴 팔다리와 가벼운 몸인데도 중간에 좀 힘들어 하면서 올라갔다. 실전 경험은 처음이라 그런것 같다.
나야 물론 버벅대긴 했지만 팔꿈치, 무릎 까지긴 했지만 처음 할 때 보다는 조금은 덜 버벅댄것 같다. 그 당시에는 완전히 끌려 올라 갔었다.
우회파 들도 우리보다 별로 빠르지 않다. 시간 지체되면 우회한다고 했는데 오샘이 그쪽도 지체 된다고 그냥 이쪽으로 올라오라고 해 핑계 김에 우회하지 않았다.
이곳도 선두는 올라가고 후미는 아직 정리가 안 되 연수생끼리만 모여있다.
연수생끼리 상부상조 해 올라가는 모습
노느니 실력 되는 사람이 확보를 해 주어 우리끼리 올라가기로 해 자습까지 했다.
우회조 후미까지 도착해 신샘과 함께 사진도 찍고
노느니 자습한 바위
이 피치는 어렵지 않은 코스인데도 처음 해 본 사람들은 여기를 더 무서워 했다
후미 챙기느라 바쁜 신샘, 오샘.
6피치 직벽
이곳에서 마냥 기다리는 모습들
결국 김근생 강사님이 올라가 중간에 서서 힘들어 하는 백성을 위해 슬링도 달아주고 겁 내 하는 백성은 끌어 올려주기도 하고...
고천사 화이팅~
대기시간이 너무 길이 자일 한동 더 내렸는데도 강사에 비해 연수생이 너무 많이 시간이 많이 걸렸다.
위에서 끌어올리던 강사들이 힘 빠졌다고 박샘 끌어 올리러 올라오라고 해 급히 올라가고...
강사들의 헌신 없이는 절대로 할 수 없는데도 활짝 웃는 모습들
7피치는 혼자서도 올라갈 수 있는곳.
드디어 올라가니 만장봉 정상. 이곳을 두번째 올라와 보나보다.
다들 뿌듯하고 감개무량하고 아무튼 그 기분은 직접 해 보지 않으면 모른다.
우리가 여길 올라왔다는거지? 그 기쁨이 느껴 지는지...
기껏해야 신선대 정상에서 바라만 보던 만장봉에서 신선대와 자운봉을 바라보는 이 기분.
인수에서 백운봉을 보는 기분과는 또 다른 느낌.
하강 확보를 위해 먼저 내려가는 신샘
만장봉 정상이라고 전화로 자랑하는 고천사
막상 하강은 많이 떨면서 내려가고...
바위공주는 베터랑 답게 우아하게 내려오고...
폼생폼사 류샘
오샘의 하강
한분은 먼저 내려가 위아래 하강 완료 중계방송 해 주느라 바쁘다. 싫증도 나지 않는지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중계방송을 했다.
가끔은 바위 맛을 본 나도 이렇게 흐뭇한데 처음 맛 본 사람은 그야말로 등반의 지평이 달라지는 기분일것 같다.
고천사도 이런 기회가 아니면 평생 맛 볼 수 없는 기분이라고 아주 많이 뿌듯해 했다.
다들 무사히 하강하고 조금 내려와 공터에서 장비 정리하고 어둑해 지는 산을 무사히 내려오니 해가 졌다.
뒷풀이 겸 수료식과 수료증 증정
시간이 거의 8시.
산악회 장비 반납하고 근처 산두부집에서 늦은 저녁으로 조촐한 뒷풀이.
즉석에서 수료증까지 나누어주는 서비스.
다들 두려움과 설레임을 겪고 그 두려움이 뿌듯함으로 바뀌는 체험을 한것같다.
밥도 먹고 막걸리도 마시고 배부르게 많이 먹었다.
집에 가는 차량까지 수배해 줘 노량진까지 비몽사몽 와 개통퇸 9호선을 처음 타 보고 동작에서 환승해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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