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2010일기

폭설 내리던 날 (1/4)

산무수리 2010. 1. 5. 00:18

‘강설(江雪)’-유종원(773~819)

 

산마다 나는 새 자취 끊어지고

길마다 사람 발자국 사라졌는데

외로운 배 위 도롱이에 삿갓 쓴 늙은이

홀로 낚시질하는 추운 강 눈은 내리고……


한 해 마감하며 당나라 절구(絶句)로 꼽히는 이 시 올려놓습니다. 군더더기 다 지우면서도 끝내 저버릴 수 없는 인간 심사의 개결(介潔)한 멋 감상하시라고요. 눈마저 소리 없이 내리는 겨울 적막강산 풍광 눈에 잡히지요. 사람 길은 물론 새들 나는 길도 끊겼는데 아직 마음 길은 끊어지지 않았다고요? 낚싯대에 드리운 수심마저 놓고 눈 들어 먼 산 바라볼 홀연한 지경 언제 드느냐고요? 그건 별세계 신선이고 회한과 꿈이 있어 아쉽고 그립고 더욱 절절한 게 인간 세상 아니던가요. <이경철·문학평론가>

 

 

 

 

 

 

 

 

 

 

 

 

 

 

 

 

 

 

시한부 백수로 지내야 할 1월 한달 내내 연수다.

연수 첫날 밤새 내린 눈이 많이 쌓여 있고 눈은 아직도 내리고 있다.

전철역까지 마을버스를 포기하고 걸어가는데 눈이 어찌나 쌓여 있는지 스패츠가 필요할 지경.

그나마 누군가 밟은 발자국를 따라 걸어 전철역에 가니 역시나 예상한 대로 인산인해.

 

아주아주 오랫만에 온 전철 한대 놓치고 다음 전철도 역시나 만원.

겨우 밀려 찡겨 타고 오다 사당에서 경로석 자리가 나 체면불구 하고 앉았다.

쫀누나 역시 다른 연수를 신청해 1호선 타려고 안양역으로 갔는데 금천구청에서 선로고장으로 전철이 못 다닌다고 해 도로 집에 오는데 버스도 안오고 걷자니 너무 멀고 배는 고프고 허리도 아파 일단 집에 와 밥도 먹고 쉬었다 가야 겠다고 그래도 전철 탄 백성은 행복하다고... ㅎㅎ

 

시작시간보다 30분이나 늦어 필동 ㄷ대 교정에 들어서니 학교 건물이 다 언덕위에 위치.

연수장소에 가니 와 준 것만도 감지덕지 한 모습.

그래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와 있는데 문제는 주최측도 아직 도착을 못했고 첫시간 강사도 수원에서 못 왔다고 하고 더 웃기는건 교재를 싫은 차가 언덕을 못 올라와 오늘 교재도 못 나누어 준다고...

1시간 이나 늦게 주최측이 오고 입소식은 할 생각도 못하고 대타 강사가 (함께 교육 받는 장학사) 가 오전강의 하고 식당에 가니 여기도 인산인해.

오늘 시무식이라 2,3 층 식당이 안하는데다 우리 교육생만 160명이다.

겨우겨우 부대찌개 밥 먹고 빠리바게뜨에서 옥조가 사주는 라테 한잔 먹고 잠시 사진 찍고 오후강의 듣기.

 

밥 먹고 온 새 자리를 뺐겨 할 수 없이 앞자리에 앉아 있으니 졸리가 온다.

함께 강의 듣다 졸다 반복하고 5시10분 오늘 강의가 끝나고 전철역으로 내려가는길이 어찌나 미끄러운지 다들 설설 긴다.

등산화 신고 오길 정말 잘했다 싶어 인간 지팡이가 되어 함께 전철역으로...

 

3호선은 만원이더니 4호선은 널널한편이라 자리가 나 잘 자고 범계역에 오니 눈은 아직 길에 많아도 버스는 다닌다.

사람이 너무 많은것 빼고는...

모처럼 수영을 가니 레인도 못 찾고 헤매냐고 놀린다.

오랫만이어서인지 다리 쥐가 날것 같다.

수영장 앞 야채가게는 아예 문도 열지 않았다.

마을버스는 오르막 전에 서면 못 올라간다고 정류장 아래에서 세우주는 모습.

버스도 느릿느릿 사람도 슬로비디오...

나름대로 낭만이 있다.

내일 연수장 출근은?

내일 생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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