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2010일기

위문공연 (1/12)

산무수리 2010. 1. 14. 00:37

‘바늘’ - 한광구(1944~ )

나도 바늘이 되어야겠네.

몸은 모두 내어 주고

한 줄기 힘줄만을 말리어

가늘고 단단하게

꼬고 또 꼬고

벼루고 또 벼루어

 

휘어지지 않는 신념으로

꼿꼿이 일어서

정수리에

청정하게

구멍을 뚫어

하늘과 통하는

길을 여는

나도 바늘이 되어야겠네.


너무 많은 구멍을 파려 하지 않았는지. 파고 뚫다 막히면 ‘이게 아닌데’ 하며 그만둔 빈 구멍들만 휑하게 초라하지 않은지. 그래 예부터 한 구멍만 파라 했거늘. 다 알면서도 어쩔 수 없는 욕심인가 미련인가, 이 구멍 저 구멍 파는 일은. 아, 이 초라한 계절, 이제 다 비우고 나 먼저 감읍(感泣)하며 하늘도 감동시킬 한 구멍 파는 일로 다시 일어서야 할 것을. <이경철·문학평론가>

 

 

 

 

 

 

 

 

 

 

 

 

 

 

 

 

 

 

 

 

 

 

 

 

 

 

 

 

 

 

 

 

 

 

 

 

 

 

 

 

 

 

 

 

 

 

 

 

 


순한공주와 함께 연수를 받는중.

하늘보고 위문공연 오라 옆구리를 찔렀다.

연수가 조금 일찍 끝나는날 얼굴도 보고 남산 구경도 가자 했다.

졸리가 모처럼 시간이 되는지 함께 가기로 했고 동창 미학이도 남산 간다고하니 부츠 신고 왔는데도 선뜻 따라 나선다.

순한공주 친구인 우아한 유미씨 구두 신고 왔다고 망설이는데 괜찮다고 반 강제로 끌고 6명이 출발.

 

캠퍼스에서 남산으로 바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수다 떨다 길 하나 놓치고 성벽을 따라 계단길이 나온다.

눈 쌓여있어 겁난다고 찻길로 가자고 하는데 서울성곽 걷는 맛이 있을것 같다고 이쪽으로 밀어부쳤다.

등산화 셋에 구두가 셋.

염려한 하늘은 부츠에 롱스커트 입고 맨 앞에서 아주 잘 가고 등산화 신은 젤로 어린 졸리가 하도 겁내하니 순한공주가 손잡고 올라오고 있다.

최연소자 맞는겨?

몸은 60대라고?

 

아무튼 하하호호 웃겨가며 미스코리아 화보사진 찍으면서 무사히 포장도로 도착.

그래도 남산 정상은 찍어야지?

타워 옆 카페에서 차와 샌드위치를 먹는데 서로 돈 낸다고 싸운다.

결국 미학이가 샌드위치 사고 하늘이 커피를 쐈다.

서로 돈 낸다고 싸운다고 너무 맘에 든다는 졸리. ㅎㅎ

미학이와 졸리는 버스 태워 보내고 넷은 걸어서 하이야트 호텔로...

호텔 화장실 들렸다 이태원 케밥집에서 케밥을 먹고 드레스 구경도 하고....

드레스 입고 싶지만 입고 갈 곳이 없다고 하니 우리끼리 대종상 시상식 하면 되지 않냐고 웃긴다.

하늘네 새집 이사가면 옥상 파티 한다고 그때 입고 오라고....

 

모든게 신기하고 어디부터가 농담이고 어디까지가 진담인지 잘 구별이 안가는 우아한 유미씨.

마라톤도 해 보고 싶고 산행도 따라 온다고....

월 1회 시간 내 산에 가자 했다.

부담 갖지말고 시간 되면 무조건 나오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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