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0산행기

금남 정맥을 마치며 (신암고개-구드래나루, 8/15)

산무수리 2010. 8. 18. 09:25

한 개의 별을 노래하자 - 이육사 (1904 ~ 1944)

한 개의 별을 노래하자 꼭 한 개의 별을

십이성좌 그 숱한 별을 어찌나 노래하겠니 

꼭 한 개의 별! 아침 날 때 보고 저녁 들 때도 보는 별

우리들과 아-주 친하고 그중 빛나는 별을 노래하자

아름다운 미래를 꾸며 볼 동방의 별을 가지자 

한 개의 별을 가지는 건 한 개의 지구를 갖는 것

아롱진 설움 밖에 잃을 것도 없는 낡은 이 땅에서

한 개의 새로운 지구를 차지할 오는 날의 기쁜 노래를

목 안에 핏대를 올려가며 마음껏 불러보자 (하략)


요즘 별을 보았는지? 별을 찾아서 몽골의 사막을 찾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별, 별, 그러나 별은 꼭 보여야만 하는 것일까. 보이지 않기에 보아야만 하지 않을까. 보이지 않기에 보는 사람만이 괜찮은 것이 아닐까?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것이 시이다. 들리지 않는 것을 듣는 것이 시이다. 아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듣는 사람, 들리지 않는 것을 보는 사람, 그가 시인이다. 그러니 시인은 플라톤의 말처럼 사기꾼? 사기꾼 시인이었던 이육사, 그러나 그는 식민지의 하늘에 별을 심었었다. <강은교·시인>

 

산행일 : 2010. 8. 15(일) 9:50~3:40

코스개관 : 신암고개-조석산-청마산성-오산리고개-석목고개-금성산-부여여고-백화정-구드래나루(11.8km)

날씨: 출발 시 비가 내렸으니 다행히 그침. 비교적 흐린 날씨라 산행 하기 나쁘지 않았음.

멤버: 당나귀 16명

 

오늘 금남 졸업하는 날.

지난번 나도 대간때문에 빠졌는데 11명 밖에 오지 않았고 길은 칡덩쿨은 우거지고 날은 습하고 벌침까지 맞는 그지같은 길이었다는 안샘의 말.

모처럼 부회장님 부부가 참석하셨고 경란씨도 거의 2달 만인가 보다. 살이 더 빠져 기운이 딸릴 지경이라는데 얼굴은 v라인이고 몸매는 s라인이다.

산행 인원이 15명 전후일 때는 20명 넘는걸 소망하더니 11명 두번 하고 나더니 16명 되도 흐뭇하다는 총무. 소망이 소박해 졌다 웃었다.

출발 당시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는데 정안 휴게소에 쉬는데 억수같이 내리는 비. 참 심란하다.

산행 하다 내리는 비는 어쩔 수 없지만 시작도 하기 전 내리는 비는 기운을 뺀다. 그래도 오늘은 졸업산행이라 미룰 수 없다.

 

 

 

 

 

신암리 마을회관인지 민박집인지에서 내려 비옷 챙겨입고 버스정류장에서 단체사진 찍고 출발.

물소리 요란한 수로를 따라 걷다 민가를 지나 겨우 붙은 신암고개.

한데 더워서 비옷을 입을 수가 없다. 비도 염려와는 달리 소강상태.조석산이라는 곳에 쉬면서  다들 비옷을 걷어 치웠다.

오늘 산행길은 높이도 낮고 코스도 비교적 짧은 코스. 둘레길 수준이라고....

갈림길에서 쉬고 있는데 배낭 두개가 던져져 있다. 뭐지?

경란씨가 쉬면서 안경을 조끼에 걸고 왔는데 안경을 잃어버렸다고 찾으러 간다고 해 동안총무가 함께 되돌아 가고 있다고...

혹시나 해 차 안에 안경을 두고왔나 싶어 사진을 확인하니 출발시에는 안경을 쓰고 있었다.

 

 

 

되돌아 왔는데 못 찾았다고....

문제는 이 대장이 꼭 찾아야 한다고 동안총무와 둘이 다시 되돌아 가 영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것.

알고 보니 산행 출발지점까지 되돌아갔다 왔다고... 문제는 그래도 찾지 못했다는 사실.

주인은 안경 진작 포기했는데 안경 쓴 사람인지라 애로사항을 너무 잘 알아 포기를 못하는게 문제.

 

 

 

 

 

 

 

 

 

 

 

 

 

청마산성도 지났고 오산고개도 지났는데도 두사람이 영 오질 않는다. 자연 선두 발걸음도 늦어지고 기다리다 가고 기다리다 가고를 반복.

12시 지나 일단 점심 먹으며 기다리기로 했다.

밥을 다 먹었는데도 올 생각을 하지 않아 혹시나 해 경란씨 배낭을 뒤집어 털어 봤지만 오질 않는다. 문제는 후미 두사람이 다 휴대폰을 배낭안에 놓고 가 통화도 되지 않는다고 성사장이 전화통화가 안된다고 연락이 오는 해프닝.

 

 

 

 

 

 

 

 

 

 

 

 

 

 

 

 

석목고개도 지났고 금성산이라는 정자도 지났는데도 나타나지 않는 후미.

결국 탱자나무에서 탱자도 따고 활터 뒷편 공터에서 마냥쉬고 있으니 그제서야 두사람이 나타난다.

그러더니 오늘 산행 후 산행기점에 가 고기 구어 먹기로 했다고 다시 올라가 찾아온단다. 정말이지 그 고집 못 말린다.

 

 

 

 

 

 

 

 

 

 

 

 

 

 

 

 

 

 

 

 

 

 

활터 지나 길 건너 부여여고 캠퍼스 가로질러 음악실 뒷쪽 담벼락 트인곳으로 들어가니 부소산성.

정자에 들러 사진 찍고 백화정 들렸다 낙화암에서 사진 찍고 고란사에서 젊어지는 약수도 마시고 구드래나루는 걸어가지 않고 배 타고 간다고...

아침부터 고어바지 입던 성사장과 부회장님 부부는 진작 배타고 구드래나루에서 점심도 굶고 기다리고 있다고....

 

 

 

 

 

 

 

 

 

 

 

배는 황포돛배라고 해 정말 노를 젓나 했다니 모양만 돛배고 모터로 간다. 에이....

그래도 배타고 낙화암도 올려다보니 물은 비록 황토빛이지만 기분은 나쁘지 않다.

구드래나루에서 다 같이 만나 졸업사진 한판 찍고 산행 기점으로 다시 출발.

중간 회장님과 이대장은 안경 찾는다고 내리고....

 

 

 

신암리 농촌체험 하는 곳이라는데 민박도 친단다. 이곳 마당에서 고기 구워 다 먹어 치웠는데도 나타나지 않는 안경찾는 사람들.

다 먹고 치우고 나니 그때서야 허탈하게 나타난다.

 

 

안경 찾던 사람들 고기 구워먹고 수박까지 먹고 출발하니 시간이 꽤 늦었다.

고집을 부리는게 나쁘지 않지만 그것도 정도 나름인것 같다. 두번째 되돌아 갈때 까지는 그럴 수도 있다 싶지만 세번째 되돌아 가는건 정말이지 아닌것 같다.

결국 안경은 찾지도 못했고 시간만 많이 빼앗겼고 졸업산행인지 안경 찾기 산행인지 모르는 어수선한 산행이 되버렸다.

금호남 1번 결석, 금남 1번 결석 했지만 정근상은 되나보다.

다음엔 충북알프스를 3구간에 나누어서 한다고....

 

멤버가 적어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는데도 밀어부치는 뚝심의 회장님.

온갖 궂은일 다 맡아하는 동안총무님. 그리고 살림 알뜰하게 살아주는 경림씨.

오늘도 안샘, 이작가님, 부회장님, 강사장님이 물심양면으로 찬조를 해 주셨다고....

더도 덜도 말고 20명만 넘었으면 좋겠다.

 

-이 작가님의 사진, 동영상 추가